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구의 반지하 셋집에 갔습니다. 오후 2시밖에 안 됐는데 소년은 집에 있었습니다. 왜 학교에 안 갔느냐고 물으니 “학교는 내 적성에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대답했습니다. 검정고시를 볼 거냐고 했더니 “지금은 공부를 안 하고 있지만 내년쯤엔 시험에 붙지 않겠냐”고 심드렁하니 말합니다. 소년의 어머니는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얘는 하고 싶은 게 하나도 없는 애예요. 이젠 나도 포기했어요….”
강동구에 사는 청년도 그랬습니다. 정돈된 침대와 성능 좋아 뵈는 컴퓨터가 놓인 그의 방 여기저기엔 피우다 만 담배가 수북했습니다. 고등학교 중퇴 이후 서른두 살이 될 때까지 집에서 무위도식하고 있다는 그에게선 어떤 삶의 의지도 엿보이지 않았습니다. 노부모가 더 답답해했습니다. “일이라곤 도통 하려고 들질 않으니… 속이 바짝바짝 타요.”
광진구에 사는 50대 또한 대낮인데도 집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별다른 직업 없이 살다 보니 그 나이가 됐다는 그는 2년 전에 딴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활용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서울이 아니라 시골에 가서 일해야 하기 때문에 이도저도 못한답니다. 홀어머니가 암 수술을 받은 터라 돈벌이가 급한 형편인데도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 했습니다.
지난주 내내 한국판 ‘히키코모리’(‘틀어박히다’라는 뜻의 일본어 ‘히키코모루’의 명사형으로,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집 안에만 틀어박혀 사는 사람)들을 만나니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그들의 얼굴에서 ‘잉여인간’의 무력감과 지루함을 목도했습니다. 삶의 목적 없이 그저 허허롭게 세월을 보내는 그들을 보니 ‘살아간다는 게 뭔가’ ‘인간으로 태어나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의문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9월 현재 실업자는 90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만1000명이 늘어났다고 합니다. 제가 만난 ‘일할 의지가 없는 사람’은 실업률 통계에도 잡히지 않는다는 ‘투명인간’이니, 이들까지 합하면 그 수는 엄청날 겁니다. 19세가 되면 받아주는 곳이 없어 집에 ‘갇혀’ 있어야 한다는 지적장애인의 삶. 많은 非장애인도 그런 삶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강동구에 사는 청년도 그랬습니다. 정돈된 침대와 성능 좋아 뵈는 컴퓨터가 놓인 그의 방 여기저기엔 피우다 만 담배가 수북했습니다. 고등학교 중퇴 이후 서른두 살이 될 때까지 집에서 무위도식하고 있다는 그에게선 어떤 삶의 의지도 엿보이지 않았습니다. 노부모가 더 답답해했습니다. “일이라곤 도통 하려고 들질 않으니… 속이 바짝바짝 타요.”
광진구에 사는 50대 또한 대낮인데도 집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별다른 직업 없이 살다 보니 그 나이가 됐다는 그는 2년 전에 딴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활용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서울이 아니라 시골에 가서 일해야 하기 때문에 이도저도 못한답니다. 홀어머니가 암 수술을 받은 터라 돈벌이가 급한 형편인데도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 했습니다.
지난주 내내 한국판 ‘히키코모리’(‘틀어박히다’라는 뜻의 일본어 ‘히키코모루’의 명사형으로,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집 안에만 틀어박혀 사는 사람)들을 만나니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그들의 얼굴에서 ‘잉여인간’의 무력감과 지루함을 목도했습니다. 삶의 목적 없이 그저 허허롭게 세월을 보내는 그들을 보니 ‘살아간다는 게 뭔가’ ‘인간으로 태어나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의문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9월 현재 실업자는 90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만1000명이 늘어났다고 합니다. 제가 만난 ‘일할 의지가 없는 사람’은 실업률 통계에도 잡히지 않는다는 ‘투명인간’이니, 이들까지 합하면 그 수는 엄청날 겁니다. 19세가 되면 받아주는 곳이 없어 집에 ‘갇혀’ 있어야 한다는 지적장애인의 삶. 많은 非장애인도 그런 삶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