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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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흉한 피부 매끈하게 바꿔!

한방 생약연고 ‘신비고’ 효과 … 청소년·여성 말 못할 콤플렉스도 ‘훌훌’

  • 이윤진/ 건강전문 프리랜서 nestra@naver.com

    입력2006-03-13 10: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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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기 흉한 피부 매끈하게 바꿔!

    건선 환자를 진단하는 모습.

    피부에 붉은 반점이 나타나면서 만성이 되면 심한 가려움증을 동반하는 건선은 유럽이나 미국에선 ‘피부병’으로 통칭될 만큼 흔한 질환이다.

    초기엔 좁쌀만한 붉은 반점이 팔과 다리, 엉덩이, 가슴 등에 돋아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커져 5~6개월 정도 지나면 온몸으로 확산된다. 만성으로 진행되어 표피 각질이 하얗게 일어나면서 떨어지는 것을 ‘인설’이라고 하는데 두피에 인설이 생기면 비듬으로 오해받기도 하고, 손톱이나 발톱에 나타나면 회백색으로 변하면서 끝이 부서지기도 한다.

    건선은 환자를 생사의 기로에 놓이게 하거나 당장 치료하지 않으면 내부 장기에 문제를 일으킬 만큼 위험한 질병은 아니다. 하지만 표피가 떨어져나간 부위가 두껍게 변하거나 피가 나고 상처가 생겨 외관상 흉한 모습을 띠기 때문에 외모에 민감한 사춘기 청소년과 여성의 경우 콤플렉스를 느끼거나 대인기피 등 정신적 고통을 호소할 수 있다.

    건선은 급속한 산업발전과 더불어 환자 수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구식 식생활, 수면 부족, 과로, 스트레스, 환경오염, 소음 등 일상에서 접하는 여러 요인이 영향을 주는데, 10년 이상 고생했다는 환자가 많을 정도로 만성화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아직껏 근본적인 치료법이 알려지지 않아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가 적지 않다.

    피부 전문 한의원으로 알려진 신비고한의원(서울 강남구 대치동, 02-566-7519)에는 만성 건선 환자가 줄을 잇는다. 이 한의원 박재상(43) 원장은 “건선에서 해방되고자 하는 환자들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곳을 찾는다”고 전한다.



    건선의 근본 원인인 간과 폐 기능 강화에 초점

    박 원장에 따르면, 한방에서는 건선의 원인을 오장육부에서 찾는다. 건선은 심폐 기능과 간 기능이 저하되면서 발생하는데, 여기에 환자의 체질적 요인이 더해져 열성 건선과 한성 건선으로 증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이 중 열이 많은 체질에 간과 폐의 기능이 저하되어 나타나는 것이 열성 건선. 이는 과도한 열이 피부에 나쁜 영향을 주는 한편으로 간과 폐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함으로써 피부에 충분한 영양분이 전달되지 못해 생겨난다. 반면 체질적으로 냉한 사람은 혈액순환 장애를 일으키기 쉬운데, 이때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고 몸 안에 남아 있던 독소 물질들이 피부를 자극해서 생기는 것이 한성 건선이다. 따라서 한방에서의 건선 치료는 먼저 환자의 체질이 열성인지 한성인지를 진단한 다음 개개인의 증상에 맞는 한약을 처방하는 것으로 이뤄진다.

    박 원장은 “열성 건선이라면 열을 내려주고 간 기능이 회복될 수 있도록 한 다음 인진·율무·복령·황금 등으로 해열과 독소 배출을 돕는다. 한성 건선인 경우엔 심폐 기능을 촉진해 혈액순환이 원활하게끔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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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약을 복용할 때 유의할 점은 시각과 횟수를 제대로 지키는 것. 하지만 시간에 쫓기는 직장인들이 일일이 시각을 지켜 약을 중탕해서 먹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다. 이런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박 원장은 모든 약을 과립형이나 분말형으로 만든다.

