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아라리오갤러리 개관전에 전시 중인 작품들.<br>1. 리우지엔하의 ‘Regular-fragile’.<br>2. 왕광이의 ‘Great Criticism’.<br>3. 위에민준의 ‘Actions of Chinese Characters’.
뉴욕 첼시에 문을 연 2×13갤러리의 김수정 대표는 11월8~12일 ‘아시아 컨템포러리 아트페어(ACAF)’를 기획해 한국 중국 일본은 물론, 인도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작가들의 작품을 대거 소개했다. 뉴욕 첼시는 서울의 인사동 같은 화랑가다.
10월11일에는 바로 옆에 자리한 아라리오갤러리 뉴욕 지점이 문을 열었다. 요즘 뉴욕에서는 아라리오갤러리의 개관전이 화제다. 아라리오갤러리는 먼저 엄청난 예산과 규모로 뉴요커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전시공간만 650㎡이고, 아직 완공이 덜 된 사무실과 수장고까지 합치면 첼시는 물론 뉴욕에 있는 다른 상업 갤러리들 중 가장 큰 규모다. 이 갤러리 건물은 과거 창고로 쓰였던 것으로, 영국 건축가 데이비드 에제가 리노베이션했다. 앞으로 장기 기획전을 여는 공간과 프로젝트 공간으로 나뉘어 독립적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한다.
‘Absolute Images Ⅱ’라는 제목으로 진행되고 있는 개관전 작품은 중국 현대미술. 출품 작가들은 팡리쥔과 수이 지엔궈, 왕두, 양샤오빈, 위에민준, 쩡하오, 왕광이, 쟝사오강, 지다춘, 저우티에하이 등으로 최근 전 세계 미술인들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주인공들이다. 한 전시관에서 이렇게 많은 중국 작가의 작품을 전시한 것도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받고 있다.
전시 개관 첫날, 참여 작가는 물론 뉴욕의 주요 미술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분명 성공적인 출발이었다. 재미 한국인들 역시 뉴욕 한복판에 한국의 갤러리가 번듯하게 들어선 것을 자랑스러워했다. 다만 개관전에 내세운 작가들이 한국이 아닌 중국 작가라는 점에 대해 못내 아쉬워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한국 갤러리가 세계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중국 작가를 내세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시아 작가들 중에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작가 대부분이 중국 작가들이기 때문이다. 이는 곧 우리의 한계를 알려주는 것이기도 하다.
11월 영국의 유력 미술잡지 ‘아트 리뷰’에서 선정한 ‘세계 파워 미술인 100인’에 아라리오산업 씨킴(CI Kim·본명 김창일) 회장이 뽑힌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그는 ‘아시아’를 전략적으로 사용할 줄 아는 ‘아시아인’이다. 그가 언젠가는 세계시장에 한국의 작가들을 알리지 않겠는가?
내년 4월 가나아트갤러리도 뉴욕 첼시에 지점을 열 예정이다. 한국 갤러리들의 잇따른 뉴욕 진출이 한국 미술과 작가들의 세계 진출에 교두보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