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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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했어” “글쎄요” 찬반 팽팽

  • < 김성원/ 스포츠투데이 야구부 기자 > rough@sportstoday.co.kr

    입력2004-10-26 14: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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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했어” “글쎄요” 찬반 팽팽
    ‘라이언 킹’ 삼성 이승엽(26)은 올 시즌 타격폼을 바꿨다. 오른다리를 번쩍 치켜들던 외다리 타법을 버리고 다리를 땅에서 떼지 않은 채 몸 쪽으로 자연스럽게 이동시키고 있다. 지난 1월 삼성의 애리조나 전지훈련에서부터 약 2개월간 새로운 폼을 익히는 데 투자했다. 이제 시즌 개막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상황. 전문가들은 이승엽의 새로운 타격폼을 두고 찬반 양론으로 갈린다. “새로운 폼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타격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과 “괜히 타격폼에 손댔다가 혼란만 가중시킬 것”이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

    찬성 : “성숙을 위해선 변화가 따라야 한다.”

    새 타격폼을 옹호하는 측은 지난 2년간 이승엽의 성적이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을 우선 지적한다. 지난 99년 54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신화를 창조한 이후 그의 성적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것은 사실. 타율이 3할을 밑돈 것은 물론 홈런도 30개 중반으로 뚝 떨어졌다.

    옹호론자들은 새로운 폼이 불필요한 동작을 최소화해 몸쪽 공과 변화구 등 그동안 드러난 약점을 보완해 줄 수 있을 것이라 주장한다. 지난 2월 스프링캠프에서 이승엽의 타격을 지도한 레온 리 시카고컵스 극동담당 스카우트는 “공을 볼 수 있는 시간이 늘어 삼진은 줄고 좋은 타구는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칭찬했다.

    반대 : “잘 나가던 차의 엔진을 괜히 바꾸지 말라.”



    새로운 타격폼을 반대하는 이들의 공통된 주장은 외다리 타법이 이승엽에게 최고 성적을 가져다 준 보배라는 것이다. 한때 이승엽을 지도했던 우용득 현 롯데 감독은 “승엽이는 외다리 타법으로 훌륭하게 성장해 왔다. 지금껏 잘해 왔는데 굳이 타격폼을 바꿀 이유가 뭐냐”고 반문한다. 우감독은 또한 “우리 팀에 있었더라면 아마 말렸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실제로 이승엽은 2000년 시즌부터 꾸준히 타격폼을 바꾸려는 시도를 했지만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시즌 초반 새 폼으로 타격에 임했지만 성적이 좋지 않아 포기하곤 한 것. 이 때문에 혼란이 가중돼 잠시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 또한 파워를 한순간에 집중시키는 데는 다리를 드는 편이 낳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그렇다면 당사자인 이승엽의 생각은 어떨까? 이승엽은 새로운 타격폼을 끝까지 고수하겠다는 자세다. 이승엽은 “투수들은 빠르게 성장하는데 나만 머물러 있을 수 없다. 어려움은 있겠지만 새로운 기술을 연마해야 최고 자리를 지킬 수 있다”고 말한다. 아직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겠다는 각오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미국까지 건너가 갈고닦은 신기술이 새 시즌 어떤 위력을 발휘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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