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폭 넓힌 설치미술](https://dimg.donga.com/egc/CDB/WEEKLY/Article/20/06/05/10/200605100500078_1.jpg)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설치미술이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물론 사물이라는 뜻의 ‘오브제’라는 명칭으로 70년대의 개념미술가들이 파격적인 설치작업을 선보였으나 당시에는 ‘설치미술’이라는 용어가 일반적이지는 않았다.
마이클 프리드라는 비평가에 따르면 설치미술은 ‘극장성(theatricality)’을 내포한다. 다시 말해 작품의 주변 공간이 단순히 객관적 감상의 공간이 아니라, 관객이 작품의 해석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공간인 것이다. 그는 관객의 해석이 주도성을 띠기 위해서는 작품이 최소한의 제시에 머물러야 한다고 보았는데, 이것은 당시에 시작된 ‘미니멀리즘’을 규정하는 주요한 기준이 됐다.
분명한 것은 미술작품의 생산과 수용에서 설치미술의 등장이 획기적인 전환을 의미했다는 것이다. 그것은 미술에 장소와 시간의 구애를 받지 않는 표현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이제 필요한 일은 그것을 어떻게 문화재로서 소장 가능한(collectable) 형태로 다룰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그리고 이 문제 역시 상당 부분 해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