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출근길에 입고 나갈 와이셔츠가 어디 있는지 몰라 허겁지겁 옷장을 뒤지고, 볼펜 한 자루를 찾으려고 잡동사니로 가득한 책상 서랍을 헤집고, 결재가 급한 서류를 찾느라 책상에 수북이 쌓인 서류더미와 씨름하고…. 하루 종일 필요한 물건을 찾아 헤매느라 시간을 허비하고 에너지를 쏟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물건 정리를 제대로 못하는 것은 자신과 삶에 대해, 주변 사람에 대해, 나아가 자신의 일에 대해 관심과 애정이 없기 때문”이라고 정리컨설턴트 윤선현(36) 씨는 말한다.
국내에서 ‘정리컨설턴트’라는 호칭을 처음 사용하고, 2009년 말부터 정리 관련 강의에 나선 윤씨는 2010년 5월 ‘베리굿정리컨설팅’을 설립해 현재 대표로 있다. 수년째 가정을 방문해 정리컨설팅을 해온 그는 “물건에 집착하거나 애정을 가진 사람이 정리를 잘 못 하고 전부 끌어안고 사는 경우가 많다. 살면서 애정을 줘야 할 대상은 물건이 아니라 사람”이라고 잘라 말한다.
‘정리’는 인생과 일의 체계를 잡고, 가정이든 직장이든 삶의 공간에 질서를 부여하는 것이다. 성공적이고 행복한 삶을 누리려면 인생 정리를 제대로 하는 것 말고도 일상에서 정리해야 할 대상이 크게 두 가지 더 있다. ‘일’, 그리고 그것에 들어가는 인력과 시간, 물건 등의 ‘자원’이다. 윤씨는 “일을 하는 목적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기업에서는 성과물이 될 수 있고 가정에서는 행복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자원을 잘 정리해 쓰지 못하면 원하는 것을 만들지 못할 수도 있다”고 충고한다.
물건은 끼리끼리 모아 한꺼번에
이처럼 중요한 ‘정리’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먼저 지금 하는 일에 대한 분류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 직장에서의 소임에 따라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일상에서 운동이나 약 먹기 등 매일 빼먹지 않고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지금 하고 싶은 일과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등으로 분류하는데, 이것만 잘해도 일을 빼먹지 않고 할 수 있다. 또 일 자체를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불필요한 시간과 에너지는 물론 돈의 낭비도 줄일 수 있다.
분류가 끝나면 일의 목적과 목표를 명확히 정리한 다음 일에 대한 우선순위를 매긴다. 각각의 일에 얼마만큼의 시간이 필요한지도 정해야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다. 그뿐 아니라 집안일이든, 업무든 일할 때 쓰는 물건을 정리해야 한다. 일과 관련해 어떤 물건을 사용하는지, 어떤 물건이 필요한지, 어떤 물건에 익숙해야 하는지를 파악하고, 필요한 것과 필요치 않은 것을 구분해 정리할 필요가 있다.
정리에도 원칙이 있다. 물건을 ‘끼리끼리, 한꺼번에, 모아서, 한 장소에 두는’ 것이다. 동일한 종류의 물건은 한꺼번에 한 장소에 보관해야 편리하다. 먼저 자주 사용하는 것과 아닌 것, 중요한 것과 아닌 것으로 분류한다. 당장 버려야 할지, 나중에 쓰려고 두어야 할지 결정하기 어려운 물건은 한꺼번에 모은 뒤 임시보관 장소인 제3의 공간을 정해 따로 빼놓는다.
윤씨는 “물건을 정리할 때 한꺼번에 모든 걸 하려고 덤비지 않는 게 좋다. 쉽게 지쳐서 하다 말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방과 거실, 욕실 같은 주거공간 외에 옷장이나 싱크대, 책장 같은 공간은 칸별로 구분해 한 칸씩 차근차근 정리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사무실에서도 한꺼번에 하기보다 컴퓨터 파일, 책상 서랍, 명함 등으로 종목을 구분해 날짜와 시간을 잡고 하루에 한 가지씩 정리하는 게 좋다.