    박 원장은 “한약을 먹으면 대부분의 환자가 1~2주 내에 피부가 좋아지기 시작하지만, 만약 장기간 양방 치료를 받아왔다면 몸 안에 쌓인 항생제로 인해 빠른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한 달 정도 간격을 두고 양약과 한약을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한다. 간혹 항생제를 끊은 뒤 나타나는 항생제 금단현상 때문에 피부 상태가 더 나빠질 수 있는데, 일정 기간이 흘러 금단현상이 사라지면 치료 효과를 확인할 수 있으니 신뢰를 갖고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박 원장이 건선을 치료할 때 사용하는 한방 연고의 이름은 ‘신비고.’ 환부의 가려움증을 개선하고 피부 재생을 유도해 건선을 근본 치유한다는 신비고의 역사는 조선 중기로 거슬러올라간다. 박 원장의 선친이자 한의사였던 고 박관용 의원이 스승에게서 전수받은 ‘숙종대왕 어의’의 비방에서 찾아낸 단서로부터 신비고의 역사가 시작된다는 것. 여기에 본초학 박사인 박 원장이 대학에서 연구한 본초학 이론을 더해 현재의 연고로 발전시켰다고 한다.

    박 원장은 “집안에 내려오는 처방을 발전시켜 만든 것이 신비고인데, 처음 개발을 시작한 15년 전과 달리 지금은 부작용이 전혀 없고 피부 재생에 탁월한 효과를 나타낸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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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상 원장.

    신비고의 원료는 금령자, 금우아, 산괴근, 아함초 등 생약. 이들 성분을 유분과 혼합해 피부에 부드럽게 도포될 수 있도록 만들었는데, 산괴근은 해열·해독·살충 효과가 있어 환부의 열을 내리고 독소를 배출해준다. 항염증 효과가 강한 아함초와 금우아는 소염제 구실을 하여 피부의 열상과 창상을 완화한다. 보습 효과를 지닌 금령자는 피부의 윤기를 더해준다고 한다.

    식이요법, 생활습관 개선 통해 재발 방지

    영화 홍보업체에 근무하는 김희원(가명·36) 씨는 10년 전부터 양쪽 발뒤꿈치가 심하게 갈라지면서 통증과 함께 피가 나는 증상으로 고생해왔다. 평소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많고 잦은 술자리로 다리가 쉴 날이 없는데, 갈라진 발뒤꿈치 때문에 스타킹을 신고 조금만 걸어도 뒤꿈치에 구멍이 나서 그동안 치마는 엄두도 내지 못했다는 것. 초기엔 단순한 굳은살로 착각해서 돌로 문질러보기도 하고, 전용 크림도 발라보는 등 주위에서 보고 들은 여러 방법들을 시도해봤지만 모두 실패한 뒤 5~6년 전부터는 피부과를 다녔다고 한다. 결국 그는 신비고한의원을 찾았다.

    박 원장은 김 씨에게 “평소 허리가 심하게 아프다고 했는데, 그로 인해 하체의 혈액순환이 나빠지면서 발에도 문제가 생겨 건선이 발병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한약 복용과 함께 신비고를 바르도록 권했다.

    김 씨는 약을 먹는 동안 일주일에 세 차례 침을 맞으며 환부의 변화를 살폈다. 그는 “처음 2~3일은 아무 증상도 나타나지 않아 초조했는데, 20일쯤 지나니 갈라지고 두껍게 변해 있던 각질이 한결 얇아졌다. 매일 2~3회 신비고를 발랐더니 발바닥이 매끄러워지고 통증도 점차 사라졌다”며 4개월 만에 치료를 끝낼 수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박 원장의 당부대로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식이요법을 행한 것도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박 원장에 따르면 음식물 섭취에만 주의해도 얼마든지 건선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한다. 몸의 열을 올릴 수 있는 인스턴트 식품과 매운 음식을 삼가고 커피, 담배, 술 등 자극성이 강한 기호식품을 멀리하라는 것. 이밖에 지방이 많이 든 식품이나 볶음, 튀김 등 기름을 이용한 조리법, 음식의 탄 부분을 피하면 건선에서 자유로운 생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평소 피부가 거칠고 건조한 사람들이 어떠한 계기를 통해 건선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 건성 피부나 노화된 피부라면 보습과 더불어 피부에 해를 줄 수 있는 생활습관을 고치는 등 관심을 갖고 피부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건선으로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전문의와 상담해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좋다.” 박 원장의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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