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최남진
요실금은 자기 의사와는 상관없이 소변이 나오는 질환이다. 중년 여성과 노년층에서 흔히 나타나며, 65세 이상 노인의 40~45%가 이 질환을 경험하고 있다. 최근에는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20, 30대 젊은 층도 스트레스로 인한 요실금 발병이 꾸준히 늘고 있다.
재채기를 하거나 크게 웃을 때, 무거운 물건을 들 때, 빠른 속도로 걷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 줄넘기를 할 때 자신도 모르게 소변을 지리거나 밤에 소변이 마려워 2회 이상 깬다면 요실금을 의심해야 한다. 또 소변을 보고 왔는데 금세 소변이 마렵거나 그 순간을 참지 못하고 옷에 지릴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증상으로 요실금 환자들은 물 한 모금도 마음 놓고 마시지 못한다. 또 어디를 가더라도 화장실부터 찾게 마련이다. 뿐만 아니라 뜻하지 않게 지리는 소변 때문에 불쾌한 냄새와 여러 위생상의 문제점으로 사회생활에 제약을 받는다.
문제는 이 같은 불편에도 환자들이 적극적으로 치료받기보다는 질환을 숨기는 데 급급하다는 점이다. 노인들의 경우 대부분 나이가 들면 어쩔 수 없이 생기는 노화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젊은 여성은 수치심 때문에 감추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요실금은 방치하면 일상생활이 힘들 수도 있으므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한의학에서는 요실금을 소변불금(小便不禁)이라 하여 폐와 비장, 신장의 기능장애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본다. 그중에서도 신장의 양기 부족과 허약함을 주된 원인으로 꼽는다. 또한 간장과 신장의 음기 부족, 신경과민, 스트레스로 인해 생길 수 있다. 기름진 음식과 매운 음식을 즐기는 사람은 방광에 습한 기운과 열이 쌓여 발생하기도 한다. 출산을 많이 한 주부의 경우 어혈(瘀血)이 원인일 수도 있다.
요실금 치료를 위해서는 개개인의 질환 발생원인과 체질에 따라 각기 다른 탕약을 처방한다. 신장이 약한 경우엔 신장의 기를 보하는 처방을, 방광의 습열(濕熱)이 원인일 때는 이를 없애주는 탕약을 처방한다. 출산 후 어혈이 원인일 때는 어혈을 풀면서 음기를 보하거나 간장의 뭉친 기운을 풀어주는 탕약을 처방한다.
<b>정주화</b> 율한의원 원장
탕약, 침 치료와 함께 좌훈요법(좌욕), 핫팩, 뜸, 마사지 등의 온열요법은 하복부에 따뜻한 기운을 돌게 해 더욱 빠른 증상 개선효과를 가져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