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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ETY

CCTV “찰칵” 불법 주정차 딱 걸렸어!

서울 각 구청 CCTV·GPS 단속차량 잇단 도입 교통환경 개선, 단속 시비도 사라져

CCTV “찰칵” 불법 주정차 딱 걸렸어!

CCTV “찰칵” 불법 주정차 딱 걸렸어!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 근처 골목길을 단속 중인 ‘CCTV·GPS 장착 주차단속 차량’과 단속 통보서. 단속 위치와 주차상태 등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어, 언제 찍혔지?” 나름대로 ‘안전’하게 불법 주차했다고 생각했는데 며칠 후 주정차 위반 통보서를 받는 운전자들이 요즘 부쩍 늘었다. 예전처럼 주차단속원이 ‘과태료 스티커’를 붙이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단속원과 실랑이를 한 기억도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서울에만 대로변에 불법 주정차 단속용 CCTV가 747대 설치돼 있는 데다, 최근 ‘CCTV·GPS 장착 주차단속차량’을 도입하는 자치구가 부쩍 늘었기 때문.

이동 단속차량은 보통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위에 계도용 전광판과 CCTV를 달아 불법 주차 차량 옆을 지나가거나 정차해 촬영한다. 전광판에는 ‘불법 주정차를 하지 맙시다’라는 문구가 떠 있다. 조수석에 탄 단속원이 차에서 내려 사진을 찍고 과태료 스티커를 붙이는 대신, 차량 안에서 컨트롤러로 CCTV 방향을 조정해 불법 주정차 차량의 번호판과 주차상태를 1차 촬영한다. 이후 단속 구간을 다시 지나다 이미 촬영된 불법 주정차 차량이 그대로 있으면 또 촬영한다. 닷새쯤 뒤 운전자는 주정차 위반 통보서를 받게 된다.

그렇다고 인정사정없이 찍어대는 건 아니다. 1차 촬영 후 2차 촬영까지는 최소 5분이 지나야 찍을 수 있도록 기기에 입력돼 있다. 잠시 용무를 보는 시간을 5분 정도로 판단한 것. 단속차량이 지나간 후 4분59초 안에 차량을 이동하면 과태료를 물지 않는다.

서울시 대로변에 747대 CCTV 설치



단속차량의 가격은 전광판을 포함해 3100만원 선. 보통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행하는데 야간에는 조명장치를 켜고 단속한다.

불법 주정차 차량의 해당 운전자에겐 GPS(내비게이션)를 이용한 불법 주정차 위치 지도와 차량 사진이 함께 동봉된다. 승용차나 4t 이하 화물자동차는 과태료 4만원, 2시간 이상 위반 시 5만원을 내야 한다. 4t 초과 차량은 5만원과 6만원.

서울 성북구청 고해진 교통지도과장은 “성북구에는 좁은 길이 많아 불법 주정차 차량 때문에 마을버스가 지나지 못할 정도였는데, 단속차량 도입 후 그런 불편이 현저히 줄었다. 차주와의 단속 시비도 많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단속차량이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톡톡히 효과를 본다는 얘기인데, 사실 구청 입장에서도 ‘재미’를 보고 있다.

단속원 인건비를 줄일 수 있는 데다 구청 수입 증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된 것. 성북구의 경우 단속원 22명 가운데 절반 정도만 단속 업무를 하고, 나머지는 다른 부서에 배치하기로 했다. 단속원이 걸어다니며 단속할 때는 하루 평균 20~30건 단속이 고작이었지만, 2대의 단속차량을 도입한 이후 평균 60~70건으로 늘었다고 한다.

물 묻힌 휴지로 번호판 가리는 얌체도 등장

단속 방법이 궁금했다. 5월20일 기자는 단속원과 성북구 단속차량에 올랐다. 차량의 앞좌석 중앙과 조수석 뒤에 모니터가 달려 있었는데, 모니터에는 GPS로 차량 위치가 지도에 표시됐다. CCTV 카메라 영상도 나타났다.

“보통 공익근무요원이 운전하고 단속원 1명이 컨트롤러나 키보드로 카메라를 조정해 촬영해요. 단속원이 2명 탈 때는 조수석과 뒷좌석에 앉아 함께 단속하죠.”

