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1일 19대 총선은 의회 권력의 향배를 결정하는 동시에 12월 대선 판도를 가늠할 수 있는 풍향계와도 같다. 전국 245개 지역구 가운데 국민적 관심도가 높은 화제의 선거구 판세를 광역자치단체별로 총 6회에 걸쳐 살펴본다.
새누리당의 아성인 대구·경북 지역 총선 향배는 새누리당 공천 결과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8대 총선 때는 친박(친박근혜)계 인사가 한나라당 공천에서 낙천한 뒤 ‘친박연대’를 결성해 상당수가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그러나 19대 총선은 18대 때와는 정반대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에서 공천이 이뤄진다는 점 때문에 18대 총선에서 득세하던 친이(친이명박)계가 이번에는 낙천 위기에 몰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새누리당 공천 과정에서 친이계와 친박계의 갈등이 재현될 경우, 지역 기반이 탄탄한 무소속 후보가 유리해질 가능성도 크다.
대구 중·남구 ▷▶ 새누리당 공천이 곧 당선?
대구 중·남구에서는 2000년 이후 재선 국회의원도, 재선 자치단체장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런데 2010년 지방선거에서 중구청장과 남구청장이 재선에 성공해 “이번에는 재선 국회의원이 나올 차례”라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재선을 노리는 배영식(63) 새누리당 의원에 대한 도전이 거세다. 배 의원은 재정경제부 관료 출신으로 경제 전문가임을 내세워 “다시 한 번”을 외치지만 그동안 중·남구 자치단체장과의 갈등설이 불거지는 등 각종 구설이 끊이지 않은 탓에 민심이 그리 좋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쟁자들은 이런 틈을 노린다. 박영준(52) 전 지식경제부 제2차관, 남병직(55) 한국경제인연합회 이사장, 도건우(41) 전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등이 새누리당 공천을 두고 경쟁을 벌인다.
이상득 의원의 보좌관으로 출발해 이명박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했던 박영준 전 차관은 인지도 면에서 단연 앞선다는 평가를 받으며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 등의 공도 인정받는다. 하지만 씨앤케이인터네셔널(CNK) 주가조작 사건 연루 의혹과 SLS 그룹 향응 접대 같은 문제로 공천을 받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지역 정치권에서 나온다. 박 전 차관은 공천에서 탈락할 경우 무소속 출마도 불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도건우 전 수석연구원이 다크호스로 떠오른다. 경쟁자 중 최연소이면서 당이 추진하는 ‘변화와 쇄신’에 부합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편 대구 남구에서 태어나 40년 넘게 이곳에서 거주하며 사업체도 운영하는 남 이사장은 “서울 TK(대구·경북) 후보가 아니라 토종 TK 후보가 지역 발전의 적임자”라며 지역 표심을 다진다.
하지만 새누리당의 공천을 받는다고 해서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남구청장과 참여정부 시절 환경부 장관을 지낸 무소속 이재용(58) 예비후보가 버티기 때문이다. 이 지역의 ‘영원한 강자’로 부르는 그는 2002년과 2006년 대구시장 후보로 나서 20~30%의 지지율을 얻는 등 고정표를 확보했다는 평가다. 현재 단일화 작업이 원활하지 않아 야권후보가 난립하지만, 단일화에 성공하고 여권 성향의 후보가 공천 탈락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면 새누리당의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들 외에 새누리당 전석홍(56), 우경식(40), 서보성(43), 민주통합당 김동열(45), 창조한국당 김태훈(32), 무소속 김상인(54) 예비후보가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대구 수성을 ▷▶ 친이vs친박 누가 공천 티켓 따내나
대구 수성을은 새누리당의 ‘텃밭 중 텃밭’으로 불린다. 새누리당의 인기가 예전만 못한데도 여전히 많은 후보자가 새누리당 공천만 바라는 이유다.
현재 새누리당은 주호영(52) 현역의원과 김형렬(53) 전 수성구청장, 그리고 이노수(53) 전 대구방송(TBC) 사장이 3파전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야권 통합후보로 나선 민주통합당 남칠우(53) 예비후보가 벼른다.
관심은 새누리당 공천 결과다. 이 지역은 친이(친이명박)계와 친박(친박근혜)계 후보가 각각 공천을 신청해 공천 결과에 따라 계파 갈등이 불거질 개연성도 없지 않다. 주호영 의원은 친이계로 현 정부 들어 초대 특임장관과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를 지냈다. 김형렬 전 구청장은 대구의 대표적인 친박계 정치인으로, 지난 지방선거 당시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 등 친박계 인사의 응원을 받았다.
