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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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

올바른 식생활 습관이 예방 첫걸음

  • 노성훈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 외과 교수

    입력2007-12-24 10: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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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암

    녹황색 채소와 과일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도 위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위암은 전 세계적으로 감소 추세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흔하고 사망률도 높은 질환이다. 전체 암 발생자 중 남성의 25%가 위암이며, 여성에서는 약 18%를 차지해 암환자 10명 중 2명이 위암인 셈이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건강검진이 활발해지면서 조기 위암 발견도 크게 늘고 있다. 또한 위 하부에 생기는 암은 감소하는 반면 위 상부나 식도, 위 경계부의 암은 증가하고 있다. 지난 수십 년간 수술기법과 마취기술, 항생제, 고영양요법, 수술 전후 처치법의 발달에 힘입어 위암 수술 후의 합병증과 사망률은 줄어들고 생존율은 향상됐다. 하지만 여전히 위암은 전체 암 사망자의 24.5%로 사망원인 중 두 번째로 높다.

    중요 원인은 식생활 습관

    위암의 원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어느 한 가지만이 위암을 일으키지는 않는다. 위는 소화기관의 첫 부분으로 발암물질과 맨 처음 접하게 되는데, 신빙성 있는 연구결과들에 따르면 식생활이 위암의 중요 원인임은 분명하다. 이를 입증하는 자료도 있다. 하와이로 이주한 일본인 이민 1세대의 위암 발생 수준은 일본 본토인과 차이가 없었으나 이민 2, 3세대의 경우 미국인과 비슷한 수준으로 낮아졌다는 것이다.

    식생활이 곡류(탄수화물) 위주인 우리나라의 경우 탄수화물은 위 배출시간이 짧아 식사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도 허기를 느끼게 되며, 이는 과식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더불어 자연히 맵고 짠 반찬이나 국을 같이 먹어야 할 기회도 많아진다. 이러한 지나친 염분 섭취는 위염을 일으키거나 위 점막을 손상시켜 위에서 발암물질의 작용을 돕는 보조발암작용을 하게 된다. 불에 탄 고기, 훈제생선 등은 발암물질을 다량 포함하고 있으며, 평소 뜨거운 음식을 자주 먹을 경우에도 식도나 위 점막에 손상을 일으켜 암 발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위·십이지장궤양의 주원인으로 알려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도 위암과 상당한 연관성이 있다. 이 밖에도 불규칙한 식습관, 지속적인 스트레스, 환경적 요인(흡연, 석면, 방사선 피폭), 유전적 요인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현재는 암이 아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암이 될 수도 있는 전암병변인 만성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 위선종, 과거 위절제술을 받은 경우 등에서도 위암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정기적인 위내시경 검사가 필요하다.

    위암만의 특이 증상은 없다

    중요한 것은 위암에서만 나타나는 특이한 증상은 없으며, 위염이나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등에서 볼 수 있는 증상과 유사하다는 점이다. 실제 위암으로 진단받은 환자 중 10~20%는 아무런 증상 없이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고 있다. 흔한 증상은 소화가 잘 되지 않거나 위 부위의 무겁고 불쾌함, 식후 팽만감 등 쉽게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이다. 이는 과음, 과식을 하거나 위염과 위궤양이 있을 때도 나타난다.

    환자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증상은 명치끝이 쓰리고 아픈 경우다. 이는 주로 공복 시 많으나 식사 후에도 생길 수 있으며, 심한 속쓰림에서부터 참기 힘든 통증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이 증상도 위염이나 위궤양의 경우와 비슷한데, 제산제를 복용하면 일시적으로 사라진다.

    체중감소도 흔히 호소하는 증상이다. 이 밖의 증상으로는 구역질, 입에서 냄새가 나는 경우, 출혈로 인한 흑색변이나 토혈, 만성적인 빈혈 등이 있다. 위암이 진행된 경우엔 뱃속에서 종괴가 만져질 수도 있고, 간이나 다른 장기로 전이된 경우 황달이나 복수를 동반해 배가 불러올 수 있다. 이상의 임상결과들로 볼 때 위암의 증상과 진행 정도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위암

    위내시경 검사 모습.

