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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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은 배 나와야 잘 친다? 사직 야구장 ‘아 주라’는 무슨 뜻?

프로야구에 얽힌 시시콜콜 궁금증 9문9답

  • 정리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도움말 김종건 스포츠동아 레저생활부 부장

    입력2008-06-02 14: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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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런은 배 나와야 잘 친다? 사직 야구장 ‘아 주라’는 무슨 뜻?

    야구장에서 접하게 되는 다양한 풍경.

    1|회

    프로야구 선수 중에는 왜 배 나온 선수가 많나요?

    : 다른 스포츠와 달리 야구는 배가 나와도 잘할 수 있습니다. 야구는 몸 전체 근육을 이용하기보다는 몇몇 근육의 순발력이 필요한 스포츠 또는 게임이기 때문이지요(스프링 캠프를 떠나기는 하지만, 이는 몸을 키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한 시즌간 체력 유지를 위해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야구선수, 특히 홈런타자 중에는 ‘배럴 체스트’라고 불리는 술통 같은 몸매를 지닌 사람이 많습니다. 전설적인 홈런왕 베이브 루스는 워낙 배가 나와 뉴욕 양키스가 그의 배를 가리기 위해 유니폼에 줄무늬를 넣었다는 설도 있습니다. 술통형 몸이면 충격흡수가 좋고, 허리 부상도 오히려 적다고 합니다.

    2|회

    왜 어떤 타자들은 양말을 밖으로 꺼내 신죠? 후훗, 촌스러워요.



    : 이승엽 선수 등 일부 선수들이 양말을 밖으로 꺼내 신기도 하는데요. 일종의 패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야구 초창기 의상은 7부 바지에 양말을 올려 신는 ‘니코보코 스타일’이었습니다(보스턴 레드삭스, 시카고 화이트삭스라는 팀 이름에서부터 양말을 강조하지 않습니까). 그러다 점차 바지 길이가 내려왔고, 더 이상 양말을 꺼내 신을 필요가 없게 된 거죠. 하지만 일부 감독이나 선수들은 통일감, 정신력 다지기 차원에서 양말을 꺼내 신습니다. 뭔가를 시작할 때 소매를 걷는 것처럼 양말을 끌어올려 심기일전하겠다는, 일종의 마음 다잡기라고 할 수 있죠.

    3|회

    경기 중 껌은 왜 씹나요? 침도 뱉던데…. 불량스러워 보여요.

    : 야구선수들은 껌을 통해 긴장을 완화한다고 합니다. 선수들이 씹는 껌은 대부분 일반 껌이지만 담배껌, 식물의 뿌리 등도 있습니다. 수비 중에는 음식물 섭취나 물을 마시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껌으로 영양소와 수분을 섭취하고, 경기 중엔 금연이므로 담배 대신 껌으로 니코틴을 흡수하는 것이기도 하고요. 담배껌이 쓰다 보니 침을 뱉는 선수도 있습니다. 더불어 긴장을 하게 되면 타액의 분비도 많아집니다. 침을 삼켜도 되겠지만 침을 삼키고 긴장을 드러내는 것보다는 반대의 행동을 하는 것 같습니다. 이 역시 버릇이라 할 수 있죠. 이해해주세요.

    4|회

    “마! 마!…” “아 주라” “노래방 가자” 뭐·라·구·요?! 해석 좀 해주세요.

    : 사투리와 응원이 만난 경우 해석이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억센 경상도 사투리를 들을 수 있는 부산 사직야구장이 대표적인데요. 그중 “(하나, 둘, 셋) 마!…”라는 말이 있습니다. “마!”는 상대편 투수가 견제구를 던지는 것에 대해 하지 ‘마’란 의미가 담겨 있죠. ‘야! 임마(이놈아)’를 줄여 ‘마’라고도 해요.