최근 친이계 좌장으로 불리는 이재오 의원의 공천이 확정되면서 주 의원이 불리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의원에게 공천을 준 만큼 다른 지역 친이계 현역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하더라도 친이계 쪽에서 ‘공천학살’이라고 주장할 명분이 약하기 때문이다. 3선 도전에 나서는 주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신임을 바탕으로 첨단의료복합단지 지정 등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대구를 대표할 정치인이 필요하다”며 주 의원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현 정부 들어 의원 자신은 승승장구하고 지역구는 제대로 챙기지 않았다”는 반감도 만만찮다. 주 의원에게 도전장을 내민 김형렬 전 구청장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38%의 득표율을 기록하는 등 지지기반이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노수 전 사장의 도전도 거세다. 그는 1997년 외환위기와 1998년 모기업 부도 등으로 위기에 처한 회사를 흑자로 전환시킨 전문 경영인이다.
야권에서는 18대 총선을 제외하고 네 번째 도전에 나서는 남칠우 예비후보가 “지방분권화와 국가균형발전정책 확립으로 대구를 살리겠다”며 새누리당 후보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는 박철언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이 밖에 일본 NHK 한국지국 외신기자 출신인 김일부(52·새누리당), 대구시의원 출신인 정기조(52·무소속), 수성구의원 출신인 최경훈(58·친박연합) 예비후보와 이원기(48·무소속) 예비후보가 표밭을 누빈다.
대구 달성 ▷▶ ‘포스트 박근혜’ 경선으로 후보 선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무주공산(無主空山)이 된 지역이다. 박 비대위원장의 불출마를 예상한 예비후보가 일찌감치 ‘포스트 박근혜’를 노리고 표심 다지기에 나섰다. 현재 새누리당 공천을 신청한 예비후보는 구성재(52) 전 조선일보 대구취재본부장, 이종진(62) 전 달성군수, 이재희(57) 전 국가정보원 경기도지부장 등 3명이다.
박 비대위원장의 불출마 선언 이후 달성에서는 전략 공천 가능성을 예측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박 비대위원장이 특정 후보를 낙점했다는 의혹을 살 수 있고, 낙하산 공천 논란이 일 수도 있어 지금은 얘기가 쏙 들어간 상태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박 비대위원장의 지역구라는 상징성이 강해 경선으로 후보를 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 비대위원장은 중립을 지키고 지역민의 지지를 받는 후보를 선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구성재 전 본부장은 지난해 12월 15일 새누리당 예비후보 중 가장 먼저 등록하고 표밭을 누비고 있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경북도지사와 내무부 장관을 지낸 구자춘 씨의 아들이라는 것이 강점으로 작용한다.
박 비대위원장의 불출마 선언 이후 선거전에 뛰어든 이종진 전 군수도 주목 대상이다. 박경호 전 군수의 뒤를 이어 새누리당 달성군 당원협의회 수석부위원장을 맡아 달성지역 새누리당 조직을 실질적으로 이끌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새누리당 공천을 두고 구 전 본부장과 이 전 군수 2파전이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야권에서는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 인사수석실 인사비서관을 지낸 김진향(43) 민주통합당 달성위원장과 민주노총 대구본부장 출신으로 지역 노동운동에 투신한 정우달(50) 전 민주노동당 대구시당 노동위원장, 김상규(51·무소속) (주)신화엔터프라이즈아시아 대표도 표밭을 누빈다.
일부에서는 달성지역에 젊은 유권자 층이 많이 유입됐고, 지난 지방선거 당시 박 비대위원장이 지원 유세에 나섰음에도 무소속 후보가 군수에 당선된 점을 들어 야권후보가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하지만 박 비대위원장 대통령 만들기 바람 탓에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노인호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포항 북구 ▷▶ 4선 인물론이냐 물갈이냐
3선의 이병석(60) 의원은 새누리당 공천을 받는 여정부터 험난한 처지다. 지역 유권자의 피로감이 어느 때보다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시간이 갈수록 ‘이제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고향인 흥해읍이 속해서인지 출마자 대부분이 이 대통령과 인연이 깊은 것도 특징이다. 이병석 의원은 국회 국토해양위원장을 거쳤고, 김철문(59) 예비후보는 국토해양부 4대강 살리기 사업국장, 이상곤(48) 예비후보는 청와대 행정관과 농촌정보문화센터 소장을 역임했다. 이상휘(49) 예비후보는 전 청와대 춘추관장과 홍보기획비서관을 지내면서 이 대통령을 도왔다.