    완치할 수 있는 유일한 치료법은 수술

    위암의 치료 방법으로는 수술, 항암화학요법, 면역요법, 방사선치료 등이 있으나 수술만이 완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위암 수술의 기본 요건은 수술이 안전하고 근치할 수 있어야 하며, 수술 후 신체기능을 유지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있다. 근치 목적에 치중해 수술 범위를 확대하다 보면 수술 후 합병증이나 신체기능의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반면 안전성에 치우치다 보면 근치도가 떨어져 재발률을 높이고 생존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

    환자의 수명이 수술해서 얻을 수 있는 생존기간보다 짧거나 심각한 동반 질환이 있어 수술 후 합병증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은 경우엔 비수술적 치료를 하거나 수술 범위를 축소해야 한다. 수술 전 암의 위치, 육안 및 조직학적 유형, 원격전이 여부 등을 확인해 근치적 절제 여부와 위 절제 범위 등에 대한 계획을 세운다. 절제가 불가능하거나 원격전이된 경우엔 수술 전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할 수 있으며, 조기 암은 불필요한 확대절제를 피하고 기능을 최대한 유지하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즉 환자의 전신 상태, 위암의 진행 정도 등을 고려해 합리적이고 적절한 수술이 바람직하다.

    1) 수술

    위암 수술의 기본 원칙은 암 병변으로부터 충분한 거리를 확보한 뒤 위를 절제하고, 동시에 암의 전이 통로인 위 주위 림프절을 제거한 뒤 음식물을 먹을 수 있도록 위와 장 또는 식도와 장을 이어주는 위장관 재건술을 시행하는 것이다.

    암이 위의 하부나 중부에 자리하면 위의 아래쪽 일부를 절제하는 위아전절제술을 시행한다. 반대로 암이 위 상부에 자리하거나 중상부에 걸쳐 있으면 위 전체를 절제하는 위전절제술을 시행한다. 위아전절제술 후 소화관 재건 방법으로는 남아 있는 위와 십이지장을 바로 연결하는 위십이지장문합술과 위와 공장(십이지장과 이어지는 소장의 상부)을 연결하는 위공장문합술이 있다. 위전절제술 후에는 식도와 소장을 연결하는 루와이 식도-공장 문합술이 있다.

    2) 축소수술

    위암

    위암 병변 내시경 사진.

    최근 조기 위암의 발생 빈도가 높아지면서 환자의 삶의 질을 고려한 축소수술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암의 위치가 위의 가장 안쪽인 점막층에 국한돼 있고, 암 크기가 2cm 이내로 작으며, 세포의 분화도가 좋고 림프절 전이가 없는 경우엔 내시경으로 위암 부위만 도려내는 내시경 점막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다. 계속 정상적인 위를 가지고 생활할 수 있으므로 삶의 질이 향상된다는 게 이 치료법의 장점이다. 하지만 이미 림프절에 전이된 경우엔 위에 있는 암만 제거하고 위 밖의 림프절에 있는 암을 제거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1994년 일본에서 처음 보고된 이래, 위암에서도 복강경(腹腔鏡) 수술이 증가하는 추세다. 복강경 수술은 배를 칼로 크게 열지 않고, 몇 개의 관(투침관)을 복강에 집어넣은 뒤 내시경(복강경)을 통해 내장을 모니터 화면으로 보면서, 투침관을 통해 복강에 넣은 특수한 수술기구를 조작하며 수술하는 방법이다. 따라서 기존의 개복(開腹) 수술보다 통증이 적고 흉터가 작으며 회복이 빠르나, 수술시간이 길고 수술기구에 드는 비용으로 인해 환자 부담이 크다.

    위암에서 복강경 수술은 계속 수술방법이 발전하고 있는 단계인데, 위암 수술의 기본 원칙에 맞게 복강경으로 근치적 수술을 할 수 있는 외과의사가 아직은 많지 않은 편이다. 또한 점차 기술이 전파되는 단계이기 때문에 림프절 전이 가능성이 적은 조기 위암에 한해 시행되고 있다. 기타 기능보존 수술로는 췌장이나 비장을 보존하는 수술과 유문보존 위절제술이 있다.

    가족력 있는 경우 특히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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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생활습관이 위암의 중요한 원인이므로 발병 원인을 제공하는 식생활 패턴을 바꿔야 한다. 무엇을 먹느냐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어떻게 먹느냐 하는 것이다. 즉 위를 가능한 한 편안하게 해주는 게 중요하다. 따라서 맵고 짠 음식, 불에 탄 음식은 피하는 게 좋다. 위암 예방효과가 어느 정도 확인된 음식인 녹황색 채소, 과일, 고단백 식품(두부 육류), 비타민A·C·E, 우유, 인삼, 된장 등을 자주 섭취하는 것도 좋다. 규칙적인 식사와 금연도 생활화해야 한다.

    위암은 가족력이 있으면 일반인보다 발병률이 2~3배 높으므로 정기적인 위내시경 검사를 받는 게 좋다. 보건복지부는 40세 이상이 되면 증상이 없더라도 2년마다 상부위장관 촬영이나 위내시경 검사를 받도록 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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