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71

2003.02.06

이창호 있음에 오 필승 코리아!

이창호 9단(흑) : 후 야오위 7단(백)

  • 정용진/ 바둑평론가

    입력2003-01-29 12: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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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호 있음에 오 필승 코리아!
    역시 이창호는 한국바둑을 수호하는 ‘철벽 마무리’ ‘철의 수문장’이었다. 상하이에서 열린 제4회 농심신라면배 국가대항 단체전 최종 3라운드에서 한국은 주장 이창호 9단의 분전에 힘입어 대회 4연패를 달성했다. 대회 전신인 진로배까지 합산하면 무려 10년째 단체전 불패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바로 1주일 전 베이징에서 끝난 삼성화재배에서 중국은 그 어느 때보다 우승 확률을 높게 보았던 기대주 왕 레이(王磊) 8단이 한국의 조훈현 9단에게 또 주저앉은 터라 이번 농심신라면배에 거는 여망은 실로 대단했다. 더욱이 혜성과 같이 세계무대에 등장, 막강 이창호 9단을 두 번이나 연파해 ‘신 이창호 킬러’로 떠오른 21세의 후 야오위(胡耀宇) 7단이 한국 부주장 조훈현 9단, 일본 주장 요다(依田紀基) 9단마저 연파하며 파죽의 5연승을 거둬 대륙을 들뜨게 했다. 마지막 생존자는 한국의 이창호 9단뿐. 중국은 후 야오위 말고도 주장 뤄 시허(羅洗河) 9단이 살아남은 2대 1 상황. 중국은 이창호에게 강한 후 야오위 7단이 끝내주기를 간절히 바랐다.

    이창호 있음에 오 필승 코리아!
    그렇게 되는 듯했다. 의 우상귀를 자세히 보자. 백이 ‘가’에 이으면 이곳은 ‘나’를 서로 따내는 패가 된다. 흑 ▲ 대마가 걸려 있는 꽃놀이패. 중앙 흑 ◎ 도 아직 한 집밖에 나 있지 않은 상황이라 백으로선 팻감도 널려 있다. 마침내 태산준령 이창호를 넘고 그토록 염원하던 우승을 거머쥐려는 순간인데 귀신에 홀린 듯 백은 여기서부터 ‘삑사리를 내기’ 시작했다. 백1부터 11까지 잔뜩 보태준 다음 백‘가’로 잇고 패를 들어간 것.

    는 유창혁 9단이 내놓은 안. 백3으로 끊어 9까지 좌변 흑진을 유린했다면 백이 낙승했을 거라고 한다. 이 판이 사실상 결승전이었다. 다음 상대인 뤄 시허 9단은 이창호의 상대가 아니었다. 흑 6집 반 승.



    흑백19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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