이병석 의원은 “영일만항 확장 건설과 철도 동해중부선, KTX 포항 개통 등 지역 현안 마무리를 위해 4선 중진의원이 필요하다”며 지지를 호소한다. 내년에 이명박 정권이 끝나더라도 벌여놓은 사업을 잘 마무리할 적임자는 자신이라고 주장한다. 인접 지역구에서 6선을 기록한 이상득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이상 자신이 그 공백을 메워 지역 발전을 이끌어야 한다는 논리다. 이 의원은 출마 기자회견에서 “대통령 퇴임 후 불어올 새로운 정치적 난관에 맞서는 방패 구실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강조했다.
공천에 뛰어든 예비후보는 대부분 정치 신인이다. 경쟁력 있는 인물이 많이 나왔다는 평가다. 이들은 이병석 의원이 지역구와 제대로 소통하지 않았다며 ‘물갈이’ 여론을 펴는 한편 ‘개혁’과 ‘도전’을 무기로 세몰이 중이다. 판세는 분명 이 의원에게 유리하지 않은 편이다.
노태형(50) 변호사와 새누리당 북구지구당 사무국장으로 이 의원을 보좌했던 최기복(56) 대구경북자유구역조합회 대표위원은 ‘친박’을 표방하며 공천 경쟁에 뛰어들었다. 노 예비후보는 18년간 포항에서 변호사로 활동한 것이 강점이다. 최 예비후보는 서청원 전 미래희망연대 대표가 이끄는 청산회 부회장으로서 다양한 사회활동을 한 것이 강점이다.
야권은 최근 민주통합당 공천을 따낸 오중기(45) 예비후보와 통합진보당 유성찬(48) 전 환경관리공단 관리이사가 출사표를 던졌다. 오 예비후보는 “서민, 노동자, 농어민, 중산층을 포함한 99% 국민을 위해 민주통합당의 젊은 심장으로 새누리당에 맞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포항 남·울릉 ▷▶ 전략 공천 기준 벌써부터 시끌
포항 남·울릉 선거구는 새누리당이 전략 공천 지역으로 선정하면서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당초 ‘포스트 이상득’을 노리는 지역 인사가 경쟁적으로 공천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 의원 불출마 선언 후에는 그의 지원이 곧 당선이라는 생각에 저마다 정치적, 인간적 인연을 내세우며 이 의원을 향한 구애작전을 펼쳤다. 그러나 지역에서는 정계 은퇴를 선언한 이 의원이 특정 인물을 지지하는 무리수는 두지 않으리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결국 전략 공천 지역이 되면서 예비후보들은 정보력을 총동원해 중앙당 상황 파악에 힘을 쏟는 실정이다. 애초 공천 경쟁에 뛰어든 예비후보는 김순견(53) 전 한나라당 중앙당 부대변인, 김형태(60) 전 KBS 국장, 정장식(62) 전 포항시장, 이상천(63) 전 경북도의회 의장, 노선희(53) (주)씨알텍 대표이사 등 5명. 전략 공천 지역으로 분류되면서 유일한 여성인 노 예비후보 쪽으로 여론이 기운다는 소문이 무성한 가운데 전략 공천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벌써 공천 기준에 대한 불만이 나오는 실정이다. 여론조사와 공천에서 배제된 예비후보가 중앙당을 상대로 반발할 조짐을 보인다.
무소속으로 예비후보에 등록한 박명재(65)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새누리당 공천이 어려울 경우 무소속으로라도 출마한다는 계획이다. 2006년 지방선거 때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경북도지사선거에 출마한 경력이 걸림돌로 작용해 입당이 어려워진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추호의 흔들림 없이 무소속으로 선거를 완주해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통합당 허대만(43) 예비후보는 얼마 전 당 공천을 받았다.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지역에서 야당을 지켜온 그는 “새누리당 일색인 지역정치 현실을 타파해야만 포항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다”며 “지역 현안 사업이 정권 교체와 관계없이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추진될 수 있는 정치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경주 ▷▶ 현역 vs 전 의원 재대결 벌어지나
‘현역 정수성 국의의원 수성이냐, 정종복 전 의원의 설욕이냐.’ 경북 경주 총선은 두 인물의 재대결로 관심을 모은다. 하지만 공방이 너무 과한 탓일까. 민심은 이들 예비후보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 자신의 주장만 내세운 나머지 정작 챙겨야 할 지역 현안을 등한시했다는 게 주된 이유다. 특히 정수성(66) 의원의 의정활동을 나무라는 유권자가 적지 않아 그의 ‘수성’이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유권자들은 참신한 인물이 등장해 경주 발전을 이끌어주길 내심 바란다.