성북구청 단속원 박윤애 씨의 말이다. 박씨는 단속차량은 시속 30~60km로 이동하며 불법 주정차 차량을 자동으로 인식한다고 설명한다. 차량은 성북구청을 출발해 성신여대 쪽으로 향했다. “저기, 하얀색 소나타 차량!” 박씨의 말에 운전을 하던 강동욱(성북구청 공익근무요원) 씨가 천천히 불법 주정차 차량 옆으로 이동했다. “조금 뒤로.” 박씨가 컨트롤러로 CCTV 방향을 조작하자 차량 번호판이 모니터에 나타났다. “찰칵!” 순간 옆 공업사에서 운전자가 뛰어나와 울상을 짓는다. 박씨가 “5분 내로 차량을 이동하면 문제없습니다”라고 하자 ‘급방긋’이다.

단속차량의 존재는 꽤 알려진 듯했다. 기자에게 기기 조작법을 설명하기 위해 단속차량을 잠시 멈추자 인근 슈퍼마켓 혹은 식당 주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나와 어디론가 차량들을 옮겼다.

“이미 각 가정에 GPS 장착 차량으로 단속한다는 안내문을 돌렸고, 차량에 장착된 스피커로 방송도 많이 했어요.”(박씨)

성신여대 앞 골목에 잠시 정차하자 박씨가 마이크를 든다. “거기, 마티즈 승용차 빼주세요. 차량이 이동할 수 없습니다.” 중식당에서 식사 중이던 차주가 나와 입가에 묻은 자장을 닦으며 묻는다. “어, 단속됐어요?” 10m 전방 미용실에서는 20대로 보이는 남성이 파마캡을 쓴 채 뛰쳐나와 차량을 옮겼다.

박씨는 단속차량이 많이 알려지면서 물 묻힌 휴지를 번호판에 붙인 채 불법 주정차를 하는 차주들도 등장했다고 말한다.

“주로 횟집 사장님들이 이 방법을 써요. 카메라가 번호를 인식할 수 없도록 한다는 것인데, 이 경우 과태료보다 훨씬 많은 벌금을 내야 해요.”

사이가 안 좋은 이웃이 서로 상대 차량이 불법 주차를 했다며 단속 요청 전화를 해오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또 주차 때문에 통행이 불편하지만 사유지라 단속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고.

돌아오는 길, 1차 촬영된 소나타 차량이 여전히 불법 주차돼 있자 박씨는 2차 촬영을 했다. 며칠 뒤 차주는 과태료 4만원을 내야 했을 것이다. 1시간여 뒤 다시 성북구청 교통지도과를 찾았을 때, 50대 아주머니가 단속차량이 촬영한 주정차 위반 통보서를 들고 하소연 중이었다. “불법 주차한 게 아니에요. 차량이 고장나 공업사 앞에서 수리 중이었어요.” 그는 차량 수리 확인서를 증거물로 내보였고, 구청 측은 ‘부득이한 사유’로 인정했다.

서울시내 자치구 CCTV 설치 현황
연번
구별
불법 주정차 단속 장비 현황(단위 : 대)
CCTV 설치 현황
CCTV탑재 차량
일반 차량
소계
수동·반자동
자동
1
강남구
134
117
17
4
15
2
강동구
18
2
16
11
3
강북구
3
3
0
5
4
강서구
18
0
18
5
11
5
관악구
10
0
10
7
6
광진구
23
0
23
1
7
7
구로구
56
46
10
1
6
8
금천구
7
7
0
1
4
9
노원구
20
20
0
4
10
도봉구
0
0
0
4
11
동대문구
14
14
0
1
13
12
동작구
11
11
0
6
13
마포구
32
29
3
2
8
14
서대문구
15
15
0
8
15
서초구
82
0
82
1
10
16
성동구
41
41
0
1
8
17
성북구
0
0
0
2
6
18
송파구
45
0
45
3
6
19
양천구
0
0
0
1
3
20
영등포구
83
63
20
8
21
용산구
0
0
0
9
22
은평구
28
28
0
1
23
종로구
46
36
10
1
8
24
중구
49
38
11
1
10
25
중랑구
12
12
0
5
총계
747
482
265
25
182


*자료:성북구청





주간동아 2008.06.17 640호 (p22~23)

  •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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