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라마순’의 영향으로 하늘이 온통 구름에 가려 비를 뿌리던 7월5일 오후, 43명의 청년이 사제로 다시 태어나고 있었다. 서울대교구 소속 41명과 수도회 소속 2명 등 43명이 사제서품을 받은 것. 한번에 이처럼 많은 사제가 배출된 것은 세계 교회에서도 유례가 없는 일이다. 지난해 사제서품 50주년을 맞은 김수환 추기경은 “처음 사제서품을 받을 때 심정으로 돌아가면 하느님 앞에 자랑할 것보다 용서를 구해야 할 일이 훨씬 많다”며 신부가 되자마자 신자들과 직접 접촉하던 때가 가장 보람 있었고, 시간이 흐를수록 소외된 계층과 멀어졌다고 털어놨었다.세속에 물들지 않고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겠다는 이들, 오늘 이 자세가 가장 낮은 것이 아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