경주는 지역 특성상 도심과 동경주의 여론이 판이하게 다르다. 최근까지 논란을 빚은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도심 이전 문제가 그 핵심이다. 얼마 전까지도 예비후보들이 이 문제에 대해 어떤 의견을 표명하느냐에 따라 여론조사 결과가 다르게 나왔다. 지금도 여파가 남아 있다. 지역 연령대가 많이 다른 것도 판세에 영향을 미친다. 도심에는 아무래도 20~30대 젊은 층이 많고, 동경주 쪽에는 주로 40~60대가 분포한다. 후보마다 지역별로 지지율이 다르게 나오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선거에 뛰어든 예비후보는 모두 8명. 김석기(58) 전 오사카 총영사, 김진영(54) 국회 입법정책연구회 선임연구원, 손동진(56) 전 동국대 경주캠퍼스 총장, 신중목(61) 전 한국관광협회 회장, 박진철(39) 변호사, 정수성 현역의원, 정종복(62) 새누리당 경주시 당협위원장, 이광춘(43) 통합진보당 경주시위원회 위원장 등이다.
후보가 많은 것은 그만큼 교체 여론이 많다는 의미라는 게 지역 정치권의 분석이다. 그러나 속단하긴 어렵다. 경주는 공천 결과에 따라 민심이 움직이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이 공천에 앞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후보들이 오차 범위 내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후보 선거캠프에는 2차 여론조사는 물론, 최종 경선까지 갈 수도 있다고 예측한다. 이 때문에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유권자에게 흘리는 등 과열, 혼탁한 비방전 양상도 나타난다.
재선에 도전하는 정수성 의원이 일단 근소한 차로 앞서간다는 게 현지 판단이다. 김석기 예비후보는 얼굴 알리기에 부지런히 노력한 결과, 여론 지지세가 상승 추세라고 분석했다. 정종복 의원은 두 번의 선거 패배가 약이 됐다며 재기를 노린다. 손동진 예비후보는 자신이야말로 침체된 지역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적임자라며 지지를 호소하고, 지역 유일 야당후보인 통합진보당 이광춘 예비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1%의 특권과 독점의 기득권 체제를 타파하고 99% 국민의 행복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문경·예천 ▷▶ 예천 표의 향배가 승부 분수령
문경·예천 선거구는 대구 경북에서 유일하게 시장 보궐선거도 함께 치러지는 곳이다. 신현국(60) 문경시장이 기초자치단체장의 한계가 느껴진다며 총선에 출마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예천 표의 향배가 승부처가 되리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인물은 모두 6명. 새누리당 공천 경쟁이 뜨겁다.
이한성(55) 현역의원은 재선을 노린다. 상주지법원장을 지낸 홍성칠(54) 변호사와 김수철(63) 풍천실업대표, 신현국 전 문경시장, 신영국(69) 문경대 총장 등이 새누리당 공천을 바라고 있다.
먼저 이한성 의원이 재공천을 받을지가 관심을 모은다. 시장을 중도 사퇴하고 선거에 뛰어든 신 전 시장이 얼마나 선전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이 의원과 홍성칠 변호사의 판검사 출신 공천 재대결에서 민심이 어디로 향할지도 관심거리다. 국회의원 후보와 시장 후보 짝짓기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만약 성사된다면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게 지역 여론이다. 이처럼 모든 상황이 복잡하게 얽혀 선거 결과를 섣불리 예단하기 힘든 실정이다.
특히 후보 간 진흙탕 싸움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가 오히려 새로운 인물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도 각 예비후보가 신경을 곤두세우는 대목이다. 이 의원과 신 전 시장의 불편한 관계 탓에 현안이 뒷전으로 밀려났다는 것은 지역민 누구나 아는 사실. 이런 사정 때문에 출마자 모두 정치 생명을 걸고 격전을 치를 태세다.
이한성 의원은 크고 작은 현안을 해결한 점을 감안해 지지도가 높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친박계인 그를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민이 여전히 선호한다는 판단이다. 재선을 통해 지역 발전을 이어가야 한다는 점을 내세워 표를 호소한다. 신 전 시장은 단체장 재선이라는 장점을 기반으로 승리를 자신한다. 국군체육부대와 세계군인올림픽 유치 같은 성과는 지지세에 힘을 싣는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신 전 시장의 응원을 받았으나 이번엔 홀로서기에 나선 김수철 예비후보는 친형인 김수남 전 예천군수의 지원이 얼마나 효과를 발휘하느냐가 관건이다.
3선 의원 출신의 신영국 예비후보는 “원칙을 중시하고 청렴결백과 능력이 검증된 사람의 열정이 새누리당의 쇄신에 필요하다”며 공천을 자신한다. 홍성칠 예비후보는 “정치 싸움에 민심이 나눠진 지역을 확 바꾸겠다”며 “지역 갈등을 넘어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는 후보는 자신뿐”이라고 주장한다.
