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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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끼 인간 X파일’

  • 편집장 김진수

    입력2008-07-29 13: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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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끼 인간 X파일’
    ‘김영삼 전 대통령, 배드민턴 치다 늑막염 걸려 혈흉(늑막 안에 혈액이 괸 상태)으로 수술’ ‘노무현 전 대통령, 충북 제천에 또 깜짝 출현’.

    올 여름 역대 대통령 일부의 근황입니다.

    여전히 노익장을 과시하는 김 전 대통령의 체력이나, 국가기록물 반환 문제를 놓고 청와대 측과 신경전을 벌이면서도 유유자적 머리 식히려 나들이에 나선 노 전 대통령의 여유가 그들보다 훨씬 동안(童顔)이면서도 ‘신체 나이’는 격무 탓에 그에 못 미칠 우리 시대 평범한 가장(家長)들은 가히 부러울 정도입니다.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압권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경우가 아닌가 싶습니다. 체력과 여유, 배짱 면에서 위의 두 사람보다 앞서면 앞섰지 결코 뒤지지 않을 그의 오버센스 때문입니다.

    그가 7월21일 서울 연희동 자택에서 취임 인사차 방문한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에게 했다는 말이 아주 걸작입니다.



    “지금 우리만 어려운 게 아니고, 유가 폭등으로 세계적인 재난이다. 곡가(穀價)도 오르는데 ‘하루 두 끼 먹기’ 운동을 하는 건 어떤가? 비만인 사람이나 여성들도 상당히 좋아할 것이다.”

    개그도 이만한 개그가 있을까요? 그가 ‘경제 살리기’를 위한 제안이랍시고 내놓은 이 말을 들으니 몇 년 전 KBS ‘폭소클럽’에서 인기를 얻었던 ‘마른 인간 연구 X파일’ 코너가 떠오릅니다. 전 전 대통령의 말을 그 코너식대로 패러디하자면 이렇지 않겠습니까?

    “과거 한 전직 대통령은 29만1000원만 갖고도 몇 년째 멀쩡한 영양상태를 유지했다고 한다.” “과거 한 전직 대통령이 안 낸 추징금만 제대로 거둬도 전국의 결식아동이 방학 때 먹을 점심을 수십 년치 해결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한다.”

    전 전 대통령이 진실로 하루에 몇 끼를 먹는지 참으로 궁금합니다.

    그는 나름의 아이디어(?)를 제시한 후 이러한 농담까지 덧붙였답니다. “백담사에서 2년을 수도하고 그다음 교도소에 가서 2년을 수도했더니, 웬만한 스님보다 내가 수도가 잘됐다.”

    도로아미타불!

    날씨, 참 덥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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