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는 원래 서양화를 전공한 화가였다. 그랬던 그가 달마와 불법(佛法)에 심취해 스님이 된 것은 10년 전인 1997년. 스님이 되기 직전 그는 쉰 살이 넘어서 첫아들을 얻었다. 그 후 그의 삶은 완전히 달라졌다. 아들을 위해서라도 남을 위한 삶을 살아야겠다고 결심한 것. “남의 자식을 위할 줄 알아야 내 자식도 대접을 받는 것 아니겠습니까”라고 말하는 그는 지금도 수험생을 위한 ‘달마도 보시’를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고 있다.
그러나 석주스님의 달마도 보시는 조만간 막을 내릴 예정이다. 10년 전 ‘달마 수행’을 시작할 때부터 계획했던 수험생을 위한 ‘10년간 만 장’의 ‘달마 그리기’ 수행이 끝나가기 때문. 목표까지는 약 700여 장이 남았다. 스님은 “나도 늙었습니다. 이제는 전국을 돌며 달마도를 그릴 만한 체력이 되질 않습니다. 그래도 나 자신과의 약속이었던 만큼 만 장은 채우려고 합니다. 그걸 다 채우면 수험생을 위한 달마도는 더 이상 그리지 않을 생각입니다”라고 말했다.
서울 충무로에 위치한 자신의 작은 선원과 충남 공주에 위치한 동혈사를 오가면서 지금도 대입시험을 앞둔 학생들의 바람을 달마도에 담고 있는 석주스님. 수험생을 위한 ‘달마 수행’이 끝난 이후에는 또 누구를 위한 수행을 시작할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