유일한 야권인 민주통합당 최영록(47) 예비후보는 “여권후보 간 갈등과 경쟁이 과열되면서 여론이 조금씩 기존 정치에서 등을 돌리고 있다”며 “남은 선거 기간에 최선을 다한다면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장영훈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새누리당의 아성인 대구·경북 지역 총선 향배는 새누리당 공천 결과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8대 총선 때는 친박(친박근혜)계 인사가 한나라당 공천에서 낙천한 뒤 ‘친박연대’를 결성해 상당수가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그러나 19대 총선은 18대 때와는 정반대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에서 공천이 이뤄진다는 점 때문에 18대 총선에서 득세하던 친이(친이명박)계가 이번에는 낙천 위기에 몰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새누리당 공천 과정에서 친이계와 친박계의 갈등이 재현될 경우, 지역 기반이 탄탄한 무소속 후보가 유리해질 가능성도 크다.
대구 중·남구 ▷▶ 새누리당 공천이 곧 당선?
대구 중·남구에서는 2000년 이후 재선 국회의원도, 재선 자치단체장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런데 2010년 지방선거에서 중구청장과 남구청장이 재선에 성공해 “이번에는 재선 국회의원이 나올 차례”라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재선을 노리는 배영식(63) 새누리당 의원에 대한 도전이 거세다. 배 의원은 재정경제부 관료 출신으로 경제 전문가임을 내세워 “다시 한 번”을 외치지만 그동안 중·남구 자치단체장과의 갈등설이 불거지는 등 각종 구설이 끊이지 않은 탓에 민심이 그리 좋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쟁자들은 이런 틈을 노린다. 박영준(52) 전 지식경제부 제2차관, 남병직(55) 한국경제인연합회 이사장, 도건우(41) 전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등이 새누리당 공천을 두고 경쟁을 벌인다.
이상득 의원의 보좌관으로 출발해 이명박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했던 박영준 전 차관은 인지도 면에서 단연 앞선다는 평가를 받으며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 등의 공도 인정받는다. 하지만 씨앤케이인터네셔널(CNK) 주가조작 사건 연루 의혹과 SLS 그룹 향응 접대 같은 문제로 공천을 받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지역 정치권에서 나온다. 박 전 차관은 공천에서 탈락할 경우 무소속 출마도 불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도건우 전 수석연구원이 다크호스로 떠오른다. 경쟁자 중 최연소이면서 당이 추진하는 ‘변화와 쇄신’에 부합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편 대구 남구에서 태어나 40년 넘게 이곳에서 거주하며 사업체도 운영하는 남 이사장은 “서울 TK(대구·경북) 후보가 아니라 토종 TK 후보가 지역 발전의 적임자”라며 지역 표심을 다진다.
하지만 새누리당의 공천을 받는다고 해서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남구청장과 참여정부 시절 환경부 장관을 지낸 무소속 이재용(58) 예비후보가 버티기 때문이다. 이 지역의 ‘영원한 강자’로 부르는 그는 2002년과 2006년 대구시장 후보로 나서 20~30%의 지지율을 얻는 등 고정표를 확보했다는 평가다. 현재 단일화 작업이 원활하지 않아 야권후보가 난립하지만, 단일화에 성공하고 여권 성향의 후보가 공천 탈락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면 새누리당의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들 외에 새누리당 전석홍(56), 우경식(40), 서보성(43), 민주통합당 김동열(45), 창조한국당 김태훈(32), 무소속 김상인(54) 예비후보가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대구 수성을 ▷▶ 친이vs친박 누가 공천 티켓 따내나
대구 수성을은 새누리당의 ‘텃밭 중 텃밭’으로 불린다. 새누리당의 인기가 예전만 못한데도 여전히 많은 후보자가 새누리당 공천만 바라는 이유다.
현재 새누리당은 주호영(52) 현역의원과 김형렬(53) 전 수성구청장, 그리고 이노수(53) 전 대구방송(TBC) 사장이 3파전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야권 통합후보로 나선 민주통합당 남칠우(53) 예비후보가 벼른다.
관심은 새누리당 공천 결과다. 이 지역은 친이(친이명박)계와 친박(친박근혜)계 후보가 각각 공천을 신청해 공천 결과에 따라 계파 갈등이 불거질 개연성도 없지 않다. 주호영 의원은 친이계로 현 정부 들어 초대 특임장관과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를 지냈다. 김형렬 전 구청장은 대구의 대표적인 친박계 정치인으로, 지난 지방선거 당시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 등 친박계 인사의 응원을 받았다.
