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78

2003.04.03

척추 세우고 무릎 통증 제거 ‘건강 역전’

‘골 보강술’로 간편하고 안전한 척추성형 … 무릎관절경수술 최첨단 장비 갖춰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03-03-27 10: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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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척추 세우고 무릎 통증 제거 ‘건강 역전’

    제일정형외과병원의 ‘골 보강술’은 2세대 척추성형술로 안전도가 매우 높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제일정형외과 병원. 3월 중순 개원한 이 병원은 별다른 홍보도 하지 않았는데 연일 환자들로 북적거린다. 더욱 이상한 것은 건물 바로 옆에 신정형외과란 병원이 있는데 환자들은 이 두 개 병원을 오가며 진료를 받는다.

    이 병원을 처음 찾은 사람들에겐 색다르게 보이지만 아는 사람들에겐 전혀 이상할 게 없다. 제일정형외과병원과 신정형외과는 같은 병원인 까닭. 척추질환 전문병원으로 유명했던 신정형외과가 기존의 척추센터 외에 무릎관절센터를 신설해 제일정형외과병원으로 새로 태어났다. 옛 신정형외과 건물은 입원실과 수술실로 이용되고, 외래진료와 모든 검사는 옆 건물인 제일정형외과병원에서 이루어지는데 아직 신정형외과의 간판이 옛 건물에 그대로 걸려 있어 사람들이 서로 다른 병원으로 착각하는 것이다.

    제일정형외과병원을 공동 개원한 신규철 원장과 정현기 원장은 한양대 의대 사제지간. 신정형외과를 개업해 척추질환 분야에서 명성을 쌓아가던 제자 신규철 원장과 1985년부터 한양대 의대 교수 및 한양대학병원 정형외과 과장을 지낸 스승 정현기 원장이 의기투합한 결과물이 바로 제일정형외과병원이다. 두 원장의 꿈은 이 병원을 세계적인 척추와 무릎질환 전문병원으로 꾸리는 것이다.

    제일정형외과병원 척추센터를 이끄는 신원장은 87년 한양대 의대를 졸업하고 건국대 의대 교수로 재직하다 미국 존 홉킨스 병원의 척추 정형외과에서 연수한 경험을 토대로 99년 신정형외과를 개원했다. 국내에 척추성형술을 최초로 소개하기도 한 신원장은 노인성 골다공증과 척추질환의 대가. 한 달에 척추성형술을 40∼50회 시술하는 등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시술 경험을 자랑하고 있다.

    한 달 40~50회 시술 경험 자랑



    척추 세우고 무릎 통증 제거 ‘건강 역전’

    제일정형외과병원의 넓은 환자 대기실.

    척추성형술은 골다공증으로 인한 척추압박골절을 위한 치료요법. 나이가 들어 골다공증이 심해지면 쉽게 뼈에 금이 가고 골절이 발생한다. 특히 척추 뼈에 골절이 생긴 경우 빨리 회복시켜 주지 않으면 주저앉은 뼈 부위에 계속해서 미세한 골절이 일어나게 되고 그 안으로 신경이 자라 들어가 극심한 통증을 일으키게 된다.

    또한 골다공증성 척추압박골절로 인해 한번 척추가 구부러지기 시작하면 중력에 의해 구부러지는 속도가 점차 빨라진다. 척추 뼈가 주저앉았다면 1년 이내에 주변 척추 뼈들이 주저앉을 확률이 평소보다 20% 이상 높아진다. 게다가 척추가 구부러지면 가슴이나 배의 용적이 좁아져서 심폐기능이나 소화기계 기능이 떨어져 결과적으로 수명을 단축시킨다. 이로 인한 사망률은 정상인보다 25~ 35% 가량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척추성형술은 이렇듯 골다공증으로 인해 약해져 주저앉은 척추에 주사기를 이용해 인공 뼈 대치물(골시멘트)을 주입하는 방법으로 시술 환자 90% 이상이 뛰어난 효과를 보고 있다. 하지만 골시멘트가 액체 상태여서 혈관이나 척추의 신경으로 유출될 가능성이 상존하는 것도 사실이다. 의사의 ‘숙련도’에 따라 뼈 이외의 조직으로 유출될 가능성이 무려 2∼20%에 이르며, 드물지만 신경증상과 같은 합병증도 나타날 수 있다.

