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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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 수구파의 역모에 맞서다

  • 손주연 자유기고가

    입력2007-11-21 16: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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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약용, 수구파의 역모에 맞서다
    2004년 OCN이 ‘동상이몽’(감독 봉만대)을 내놓을 때만 해도 우리에게 ‘TV영화’는 낯선 장르였다. 당시 사람들은 TV영화가 극장용 영화보다 규모는 물론 작품성도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동상이몽’은 평균시청률 2.9%라는 이례적인 기록을 세웠다. ‘동상이몽’의 성공은 콘텐츠만 좋으면 자체 제작물로도 시청자의 흥미를 끌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로부터 3년, 미국산 드라마 시리즈와 리얼리티 쇼를 주요 콘텐츠로 삼던 케이블 채널에 변화가 생겼다. TV영화가 ‘저급 영화’라는 선입견에서 벗어나 항상 콘텐츠에 목말라하던 케이블 채널의 새로운 돌파구로 주목받게 된 것이다. OCN은 지금까지 ‘가족 연애사’, 미스터리 스릴러 ‘코마’, 16부작 ‘썸데이’와 ‘키드갱’, 4부작 ‘이브의 유혹’ 등 7편의 TV영화를 내놨다. 올해 초 ‘18(에이틴)’을 내놓으면서 TV영화 제작 경쟁에 뛰어든 CJ 미디어 한 관계자는 “여러 가지 시도 끝에 내린 결론이 TV영화”라며 TV영화야말로 “영화적인 새로움을 원하는 영화 채널 시청자들에게 딱 맞는 장르”라고 말했다. 비로소 ‘TV영화’의 부흥기가 열린 것이다.

    채널CGV의 ‘정조암살미스터리 8일’은 이런 분위기에서 탄생한 작품이다. 케이블 채널에서 만드는 최초의 대형 사극 ‘…8일’은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영원한 제국’ 등을 통해 연출력을 인정받은 박종원 감독이 영화 스태프들과 손잡고 제작한 작품으로 김상중이 정조를, 박정철이 정조의 암살 음모를 파헤치는 정약용을, 정애리가 혜경궁 홍씨를 연기한다. 정조의 8일간 화성행차 일정을 배경으로 개혁파와 수구파의 대립을 묘사한 오세영의 소설 ‘원행’이 원작이다.

    1795년 어느 날 정조는 8일간의 화성 행차(원행)길에 나선다. 행렬의 목적은 표면상으로는 죽은 사도세자의 회갑(사갑연)을 맞이해 그의 묘를 찾는 것이지만, 개혁을 가로막는 수구세력을 몰아내고 화성 천도를 천명하려는 일종의 정치 시위가 진짜 목적이었다. ‘…8일’은 이를 위기로 받아들인 집단이 정조 암살을 시도하고, 정조의 편에 선 이들이 대응하는 내용을 미스터리 형식을 빌려 그린다. 정조의 원행길에서 맞닥뜨리는 암살의 실체와 음모의 근원을 풀어내는 ‘탐정’ 역은 정약용(박정철)이 맡았다. 채널CGV의 한 관계자는 “박정철의 정약용은 ‘C.S.I’ 요원을 보는 듯한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영화 ‘영원한 제국’을 통해 정조의 이야기를 다룬 바 있는 박종원 감독은 “‘영원한 제국’이 명분과 개혁에 초점을 뒀다면 ‘…8일’은 사도세자의 죽음 속에 있던 왕가의 비극과 정조의 인간으로서 욕망, 아버지에 대한 복수, 한을 떨치고 싶은 마음 등이 중심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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