최근 친이계 좌장으로 불리는 이재오 의원의 공천이 확정되면서 주 의원이 불리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의원에게 공천을 준 만큼 다른 지역 친이계 현역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하더라도 친이계 쪽에서 ‘공천학살’이라고 주장할 명분이 약하기 때문이다. 3선 도전에 나서는 주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신임을 바탕으로 첨단의료복합단지 지정 등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대구를 대표할 정치인이 필요하다”며 주 의원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현 정부 들어 의원 자신은 승승장구하고 지역구는 제대로 챙기지 않았다”는 반감도 만만찮다. 주 의원에게 도전장을 내민 김형렬 전 구청장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38%의 득표율을 기록하는 등 지지기반이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노수 전 사장의 도전도 거세다. 그는 1997년 외환위기와 1998년 모기업 부도 등으로 위기에 처한 회사를 흑자로 전환시킨 전문 경영인이다.
야권에서는 18대 총선을 제외하고 네 번째 도전에 나서는 남칠우 예비후보가 “지방분권화와 국가균형발전정책 확립으로 대구를 살리겠다”며 새누리당 후보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는 박철언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이 밖에 일본 NHK 한국지국 외신기자 출신인 김일부(52·새누리당), 대구시의원 출신인 정기조(52·무소속), 수성구의원 출신인 최경훈(58·친박연합) 예비후보와 이원기(48·무소속) 예비후보가 표밭을 누빈다.
대구 달성 ▷▶ ‘포스트 박근혜’ 경선으로 후보 선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무주공산(無主空山)이 된 지역이다. 박 비대위원장의 불출마를 예상한 예비후보가 일찌감치 ‘포스트 박근혜’를 노리고 표심 다지기에 나섰다. 현재 새누리당 공천을 신청한 예비후보는 구성재(52) 전 조선일보 대구취재본부장, 이종진(62) 전 달성군수, 이재희(57) 전 국가정보원 경기도지부장 등 3명이다.
박 비대위원장의 불출마 선언 이후 달성에서는 전략 공천 가능성을 예측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박 비대위원장이 특정 후보를 낙점했다는 의혹을 살 수 있고, 낙하산 공천 논란이 일 수도 있어 지금은 얘기가 쏙 들어간 상태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박 비대위원장의 지역구라는 상징성이 강해 경선으로 후보를 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 비대위원장은 중립을 지키고 지역민의 지지를 받는 후보를 선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구성재 전 본부장은 지난해 12월 15일 새누리당 예비후보 중 가장 먼저 등록하고 표밭을 누비고 있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경북도지사와 내무부 장관을 지낸 구자춘 씨의 아들이라는 것이 강점으로 작용한다.
박 비대위원장의 불출마 선언 이후 선거전에 뛰어든 이종진 전 군수도 주목 대상이다. 박경호 전 군수의 뒤를 이어 새누리당 달성군 당원협의회 수석부위원장을 맡아 달성지역 새누리당 조직을 실질적으로 이끌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새누리당 공천을 두고 구 전 본부장과 이 전 군수 2파전이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야권에서는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 인사수석실 인사비서관을 지낸 김진향(43) 민주통합당 달성위원장과 민주노총 대구본부장 출신으로 지역 노동운동에 투신한 정우달(50) 전 민주노동당 대구시당 노동위원장, 김상규(51·무소속) (주)신화엔터프라이즈아시아 대표도 표밭을 누빈다.
일부에서는 달성지역에 젊은 유권자 층이 많이 유입됐고, 지난 지방선거 당시 박 비대위원장이 지원 유세에 나섰음에도 무소속 후보가 군수에 당선된 점을 들어 야권후보가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하지만 박 비대위원장 대통령 만들기 바람 탓에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노인호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포항 북구 ▷▶ 4선 인물론이냐 물갈이냐
3선의 이병석(60) 의원은 새누리당 공천을 받는 여정부터 험난한 처지다. 지역 유권자의 피로감이 어느 때보다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시간이 갈수록 ‘이제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고향인 흥해읍이 속해서인지 출마자 대부분이 이 대통령과 인연이 깊은 것도 특징이다. 이병석 의원은 국회 국토해양위원장을 거쳤고, 김철문(59) 예비후보는 국토해양부 4대강 살리기 사업국장, 이상곤(48) 예비후보는 청와대 행정관과 농촌정보문화센터 소장을 역임했다. 이상휘(49) 예비후보는 전 청와대 춘추관장과 홍보기획비서관을 지내면서 이 대통령을 도왔다.
이병석 의원은 “영일만항 확장 건설과 철도 동해중부선, KTX 포항 개통 등 지역 현안 마무리를 위해 4선 중진의원이 필요하다”며 지지를 호소한다. 내년에 이명박 정권이 끝나더라도 벌여놓은 사업을 잘 마무리할 적임자는 자신이라고 주장한다. 인접 지역구에서 6선을 기록한 이상득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이상 자신이 그 공백을 메워 지역 발전을 이끌어야 한다는 논리다. 이 의원은 출마 기자회견에서 “대통령 퇴임 후 불어올 새로운 정치적 난관에 맞서는 방패 구실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강조했다.