마음은 있는데 무엇부터 손대야 할지 모른다면 현재 가진 물건 가운데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정해서 시작한다. 한 가지를 제대로 정리하고 통제할 수 있다면 분류와 위치 지정 등 정리에 필요한 기본 원칙을 다른 물건을 정리할 때도 적용할 수 있기 때문. 이때 가진 물건 중 현재 사용하는 것만 구분해서 정리한다. 그러면 자연스레 사용하지 않는 물건이 구분되고 그것을 버릴 것인지, 따로 보관해야 할 것인지도 정해진다.
이때 필요하지 않은 물건, 버려야 할 물건을 정하는 기준이 있다. 현재 갖고는 있지만 일정 기간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다면 미련 없이 버린다. 물건 정리의 기본은 버리는 데서 출발한다. 물건마다 버릴 기준이 되는 기간이 다를 수 있는데, 개인의 생활습관 등에 따라 임의로 정하면 된다. 예를 들면, 옷의 경우 계절별로 한 번씩은 입는다고 볼 때 일 년이 적당하다. 책도 일 년이 지나면 기억에서 잊혔다고 볼 수 있다. 다음은 윤씨의 말이다.
“버리는 물건을 보면 보통 싸구려이거나 볼품없거나 망가진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일상생활에서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보면 자신이 좋아하지 않거나 사용하기 불편하거나 현재 사용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기간’ 대신 이런 기준을 적용해서 버려도 된다.”
분류, 공간 구분, 위치 지정, 쓰임새에 따라 버려야 할 것과 보관해야 할 것 등 정리의 기본 원칙 및 정리법을 바탕으로 일과 일상에서 흔히 마주치는 공간 정리법을 좀더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그에 앞서 생각할 부분은 옷장과 책장의 공통점은 공간이 칸으로 구분됐다는 것이다. 이런 공간은 먼저 거기에 들어갈 물건을 분류한 다음, 어떤 물건을 어느 칸에 넣을지 자리를 지정한다. 이때 늘 사용하지 않는 물건은 아래쪽이나 위쪽, 자주 사용하는 물건은 눈높이 혹은 팔이 닿는 위치에 넣는 것이 편리하다. 칸으로 공간을 나눈 옷장과 책장은 가족별로 공간을 구분할 수 있다. 옷장의 경우 남편과 아내 옷을 넣는 공간을 따로 정해야 각자 필요한 옷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책장은 남편과 아내, 아이들 공간을 따로 지정하는 것이 좋다. 온 가족의 옷과 책이 내 것, 네 것 구분 없이 서로 뒤섞이면 자기 물건을 제대로 통제할 수 없다.
사무실 책상
책상 정리는 ‘아이젠하워식 정리법’을 활용한다. 미국 대통령이었던 그는 일을 할 때 아무것도 없는 빈 책상에 지금 당장 해야 할 일거리 딱 하나만 올려놓고 업무를 봤다. 여러 서류가 책상에 어지럽게 널려 있으면 한 가지 업무에 집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 당장 해야 할 일거리 외에 나머지 일과 관련한 자료는 종류별로, 처리해야 할 순서별로 분류해 각각 클립으로 묶은 다음 책상서랍에 넣어두는 것이 요령이다.
컴퓨터 파일은 일의 종류별로 분류하고 마감시간을 구분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둔다. 책상 위 문구류는 쓰임새에 따라 분류한 다음 각각 서랍을 지정해 보관한다. 자잘한 물건은 지퍼백을 이용하면 정리도 쉽고 나중에 찾기도 수월하다.
