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진료에 대한 상세한 정보 접근은 환자들에겐 절실하고도 시급한 문제다.
요즘은 웹사이트나 옥외광고를 통해 치과의사나 치과의료기관(병·의원)에 대한 정보를 쉽고 빠르게 접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홈페이지나 옥외광고가 잘 꾸며져 있고 유명 대학을 졸업한 치과의사라고 해도 의료소비자 처지에선 적절한 치과진료를 구별해내기 힘들다.
현재 웹사이트나 홈페이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들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치과진료에 관한 상식을 늘린 측면이 강하다. 그러므로 일반적인 치과 관련 용어의 해석이나 치료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이 높아져 치과 선택기준도 까다로워졌다.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부분은 치료 가격, 진료의 품질, 시설의 편의성, 방문의 용이성 등에 대한 정보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부분은 현행 의료법 규정에 위배되므로 해당 정보를 얻을 수 없는 실정이다. 현실적으로 생각해볼 때 치과 선택의 기준이 모호하고 판단 근거를 가질 만한 기준이 없는 것도 지금의 모습이다.
현재 소비자들은 치과의사의 품질이나 가격에 대해 모른 채 신문, TV 등에 등장하는 치과의사나 주변 사람들의 입소문에 의존하거나 옥외광고에서 접한 치과의료기관을 방문하고 있다. 그러므로 필자는 이 같은 현실에 입각해 소비자가 치과의료기관을 올바르게 선택할 수 있는 몇 가지 판단기준을 제시할까 한다. 물론 이런 기준은 법적·제도적 제약으로 인해 방문 전에는 정보를 얻을 수 없으며, 소비자가 직접 치과의료기관을 방문한 뒤 판단해야 한다.
먼저 치료의 기본 방향에 관한 부분부터 살펴보자. 그럴 리 없겠지만 사용 가능한 자연치를 발치하고는 다른 방법을 권고한다면 이는 소비자가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되는 경우다. 치과의사로서 가장 힘든 부분이 조금이라도 뿌리가 남아 있는 치아를 어떻게든 살려보려는 노력이다. 정말 이런 노력을 기울이는 치과의사라면 믿음을 가질 필요가 있다.
반대 경우는 무책임과 금전적 욕구에 가득 찬 치과의사일 것이다. 어떤 치과를 방문하든지 자연치아의 중요성과 예방적 치아 관리를 강조하는 치과의사라면 신뢰해도 좋다고 본다. 자연치아를 소중히 여기고 이에 대한 치료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치과의사로서 양심과 의술의 기본이다.
둘째, 저렴한 치료가격과의 전쟁이다. 치과진료가 비싸다는 통념은 오래전부터 전해져온 사실이다. 소비자는 이 부분이 부담스럽다.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이 좀더 저렴한 치과의료기관을 찾아다니는 치과의료 쇼핑이 날로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이를 나쁘다고만 말할 수 없다. 저렴한 가격으로 치과진료를 구매하기 위한 소비자의 노력으로 풀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맞춤형 치과진료 하루빨리 가능 희망
그러나 치과의료 쇼핑을 통해 치료 가격은 낮출 수 있지만 치료 품질이 떨어지는 악영향도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치과진료 방법과 치과재료별 가격 정보에 대한 공유 또는 비교 시스템을 공익기관을 통해 마련하는 것은 매우 시급한 문제다.
셋째, 소비자는 전담 직원에 의한 치아관리 시스템을 갖춘 치과인지 알아봐야 한다. 통상적으로 치과 서비스와 일반 의료서비스의 다른 점이 있다면 일반 의료서비스에 비해 치과진료의 상담시간이 길다는 것이다. 사실 치과진료는 처음에 치료계획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누지만, 진료가 시작되면 더욱 빈번한 의사소통이 필요하다. 결국은 나를 보호하고 나의 치아관리를 전담으로 관리해줄 직원이 소비자에겐 중요한 것이다. 치료에 대한 향후 계획과 진료에 대한 다양한 의문점에 대해 체계적으로 의사소통할 수 있는 직원의 존재, 지속적으로 치아 관리가 가능한 시스템은 치과 선택의 주된 요소 중 하나다.
넷째, 주기적인 고객관리 시스템과 예약 시스템을 가진 치과의료기관인지 판단해야 한다.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예약시간을 잘 맞춰주는 치과는 흔치 않다. 진료가 시작되면 진료시간을 짐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선을 다해 소비자와의 예약시간을 지켜주는 치과라면 소비자 처지에서는 불만요소가 많이 줄어든다. 또한 고객관리 시스템의 전략기술은 병·의원에 있어 차별적인 고객관리 방법이다. 현재 e메일이나 문자메시지 발송을 보편적인 관리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으나 이것 또한 소비자 처지에서는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생각된다. 결국 가가호호 방문할 수는 없으므로 치과의사와 담당 직원들이 소비자를 기억하고 치료 과정과 방향을 알려주는 고객관리 시스템이 소비자들이 선택해야 할 조건이다.
다섯째, 언제든 편안히 찾아갈 수 있는 곳인지 따져야 한다. 치과진료는 한두 번의 치료로 끝나는 게 아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예방적 치료가 우선시된다면 치과라는 공간은 내 집처럼 편안한 곳이어야 마땅하다.
이상에서 언급한 치과 선택의 기준들은 치료 가격, 치료 방법, 치료 재료, 치료 효과 등의 공개가 법적·제도적으로 불가능한 현 상황에서 이용 가능한 판단기준일 수밖에 없다. 물론 소비자들은 이런 부분을 판단하기 위해 직접 치과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하므로 불편할 것이다. 만약 비교 가능한 필수 정보에 대한 법적·제도적 제약이 없어지고, 공익단체나 정부에 의해 그러한 정보를 공개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된다면 소비자의 치과 서비스 선택 권리는 매우 높아질 것이다. 소비자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상황과 처지에 맞는 선택을 할 수 있는 맞춤형 치과진료가 하루빨리 가능해지길 희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