공천에 뛰어든 예비후보는 대부분 정치 신인이다. 경쟁력 있는 인물이 많이 나왔다는 평가다. 이들은 이병석 의원이 지역구와 제대로 소통하지 않았다며 ‘물갈이’ 여론을 펴는 한편 ‘개혁’과 ‘도전’을 무기로 세몰이 중이다. 판세는 분명 이 의원에게 유리하지 않은 편이다.
노태형(50) 변호사와 새누리당 북구지구당 사무국장으로 이 의원을 보좌했던 최기복(56) 대구경북자유구역조합회 대표위원은 ‘친박’을 표방하며 공천 경쟁에 뛰어들었다. 노 예비후보는 18년간 포항에서 변호사로 활동한 것이 강점이다. 최 예비후보는 서청원 전 미래희망연대 대표가 이끄는 청산회 부회장으로서 다양한 사회활동을 한 것이 강점이다.
야권은 최근 민주통합당 공천을 따낸 오중기(45) 예비후보와 통합진보당 유성찬(48) 전 환경관리공단 관리이사가 출사표를 던졌다. 오 예비후보는 “서민, 노동자, 농어민, 중산층을 포함한 99% 국민을 위해 민주통합당의 젊은 심장으로 새누리당에 맞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포항 남·울릉 ▷▶ 전략 공천 기준 벌써부터 시끌
포항 남·울릉 선거구는 새누리당이 전략 공천 지역으로 선정하면서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당초 ‘포스트 이상득’을 노리는 지역 인사가 경쟁적으로 공천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 의원 불출마 선언 후에는 그의 지원이 곧 당선이라는 생각에 저마다 정치적, 인간적 인연을 내세우며 이 의원을 향한 구애작전을 펼쳤다. 그러나 지역에서는 정계 은퇴를 선언한 이 의원이 특정 인물을 지지하는 무리수는 두지 않으리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결국 전략 공천 지역이 되면서 예비후보들은 정보력을 총동원해 중앙당 상황 파악에 힘을 쏟는 실정이다. 애초 공천 경쟁에 뛰어든 예비후보는 김순견(53) 전 한나라당 중앙당 부대변인, 김형태(60) 전 KBS 국장, 정장식(62) 전 포항시장, 이상천(63) 전 경북도의회 의장, 노선희(53) (주)씨알텍 대표이사 등 5명. 전략 공천 지역으로 분류되면서 유일한 여성인 노 예비후보 쪽으로 여론이 기운다는 소문이 무성한 가운데 전략 공천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벌써 공천 기준에 대한 불만이 나오는 실정이다. 여론조사와 공천에서 배제된 예비후보가 중앙당을 상대로 반발할 조짐을 보인다.
무소속으로 예비후보에 등록한 박명재(65)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새누리당 공천이 어려울 경우 무소속으로라도 출마한다는 계획이다. 2006년 지방선거 때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경북도지사선거에 출마한 경력이 걸림돌로 작용해 입당이 어려워진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추호의 흔들림 없이 무소속으로 선거를 완주해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통합당 허대만(43) 예비후보는 얼마 전 당 공천을 받았다.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지역에서 야당을 지켜온 그는 “새누리당 일색인 지역정치 현실을 타파해야만 포항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다”며 “지역 현안 사업이 정권 교체와 관계없이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추진될 수 있는 정치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경주 ▷▶ 현역 vs 전 의원 재대결 벌어지나
‘현역 정수성 국의의원 수성이냐, 정종복 전 의원의 설욕이냐.’ 경북 경주 총선은 두 인물의 재대결로 관심을 모은다. 하지만 공방이 너무 과한 탓일까. 민심은 이들 예비후보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 자신의 주장만 내세운 나머지 정작 챙겨야 할 지역 현안을 등한시했다는 게 주된 이유다. 특히 정수성(66) 의원의 의정활동을 나무라는 유권자가 적지 않아 그의 ‘수성’이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유권자들은 참신한 인물이 등장해 경주 발전을 이끌어주길 내심 바란다.
