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이직을 자주 한 직장인을 선호하지 않는 만큼 이직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사실 직장인들은 누구나 이런 고민을 한다. IMF 외환위기 이전에는 ‘회사 발전=나의 발전’이라는 인식 아래 회사에 충성을 하면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한 정년을 보장받는 평생직장 개념이었지만, 외환위기 이후엔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구조조정’으로 직장을 떠나는 동료들을 지켜봤기에 머릿속은 더 복잡해진다.
‘꼭 옮겨야 하나’ 묻고 또 물어라
경쟁력을 갖지 못하면 언제 밀려날지 모른다는 위기감 속에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이직은 늘 꼬리를 무는 물음표가 된다. 최근 직장인 145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1%가 ‘올 하반기에 이직 계획이 있다’고 답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다. 당장 이직하겠다는 생각보다는 ‘인재시장에서 나는 어느 정도 대우를 받을 수 있는지’ 평가를 받고 싶은 마음도 있다.
10월 대규모 공채 시즌이 끝나면 경력자 이직 시즌이 곧 다가온다. 올해 제대로 직장을 바꿔 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부터 챙겨보자. 이직을 하려면 옮기려는 회사 처지에서 나를 살펴봐야 한다. 직장인들의 이직 사유는 자신의 전문성을 가치로 인정받고,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 더 나은 대우를 받고 싶다는 게 대부분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기업은 인재를 볼 때 대리·과장급은 직무의 전문성을, 관리자급은 조직을 원만하게 이끌 화합형 리더십을 중시한다.
따라서 기업이 경력자를 채용할 때는 ‘이 사람이 우리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는가’(직무의 전문성), ‘장기근속할 사람인가’(인성·성실성)를 최우선으로 삼는다. 필자가 대표로 있는 서치펌 회사에 인재 채용을 의뢰하는 회사들 중에는 ‘3번 이상 이직자는 추천받지 않겠다’는 곳이 많다. 그러므로 경력자들은 이직을 최소화하는 게 좋다. 어쩔 수 없이 이직한다면 이번이 마지막 직장이라는 생각으로 임하고, 최대한 시행착오를 줄여야 한다. 잦은 이직은 직장생활의 수명을 단축한다.
그렇다면 이제 이직자들이 알아야 할 구체적인 전략을 살펴보자. 여기서 ‘전략’은 필자의 십수 년 경험과 기업체 이직 성공자들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했다.
[이직 전 고려사항]
정말로 회사 내에서 방법이 없는가
이직을 하고자 할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연봉에 대한 불만이나 회사 비전에 대한 고민, 열악한 근무환경, 상사 또는 동료와의 갈등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이 시기에는 이직의 원인을 회사에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혹은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했는지 생각해야 한다.
이직을 통해 무엇을 이룰 수 있는가
새로운 직장에 가더라도 또 다른 복병은 있게 마련이다. 이직을 통해 내가 얻을 수 있는 것도 있겠지만 잃는 것도 있으므로 무엇이 최선인지, 그리고 무엇을 이룰 수 있는지를 냉정히 생각해봐야 한다.
철저히 준비하라
자신의 전문성을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이력서, 경력기술서 작성에 시간을 투자하고 꼼꼼히 준비하라. 그리고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 떠나겠다고 결심을 했더라도 퇴사하는 날까지 맡은 업무와 동료들과의 인간관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최근 ‘평판조회’가 보편화하는 추세이고 그 기법 또한 과학적으로 전문화돼 있다. 공직자 청문회 정도는 아니지만 이직자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이뤄진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이직 때 고려사항]
이직 횟수를 최소화하라
이직 횟수가 많은 사람은 서류전형에 불리한 게 사실이다. 헤드헌터들도 3회 이상 잦은 이직자에 대해서는 더욱 세심히 체크하고, 설령 서류전형에서 합격해 면접까지 간다 해도 면접관들이 회사를 옮긴 사유를 꼬치꼬치 묻는다. 그 과정에서 면접자의 이직 사유가 연봉인지, 상사나 동료와의 갈등인지, 근무환경에 따른 불만인지를 파악하는데, 이때 명쾌한 답을 내놓지 못하면 결과는 뻔하다.
일관성을 유지하라
회사는 경력자의 전문성을 중시한다. 동일 업종의 동일 직무 경력자를 1순위 후보자로 본다. ‘지그재그’형 경력 관리는 선호 대상이 될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처지를 바꿔 생각해보라. 후보자가 기업 인사담당자라고 해도 지그재그형 인재를 채용하겠는가.
현실을 보지 말고 미래를 보라
우선의 금전적 이익보다는 안정성과 미래가치를 봐야 한다. 연봉도 이직의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되겠지만 새로운 회사가 성장동력을 갖고 있는 회사인지, 조직 내에서 자신의 역량을 맘껏 펼칠 수 있는지, 자신이 성장할 수 있는지도 중요한 요소다.
이력서와 경력기술서(직무 경력서)를 활용하라
경력자 채용 시 기업은 보통 이력서와 경력기술서를 요구한다. 이력서에선 지원자의 살아온 길을 본다. 따라서 이력서에 대한 관심은 크지 않다. 반면 경력기술서는 지원자의 상품가치(브랜드 가치)를 글로 표현하는 것이어서 기업에게는 채용의 가장 중요한 판단근거가 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경력기술서를 제대로 작성하지 못해 능력이 뛰어남에도 채용 문턱을 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경력기술서는 능력을 검증하는 자료인 만큼 구체적인 경험을 토대로 작성해야 한다. 자신의 전문성을 효과적으로 부각하는 자료이기 때문에 시간을 갖고 공들여 작성해야 한다. 여러 지원 서류 중 그 사람의 인성과 자세를 가늠해볼 수 있는 서류이기도 하다. 작성할 때는 단순 나열식보다 전 직장에서 수행한 프로젝트 경험과 프로젝트별 완수 방법, 자신의 역할 등을 솔직하면서도 구체적으로 기술한다. 특히 자신의 역할에 따른 매출 증가액 등 수치화할 수 있는 부문은 수치로 표현하는 것이 신뢰감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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