주간동아 443

2004.07.15

‘중국 마왕’의 마법에 걸렸나

안조영 8단(백) : 치우쥔 6단(흑)

  • 정용진/ Tygem 바둑웹진 이사

    입력2004-07-08 16: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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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마왕’의 마법에 걸렸나
    안조영 8단은 1993년 14살에 입단했다. 일찍이 기재(棋才)가 뛰어나 ‘반상의 대조영’이 될 재목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이창호라는 장벽이 가로놓여 있어서인지 99년 최고위전, 2002년 패왕전·명인전에서 준우승에 그치고 말았다. 그래도 국내 대회에서는 평균값은 한 편이나 국제무대에서는 이세돌이나 최철한, 박영훈 같은 후배기사들에게 치여 이렇다 할 활약상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어느덧 25살이 된 안조영 8단은 올해 비씨카드배 신인왕전 우승자 자격으로 한중 통합신인왕전에 나섰다. 비씨카드배 신인왕전은 단위와 연령에 상관없이 입단 10년차 미만의 기사들만 참가할 수 있는 신예기전인데, 안8단은 그동안 신인왕과 인연이 닿지 않다 마지막 출전에서 비로소 우승을 거머쥐었다. 상대는 중국 신인왕 치우쥔(邱峻·22) 6단. ‘마왕’이라고 불리는 그는 지난해 중국 명인전에서 우승한 바 있는 대륙의 차세대 전폭기다.

    ‘중국 마왕’의 마법에 걸렸나
    1국에서 한국의 ‘올드 신인왕’을 완파하고 맞은 2국. 초반부터 난타전이 펼쳐졌다. 흑 를 몽땅 잡자고 백1로 그물을 던진 장면. 일견 흑이 걸려든 듯 보인다. 흑1은 보통의 착상이나 이하 백8까지면 호된 공격을 피할 수 없다.

    치우쥔 6단이 선보인 수는 흑2의 ‘빈 삼각’이었다. 빈 삼각은 능률이 떨어지는 우형이어서 두어서는 안 되는 수인데, 이렇듯 프로들의 실전에서는 종종 기막힌 타개의 묘수로 둔갑하기도 한다. 이에 백이 의 1로 젖히는 것은 흑4까지면 가로 치고 나오는 수도 있어, 이건 봇물이 터진 격이다. 결국 백은 7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고, 흑8로 틀을 잡자 백11로 재차 공격을 퍼부었으나 흑12가 또한 기막힌 사이드 스텝. A라는 단점이 있어, 백은 함부로 B로 째고 들어갈 수 없는 것이다. 189수 흑 불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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