경주는 지역 특성상 도심과 동경주의 여론이 판이하게 다르다. 최근까지 논란을 빚은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도심 이전 문제가 그 핵심이다. 얼마 전까지도 예비후보들이 이 문제에 대해 어떤 의견을 표명하느냐에 따라 여론조사 결과가 다르게 나왔다. 지금도 여파가 남아 있다. 지역 연령대가 많이 다른 것도 판세에 영향을 미친다. 도심에는 아무래도 20~30대 젊은 층이 많고, 동경주 쪽에는 주로 40~60대가 분포한다. 후보마다 지역별로 지지율이 다르게 나오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선거에 뛰어든 예비후보는 모두 8명. 김석기(58) 전 오사카 총영사, 김진영(54) 국회 입법정책연구회 선임연구원, 손동진(56) 전 동국대 경주캠퍼스 총장, 신중목(61) 전 한국관광협회 회장, 박진철(39) 변호사, 정수성 현역의원, 정종복(62) 새누리당 경주시 당협위원장, 이광춘(43) 통합진보당 경주시위원회 위원장 등이다.
후보가 많은 것은 그만큼 교체 여론이 많다는 의미라는 게 지역 정치권의 분석이다. 그러나 속단하긴 어렵다. 경주는 공천 결과에 따라 민심이 움직이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이 공천에 앞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후보들이 오차 범위 내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후보 선거캠프에는 2차 여론조사는 물론, 최종 경선까지 갈 수도 있다고 예측한다. 이 때문에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유권자에게 흘리는 등 과열, 혼탁한 비방전 양상도 나타난다.
재선에 도전하는 정수성 의원이 일단 근소한 차로 앞서간다는 게 현지 판단이다. 김석기 예비후보는 얼굴 알리기에 부지런히 노력한 결과, 여론 지지세가 상승 추세라고 분석했다. 정종복 의원은 두 번의 선거 패배가 약이 됐다며 재기를 노린다. 손동진 예비후보는 자신이야말로 침체된 지역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적임자라며 지지를 호소하고, 지역 유일 야당후보인 통합진보당 이광춘 예비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1%의 특권과 독점의 기득권 체제를 타파하고 99% 국민의 행복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문경·예천 ▷▶ 예천 표의 향배가 승부 분수령
문경·예천 선거구는 대구 경북에서 유일하게 시장 보궐선거도 함께 치러지는 곳이다. 신현국(60) 문경시장이 기초자치단체장의 한계가 느껴진다며 총선에 출마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예천 표의 향배가 승부처가 되리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인물은 모두 6명. 새누리당 공천 경쟁이 뜨겁다.
이한성(55) 현역의원은 재선을 노린다. 상주지법원장을 지낸 홍성칠(54) 변호사와 김수철(63) 풍천실업대표, 신현국 전 문경시장, 신영국(69) 문경대 총장 등이 새누리당 공천을 바라고 있다.
먼저 이한성 의원이 재공천을 받을지가 관심을 모은다. 시장을 중도 사퇴하고 선거에 뛰어든 신 전 시장이 얼마나 선전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이 의원과 홍성칠 변호사의 판검사 출신 공천 재대결에서 민심이 어디로 향할지도 관심거리다. 국회의원 후보와 시장 후보 짝짓기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만약 성사된다면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게 지역 여론이다. 이처럼 모든 상황이 복잡하게 얽혀 선거 결과를 섣불리 예단하기 힘든 실정이다.
특히 후보 간 진흙탕 싸움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가 오히려 새로운 인물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도 각 예비후보가 신경을 곤두세우는 대목이다. 이 의원과 신 전 시장의 불편한 관계 탓에 현안이 뒷전으로 밀려났다는 것은 지역민 누구나 아는 사실. 이런 사정 때문에 출마자 모두 정치 생명을 걸고 격전을 치를 태세다.
이한성 의원은 크고 작은 현안을 해결한 점을 감안해 지지도가 높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친박계인 그를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민이 여전히 선호한다는 판단이다. 재선을 통해 지역 발전을 이어가야 한다는 점을 내세워 표를 호소한다. 신 전 시장은 단체장 재선이라는 장점을 기반으로 승리를 자신한다. 국군체육부대와 세계군인올림픽 유치 같은 성과는 지지세에 힘을 싣는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신 전 시장의 응원을 받았으나 이번엔 홀로서기에 나선 김수철 예비후보는 친형인 김수남 전 예천군수의 지원이 얼마나 효과를 발휘하느냐가 관건이다.
3선 의원 출신의 신영국 예비후보는 “원칙을 중시하고 청렴결백과 능력이 검증된 사람의 열정이 새누리당의 쇄신에 필요하다”며 공천을 자신한다. 홍성칠 예비후보는 “정치 싸움에 민심이 나눠진 지역을 확 바꾸겠다”며 “지역 갈등을 넘어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는 후보는 자신뿐”이라고 주장한다.
유일한 야권인 민주통합당 최영록(47) 예비후보는 “여권후보 간 갈등과 경쟁이 과열되면서 여론이 조금씩 기존 정치에서 등을 돌리고 있다”며 “남은 선거 기간에 최선을 다한다면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장영훈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