    1000여명의 환자에게 척추성형술을 시술해 이 분야에선 세계 최다 시술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신원장은 최근에는 특수제작된 기구를 사용한 2세대 척추성형술인 ‘골 보강술’을 도입했다. 2세대 골 보강술은 X-레이를 통해 골시멘트가 주입되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면서 시술하기 때문에 골시멘트의 유출을 막을 수 있어 기존의 척추성형술에 비해 안전도가 매우 높다. 또 기존의 척추성형술이 2회에 걸쳐 시술해야 했던 데 비해 2세대 골 보강술은 시술 횟수를 1회로 줄여 환자의 부담이 크게 줄었으며 전신마취가 필요 없기 때문에 회복 또한 빠르다. 신원장은 2002년 11월 바하마에서 열린 척추외과학회(Johns Hopkins Kostuik Fellow Reunion)에서 이미 이러한 골 보강술의 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 288명의 환자에게 골 보강술을 시술한 결과 기존의 척추성형술에 비해 훨씬 안전하고 효과적이었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한 것.

    척추 세우고 무릎 통증 제거 ‘건강 역전’

    신규철 원장(왼쪽)과 정현기 원장.

    신원장과 마찬가지로 무릎관절센터의 정현기 원장도 한양대병원 재직시 그에게 진료를 받으려면 외래진료를 받기 위해 3개월, 진료 후 수술을 할 때까지 다시 6개월을 기다려야 했을 정도로 무릎관절질환 치료에 관해서는 명성이 자자했다. 정원장 스스로가 “오랜 기다림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전문병원을 통해 좀더 빨리 좀더 좋은 환경에서 진료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개원을 결심했다”고 밝힐 정도. 제일정형외과병원 무릎관절센터에는 일반 병원에선 보기 드물게 정원장 외에도 2명의 무릎관절 전문의가 더 있다. 여기에다 대부분의 병원에서 인공관절치환술과 관절경 치료를 따로 하는 반면 이곳에서는 무릎관절에 관한 모든 질환을 한꺼번에 치료하고 있다.

    무릎관절은 스포츠나 레저활동, 사고 등에 의해 손상될 수 있으며 나이가 들면서 연골의 재생능력이 떨어지고 반복적인 손상으로 퇴행성 관절염이 발생할 수 있는 부위. 무릎관절의 대표적 손상 부위는 반월상 연골, 전방 또는 후방 십자인대 등이며 가장 많이 발생하는 반월상 연골의 파열은 점프, 급정거, 갑작스런 방향전환이나 미끄러짐 등에 의해서 발생한다. 이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관절통, 잠김(locking)현상, 무력감 등이 생길 수 있으며 심한 경우 반월상 연골편이 관절 사이에 끼어 관절을 움직일 수 없게 되는 경우도 있다. 무릎관절센터에서 이러한 무릎관절 손상의 치료에 가장 많이 이용되는 시술은 관절경을 이용한 수술. 관절경수술은 피부를 1cm 정도 절개해 관절경을 무릎관절에 삽입, 관절의 거의 모든 부위를 직접 눈으로 보며 수술하는 것으로 관절을 크게 절개하지 않아, 관절 주위의 미세한 감각신경이나 주변 근육 및 연부 조직의 손상이 적고 피부에 정상적으로 혈액이 공급되어 수술 후 통증이 아주 적다.

    원스톱 진료 전문·편리성 만족

    또한 관절의 기능 회복이 빠르고, 추후에 동일 관절의 수술이 필요할 때 재수술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숙련된 전문의가 시술하지 않고 조건에 맞는 특수장비가 없으면 ‘아니 한 것만 못한 수술’이 관절경수술이기도 하다. 제일정형외과 무릎관절센터는 관절경수술을 위한 이 두 가지 조건을 모두 갖춘 전문병원. 센터를 이끄는 정원장이 2000회 이상의 관절경수술 경험을 가진 대가인 데다 장비면에서도 대학병원을 능가한다. 대부분의 대학병원에서 1대밖에 보유하지 못한 관절경 세트가 이 센터에는 3대나 된다. 그것도 모두 최신 장비다. 따라서 장비 소독 때문에 수술을 미루는 일은 없다.

    정원장은 인공관절치환술로도 명성이 높다. 퇴행성 관절염으로 연골이 닳아 일부가 남아 있거나 아예 없어진 사람은 인공관절을 기존 관절에 대체해 끼우는 인공관절치환술을 통해 통증 완화, 관절운동 범위 개선, 관절 안정성 도모, 전반적 관절기능 향상 등을 꾀할 수 있다. 정원장은 “다른 수술적 치료에 비해 동통이 적고, 수술 후 재활기간이 짧으며 수술 환자의 90% 이상이 과격한 운동을 제외한 일상적인 활동을 정상적으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정원장이 시술한 무릎관절의 인공관절치환술 사례는 1800여건. 정원장은 “수술 환자의 95% 이상이 매우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98%의 환자가 10년간 무리없이 사용할 수 있는 안전한 시술”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신체의 대들보인 무릎에 문제가 생기면 지붕인 척추가 정상일 수 없다”고 우려하는 신원장과 정원장은 “척추와 무릎질환을 함께 가지고 있는 환자들을 한꺼번에 진료함으로써 환자들에게 전문성과 편리성을 만족시켜주는 병원을 만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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