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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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록과 경험이 패기 눌렀다

  • 최원창/ 굿데이신문 종합스포츠부 기자 gerrard@hot.co.kr

    입력2002-11-21 15: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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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록과 경험이 패기 눌렀다
    노장이 신예의 도전을 받는 것은 스포츠 세계의 ‘불변의 법칙’이다. 영원한 승자도 영원한 패자도 없는 스포츠 세계에서는 세월이 흐름에 따라 높아만 보이던 아성도 쉽사리 무너져 내리기 때문이다.

    ‘세월의 법칙’은 선수들뿐 아니라 지도자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산전수전 다 겪은 노회한 지도자들은 매년 강한 뚝심과 추진력으로 무장한 젊은 감독들에게 정상 자리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배전의 노력을 경주한다.

    올 시즌 프로축구와 프로야구의 공통점이라면 신예 감독들의 도전을 이겨내고 노장 감독들이 우세승을 거뒀다는 것이다.

    우선 프로축구의 경우를 살펴보면 끝까지 우승을 놓고 경쟁을 펼쳤던 차경복(성남), 김호(수원), 김정남 감독(울산)은 모두 노장 감독들이다. 이들은 최순호(포항) 조광래(안양) 조윤환(전북) 이태호(대전) 등 ‘40대 기수론’을 들고 나온 젊은 지도자들을 저만치 밀어내고 ‘노병의 힘’을 입증했다. 국가대표팀과 프로팀에서 스승과 제자로 만났던 이들의 대결은 경기 전후 묘한 여운을 남겼다. 경기장 밖에서는 정겨운 선후배 사이지만 그라운드에서만큼은 양보 없는 필사의 경쟁을 펼쳤기 때문이다.

    코리안시리즈에서 맞대결을 펼친 삼성 김응룡 감독과 LG 김성근 감독 역시 올 한해 여전히 녹슬지 않은 지휘 감각을 선보였다. 김응룡 감독은 한국 프로야구사를 새로 쓴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야구 최고의 지도자다. `‘데이터 야구’의 화신 김성근 감독은 당초 `4위면 만족한다던 LG를 코리안시리즈까지 진출시키며 쓰러져가던 LG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특히 김성근 감독의 경우는 기아 김성한 감독, 현대 김재박 감독 등 내로라하는 스타 플레이어 출신 감독들과의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며 올라왔기에 더욱 뜻 깊다.



    올해는 모두의 입에서 ‘역시 경험이 최고’라는 말이 나올 만큼 노장들의 승리가 돋보였지만 스포츠 세계의 불변의 법칙은 여전히 유효하다. 스토브리그를 마치고 다시 그라운드에 설 내년 시즌 이들의 대결에서는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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