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간동아 로고

  • Magazine dongA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레저|막바지 휴가 강추! ‘산사 여행’

산도 좋고, 절도 좋아라!

  • 최미선/ 여행 칼럼니스트

산도 좋고, 절도 좋아라!

  • 무더운 여름날엔 아무래도 시원한 곳이 그립다. 파도가 일렁이는 바다도 좋지만 역시 시원한 물에 발 담그며 더위를 씻어내는 계곡이 그만이다. 그러나 이름난 계곡은 사람들로 붐벼 호젓하게 즐기기가 여의치 않다. 한꺼번에 밀려드는 인파를 피하기 위해, 혹은 시간적 여유가 없어 아직까지 휴가를 떠나지 못했다면 계곡을 품고 있는 고요한 산사를 찾는 것도 여름 여행의 한 방법이 될 것이다.
산도 좋고, 절도 좋아라!

산과 연못이 어우러진 백양사 풍경.

장성군 북하면 백암산 자락에 위치한 백양사는 계절마다 색깔이 변한다는 백학봉을 비롯해 거대한 바위틈 사이에서 맑은 물이 솟아나는 약사암, 금강폭포, 자연적으로 생겨난 영천굴 등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어 볼거리가 쏠쏠하다. 특히 주차장에서 백양사로 오르는 500m 구간은 600년 된 갈참나무와 단풍나무, 비자나무가 우거져 산림욕 하기에 더없이 좋다. 거목들이 무성한 숲길을 지나 백양사 어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이 일광정 연못. 백양계곡의 물줄기가 잠시 고여 있다 흘러가는 곳으로 물총새, 검댕기해오라기, 원앙 등 많은 새들이 보금자리를 틀고 있다. 여기에 연못을 가로지르는 아치형 나무다리가 운치를 더해준다.

백양사는 사찰이라기보다 공원 같은 느낌을 준다. 계곡을 따라 100m 정도 들어서면 돌로 층층이 쌓은 계단이 쌍을 이룬 쌍계루가 나타난다. 돌을 따라 흘러내리는 물소리가 폭포수처럼 시원하게 들려온다. 쌍계루 위에 고인 연못가에는 수령 700년의 이팝나무가 있다. 이팝나무 그늘 아래 색깔 고운 잉어가 유유히 떠다니는 모습은 한 폭의 그림 같다. 연못가에 앉아 잉어밥을 풀어놓으면 떼 지어 몰려온 잉어들이 옴짝거리는 모습도 재미있다.

쌍계루를 지나면 대웅전과 극락보전, 부도. 스님들의 사리와 유골을 모신 부도 밭 주변에는 5000여 그루의 비자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이곳은 천연기념물 제153호인 비자나무의 북방한계선으로 사시사철 푸른 빛깔을 곱게 유지하는 비자나무가 내뿜는 진한 나무향이 백양사의 공기를 한층 더 맑게 해준다.

또한 약사암과 운문암, 천진암 등 암자도 많다. 절 어귀에서 20분 거리에 있는 약사암에 오르면 첩첩 산으로 둘러싸인 백양사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약사암 근처에 있는 영천암도 들러볼 만하다. 영천굴이라 불리는 천연 바위 굴 속에 자리 잡고 있는데, 가뭄이나 장마에 상관없이 그 양이 늘 똑같다는 이곳의 물맛은 좋기로 유명하다.

비구니 스님의 불모지였던 호남에서 유일한 비구니원으로 자리 매김한 천진암을 오르는 길도 그만이다. 대웅전에서 천진암까지는 500m. 길 오른편에는 계곡물이 흐르고 왼편에는 미끈하게 뻗어 올라간 대나무 밭이 죽 늘어서 있는데, 바람이 불면 사각사각 댓잎 스치는 소리와 계곡의 물소리가 어우러져 시원함을 더해준다.



찾아가는 길호남고속도로 백양사 IC를 빠져나와 1번 국도를 타고 담양 방면으로 8km 정도 간 다음 738번 지방도로를 타고 백양관광호텔 앞에서 우회전해 2km 정도 가면 백양사가 나온다.

◇ 강원 평창 상원사

산도 좋고, 절도 좋아라!

상원사 경내 모습.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에 있는 오대산국립공원 안에는 울창한 나무숲 속에 월정사와 상원사가 자리하고 있다. 사시사철 푸른 침엽수림에 둘러싸여 고즈넉한 아름다움을 띠는 월정사 앞으로는 맑고 시린 물에서 열목어가 헤엄치는 금강연이 빼어난 경관을 선보인다. 그러나 월정사는 규모도 크고 사람들로 붐벼 한적한 산사의 맛을 보기는 어렵다. 월정사에서 9km 정도 더 들어가면 오대산 비로봉으로 올라가는 중턱에 상원사가 있는데, 이곳이 훨씬 고즈넉한 멋이 난다.

월정사에서 계곡을 끼고 상원사로 가는 길은 양양까지 이어지는 446번 지방도로. 비포장도로인 데다, 월정사를 통과하는 차도 입장료를 내야 하는 탓에 다른 지방도로보다 차가 뜸해 걷기에 아주 좋다. 호젓한 도로와 계곡 사이에 나무가 유난히 빽빽하게 들어차 있는 모습도 이색적이다.
산도 좋고, 절도 좋아라!

고즈넉한 정취의 상원사 길.

쭉쭉 솟은 나무와 사방으로 가지를 뻗친 나무가 어우러진 풍경은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원시림을 보는 듯하다.

상원사로 올라가는 어귀에 큼지막한 돌을 층층이 쌓아 만든 돌계단도 이색적이다. 상원사 안에는 전통차를 파는 찻집인 ‘솔바람 차향기’도 있다. 찻집 앞에 만들어놓은 우물처럼 생긴 생수 터에서는 산에서 내려온 물이 분수처럼 퐁퐁 솟아오른다. 상원사에서 비로봉 정상까지는 3.3km. 오르는 데 2시간은 족히 걸리지만 힘들인 만큼 오대산의 절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보답이 주어진다.

반면 찻집 뒤편으로 나 있는 돌계단을 올라 좁은 산길을 따라 올라가면 고즈넉한 분위기의 적멸보궁이 있다. 적멸보궁은 부처님 진신사리를 봉안한 곳으로, 모든 바깥 경계에 마음의 흔들림이 없고 번뇌가 없는 보배스런 궁전이라는 뜻이다. 욕심과 성냄, 어리석음이 없으니 괴로울 것이 없는 부처님의 경지를 나타내는 곳으로, 한 번쯤 찾아볼 만하다.

찾아가는 길영동고속도로 진부 IC를 빠져나와 59번 국도를 타고 오대산 방면으로 가면 오대산국립공원이 보인다.



주간동아 2005.08.23 499호 (p88~89)

최미선/ 여행 칼럼니스트
다른호 더보기 목록 닫기
1241

제 1241호

2020.05.29

정대협 박물관 개관 당시 5억 원 행방 묘연, 윤미향은 그 무렵 아파트 현찰 매입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