    또 볼을 관중석에서 누군가 잡는 순간, 부산 야구장에서는 “아 주라”라는 말도 들립니다. 해석하자면 “(공을) 아이에게 주라”는 뜻인데, 참고로 청주 야구장에서는 “애 줘유”라는 말이 유행이라고 합니다. 또 부산에서는 야구장에 가자는 말을 “노래방 가자”라는 은어로 씁니다.

    5|회

    치어리더가 매일 바뀐다고요?

    : 바뀌는 게 아니라 로테이션하는 것입니다. 보통 팀마다 6~7명의 치어리더가 있는데 응원전에는 2~4명이 올라옵니다. 미국이나 일본 프로야구에도 치어리더가 있지만, 우리나라처럼 치어리더를 따라하거나 앰프를 통해 음악을 울리는 응원문화는 드물다고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활동 중인 스포츠 전문 치어리더는 150여 명. 4~10월 야구장에서 활동하는 치어리더들은 11월에서 이듬해 3월까지 농구장에서 다시 볼 수 있습니다.

    6|회

    저 주황색 닭벼슬 봉지, 어디서 사죠?

    : 응원문화가 독특한 것으로 유명한 롯데 자이언츠에는 최근 들어 특이한 볼거리가 하나 더 늘었습니다. 바로 팬들이 7회쯤부터 응원 중에 비닐봉투로 주황색 닭벼슬을 만드는 건데요. 이것은 사실 공짜로 나눠주는 쓰레기봉투랍니다. 구단 측에서 넘치는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 1년 전부터 관중에게 쓰레기봉투를 나눠주기 시작했는데, 한 팬이 닭벼슬 모양을 만들어 머리에 쓴 것이 전광판 화면에 등장한 뒤부터 유행처럼 번지게 됐습니다.

    7|회

    여기저기서 홀짝홀짝~ 한 경기당 소비되는 맥주의 양은 얼마나 될까요?

    : 사실 야구의 묘미는 먹을거리, 그중에서도 음주입니다. 소주는 원칙적으로 구장 반입이 금지돼 있습니다(물론 몰래 물병에 담아오는 분들이 있긴 하죠). 대신 맥주 판매는 7회까지 허용하고 있습니다. 야구장 내에서 10kg의 맥주통(통당 500cc 맥주 25잔 정도 나옵니다)을 이고 다니는 청년들이 있고, 야구장 밖에서도 맥주를 판매합니다.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맥주 판매를 전담하는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롯데 자이언츠, 기아 타이거즈, 두산 베어스 등의 경기가 있는 주말이면 맥주 판매가 급증한다고 합니다. 많이 팔릴 경우 2만cc 드럼통이 70여 통 팔린다고 하니, 집에서 가져오는 캔맥주를 제외해도 최소한 140만cc(500cc들이 2800잔)가 소비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8|회

    아, 저 더러워진 유니폼… 빨래는 누가 하나요?

    : 별걸 다 걱정하시는군요. 물론 세탁 대행업체가 있습니다. 원정경기에 갈 땐 숙소인 호텔의 세탁서비스를 이용합니다. 일부 선수들은 직접 세탁을 하기도 하고요. 한 선수당 유니폼이 원정경기용 2벌, 홈경기용 2벌 정도 된다니, 세탁 없이 돌려 입으면 한 달 정도는 품위 유지하며 지낼 수 있을 겁니다. 참고로 이렇게 받은 유니폼은 시즌이 끝나면 구단에 반납합니다(구단 재산이니까요).

    9|회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지방 연고팀의 원정경기가 있는 날에는 신천 여관의 숙박률이 높아진다던데요.

    : 프로야구 경기는 아시다시피 꽤 늦은 시간에 끝납니다. 연고팀을 따라 원정 온 야구 팬들이 지낼 곳이 마땅치 않죠. 이 때문에 여관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게다가 신천 쪽은 해물 안줏거리가 싸다는 소문이 있어 해산물을 좋아하는 롯데 팬들이 특히 사랑한다는 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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