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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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과 ‘BBK 의혹’ 추적 정리 상식으로 이해 힘든 방정식

  • 황상민 연세대 교수·심리학

    입력2007-11-21 17: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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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간동아’ 611호는 ‘안개 대선 2大 복병’이라는 제목과 함께 ‘벌린 입’과 ‘굳게 다문 입’의 두 얼굴이 표지를 장식했다. 이 두 상반된 이미지는 ‘짜증과 기막힘’, ‘오기 섞인 결연함’의 대비였다. 무엇에 대한 짜증이고 무엇에 대한 결연함일까? ‘BBK 의혹’의 이명박과 초대받지 않은 대선후보 이회창, 금주의 핵심 인물이었다.

    지난 5년간 이명박 후보의 다스와 BBK 의혹을 추적, 최대한 쉽게 풀이했다는 기사는 여전히 어려웠다. 기사가 어려웠던 것은 복잡했기 때문이 아니다. 기사의 핵심은 분명했지만, 정말 불분명한 것은 “내 회사가 아니다, 나도 피해자다, 나는 모른다”는 이 후보의 반응이었다. 내용은 “네 회사다, 네가 일을 저질렀다”인 것 같은데, 결론은 ‘??…’다. 확실한 것은, 이명박 후보가 ‘LKe뱅크로 인한 손실에 대해 법원 판결로 변상했다’는 점이다. 그는 분명 ‘피해자’인 것 같다. 자기 회사도 아니고, 또 자신도 모르는 일에 책임을 지고 변상까지 했다니…. 그런 책임의식을 높이 사는 국민이 있다면 그는 대통령이 될 것이다. 이런 상상이라도 하지 않으면 머리가 돌 것 같은 기사였다.

    단기필마로 대선에 나선 이회창 씨 관련 기사는 마치 그의 독백처럼 들렸다. “누구나 잘못을 저지를 수 있지만, 정직하게 잘못을 인정하는 정신과 용기만 있다면 국민은 신뢰를 보낼 것입니다.” 이렇게 묻고 싶었다. “당신은 어떤 잘못을 저질렀나요?”

    철창에 갇힌 파키스탄 민주주의 사진이나 삼성의 부도덕을 알리는 김용철 변호사의 기사는 이 세상에 독재와 부패의 흔적들이 넘쳐나고 있음을 알린다. 역설의 미학이라도 찾기 위해 ‘떡값 검사’ 명단에 대한 수수께끼를 만들었다. ‘고양이 목의 방울’일까, ‘고양이에게 맡긴 생선가게’일까? 이런 것은 아닌 듯하다. ‘생선 먹은 고양이’를 고양이들이 어떻게 할지에 대한 문제인 것 같다.

    ‘잃어버린 10년인가?’ 국민의 54.9%가 잃어버린 것에 동의하고, 40.2%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한다. 정작 잃어버린 것은 4.9%의 응답자다. 전문가의 다양한 견해는 그 자체로 흥미로웠지만, 표적 없는 화살처럼 읽혔다.



    이명박과 ‘BBK 의혹’ 추적 정리 상식으로 이해 힘든 방정식
    물 좋은 큰 생선들 사이에서 자이툰 파병이나 ‘반 유엔총장’의 한국인, CIA를 중심으로 한 미국 정보공동체 고용관행 변경, 통신요금 인하 요구에 관한 기사들은 잔챙이들이었다. 파병 연장을 경제 이익으로 계산하거나 정당화하는 일은 너무 천박한 세계 인식 아닐까? 석유를 위해 이라크를 침공한 미국과 파병으로 인한 득실을 따지는 대한민국은 별 차이가 없는 듯하다. ‘반 총장의 유엔’ 관련 기사는 친척이나 친구가 출세하면 나에게도 떡고물이 떨어지지 않을까 기대하는 심리를 보여주는 듯했다.

    특별한 떡고물이 없다면 억울해해야 하나? 할 수 없이 요금조회 사이트에서 최적 요금이라도 확인하면서 조용히 살아야 할 것 같다.

    황상민 연세대 교수·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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