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성 피부염에 걸린 어린이 환자의 어머니가 목욕시킨 뒤 보습제를 발라주고 있다. 아토피성 피부염 환자는 목욕만 제대로 해도 증세가 상당히 개선된다.
어리광과 아이 버릇에 대한 이런 옛말이 있다. ‘어리광이 키우는 병’, 언뜻 들으면 이해가 가지 않는다. 어리광이 바이러스나 세균도 아니고 도대체 어떤 병을 키운단 말인가.
이에 대해선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피부과 전문의들이 말하는 ‘병’은 알레르기성 피부염으로 인한 심각한 사회부적응 증상이다. 주위환경의 조그만 변화에도 몸을 심하게 긁으며 울고 보채는 아이를 보고, ‘어리광이려니’ 하고 방치했다가는 만성습진성 질환을 얻는 것은 물론 끝내 아이의 성격장애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 특히 의사표현을 할 수 없는 영아인 경우에는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몸을 긁는 행동은 “가려우니 뭔가 대책을 세워달라”는 의사표현인데 이를 무시하면 아이의 성격이 예민해지고 심한 경우에는 정신질환을 유발할 수도 있다.
피부과 전문의 홍남수 박사(듀오클리닉 원장)는 “아토피는 치료는 어렵지만 관리는 가능환 질병”이라며 “아이든 어른이든 아토피성 피부염의 경우 가려움을 미리 차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가려움증을 어떻게 예방할까. 일단 목욕법이 중요하다. 피부가 건조하거나 증상이 심할 때는 하루에 한 번만 하고, 물의 온도는 미지근한 정도가 좋다. 또 절대 때를 밀지 말고 목욕이 끝난 뒤 3분 이내에 오일이나 보습제를 발라준다. 다음으로는 주변환경. 적정한 온도와 습도의 유지는 기본이고 새 옷은 화학성분이 제거될 수 있도록 꼭 빨아서 입는다. 집먼지와 진드기 애완동물 등 알레르기 유발인자는 무조건 없애는 것이 좋다. 가벼운 자외선이라도 자극이 되므로 뙤약볕 아래 장시간 피부를 노출시키는 일은 삼간다.
홍박사는 “그래도 염증이 생긴 경우는 아무 연고나 바르지 말고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싸워서 이길 수 없다면 차라리 내 편을 만들라’는 말이 있다. 아토피성 피부염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