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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服裝五輪會(복장오륜회)

베이징올림픽에 모인 세계 패션브랜드들의 ‘한정판’ 승부 관전기

  • 김민경 주간동아 편집위원 holden@donga.com

    입력2008-07-29 17: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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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服裝五輪會(복장오륜회)
    “어쩌죠?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판다(Panda) 아이템이 인기 있을 것 같은데, 우리 브랜드 상징물은 팬더(Panther·흑표범)잖아요. 판다와 팬더. 이름도 비슷하고 흑표범이나 팬더나 블랙 · 화이트 컬러도 똑같은데, 표범털을 곰털이라고 우겨볼까요?”

    왜 안 되겠는가. 올림픽은 코앞으로 다가왔고, 다른 곳도 아닌 중국에서 열리는데 말이다. 한 패션브랜드의 홍보담당자가 마늘이라도 먹여 흑표범을 판다로 변신시키는 방법을 궁리 중인 동안 수많은 브랜드에서는 베이징올림픽을 모티프로 한 ‘한정판’ 상품을 선보이며 게임의 열기가 타오르기만 기다리고 있다. 마치 캐릭터로 진화한 듯 단순한 형태에 블랙 · 화이트의 럭셔리한 컬러를 가진 판다들이 여러 브랜드의 모델로 사랑받고 있음은 물론이다.

    드레스코드는 ‘붉은색’

    올림픽을 기념해 한정된 개수를 한정된 기간, 한정된 지역에서만 판매하는 올림픽 리미티드 에디션은 원래 공식 스폰서를 중심으로 생산되므로 스포츠 브랜드나 스포츠 음료들 사이의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치밀한 사전조사와 마케팅을 통한 맹훈련이 이뤄진 종목이 패션브랜드의 리미티드 에디션이다.

    1928년 암스테르담올림픽 이래 가장 오래된 공식 후원사가 된 코카콜라가 베이징올림픽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많은 나라’를 상대로 한 프로모션이라며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데 비해, 현재 최고의 럭셔리 소비 강국으로 떠오른 13억 중국인들의 마음에 쏙 드는 선물을 하려는 다국적 패션브랜드들의 구애는 뜨겁다 못해 노골적일 정도다.



    이미 애니메이션 ‘쿵푸 판다’로 만만찮은 내공의 중화사상을 보여준 판다와 신화적 오리엔탈리즘의 상징 용은 ‘좌청룡 우백곰’이 되어 베이징올림픽 리미티드 에디션에 영감을 불어넣었고, ‘붉은 수수밭’ ‘홍등’ 등 중국 5세대 감독들의 영화로 중국 문화의 상징이 된 ‘붉은색’은 올림픽의 드레스코드가 됐다. 오성홍기나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꽃 모란과 매화도 자주 등장하는 패턴 중 하나.

    무엇보다 숫자 8을 빼놓을 수 없다. ‘발복’ ‘발전’이라고 말할 때의 ‘발(發)’과 발음이 같은 숫자 ‘빠(8)’에 대한 중국인들의 편애는 거의 절대적이다. 8은 베이징올림픽 리미티드 에디션의 ‘기본’이다. 그런 의미에서 중국 베이징올림픽에서만 나올 수 있는 진짜 리미티드 에디션은 베이징올림픽의 개막식과 동의어가 된 ‘2008년 8월8일 8시8분8초’다. 대단한 ‘메이드 인 차이나’ 올림픽의 한정판이 아닌가.

    服裝五輪會(복장오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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