특히 사무실에서 필요하지 않은 개인 물건은 모두 집에 가져다 둔다. ‘책상’은 업무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공간이다. 책상이 어지러우면 스트레스를 받고 일에도 지장을 초래한다. 따라서 비행장 활주로처럼 한 번에 하나만 인풋시켜 끝내고 아웃풋시킨 뒤 또 다른 일을 인풋시키는 순환방식을 적용하면 지금 주어진 일을 최대한 집중해 빨리 끝낼 수 있으며 효율성과 성과 면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책장
책장 정리는 책 분류에서 시작한다. 주제별, 중요도별, 기호도별 혹은 읽은 책인지, 읽을 책인지 등의 기준에 따라 분류하면 정리가 쉬워진다. 그다음 어디에 어떤 책을 꽂을 것인지 책장 칸마다 위치를 정한다. 분류와 위치 지정이 끝나면 한 칸씩 책을 빼낸 다음 그곳에 들어갈 책을 골라 넣는 방식으로 정리하는 것이 좋다. 책을 한꺼번에 다 뽑아 바닥에 쌓아놓으면 책을 찾기도 어렵고 오히려 정리가 더뎌질 수 있다.
책과 책장 칸을 분류할 때 스티커를 이용하면 나중에 책 찾기가 쉽다. 예를 들어 읽어야 할 책은 빨간색 스티커, 자주 꺼내 보는 책은 파란색 스티커 등으로 표식을 해두면 금방 눈에 띈다. 책장의 칸칸에도 주제별로 다른 색상의 스티커를 붙여두면 책을 찾느라 칸칸이 뒤지지 않아도 된다.
옷장
옷장 정리는 먼저 가족별로 옷장 공간을 나누고 계절별, 상·하 종류별로 분류한 다음 옷을 보관할 위치를 정한다. 수납공간이 넉넉지 않을 경우 철 지난 옷은 따로 박스에 담아 제3의 공간에 보관하면 옷장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 코트 등 반드시 걸어서 보관할 필요가 있는 옷만 부피가 얇은 옷걸이를 사용해 걸어야 옷장 공간의 낭비를 줄일 수 있다.
정해진 위치에 옷걸이를 사용해 옷을 걸 때 밝은 색상과 어두운 색상을 구분해주면 훨씬 깔끔해 보인다. 이외에도 자주 입는 옷과 가끔 입는 옷, 집에서 입는 옷과 외출복 등으로 나눠 공간을 구분하면 그때그때 옷을 찾기가 쉽다. 출근할 때 입을 옷은 미리 코디네이션한 다음 옷장 한편에 위치를 정해 걸어두면 바쁜 아침 시간에 허둥대지 않아도 된다.
니트나 티셔츠 등 접어서 보관해도 되는 옷은 서랍장에 넣을 때 일정 크기로 접어 세로로 수납하는 게 공간 효율성을 높인다. 또 한 번이라도 입었던 옷을 보관할 경우 ‘밀어내기식 수납법’을 활용하면 나중에 빼낼 옷이 뭔지 자연스레 구분된다. 예를 들어 한 번 이상 입은 옷을 옷장 왼편에서부터 차례로 걸면 오른쪽 끝부분에는 한 번도 안 입은 옷이 자리한다.
추억의 물건
추억의 물건을 정리할 때는 기억하는 물건, 기억해야 할 물건만 남겨두고 버린다. 언제 누구에게서 받은 건지도 모르고 당장 사용하지도 않는 물건을 ‘추억’이라고 껴안고 있다 보면 애물단지가 되기 일쑤다. 당장 쓸모는 없지만 준 사람을 기억하고 싶거나 그 마음을 간직하고 싶다면 일단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뒤 물건은 버리고 사진을 컴퓨터에 보관하는 것도 방법이다. 여러 권의 오래된 앨범은 사진 스캔을 전문으로 하는 곳에 맡겨 디지털화 작업을 한 뒤 버리는 게 좋다. 오래된 사진을 스캔해 컴퓨터에 넣어두면 더 오래 보관할 수 있다. 추억의 물건을 분류해 정리했다면 간직할 것은 한꺼번에 넣을 수 있는 상자에 보관한다.
윤씨는 “정리하고 싶은데 도통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뭘 버려야 할지 고민인 사람은 ‘오늘 내가 죽을 경우 남기고 싶은 물건이 무엇인지’를 떠올리면 쉽게 정리 기준을 정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국내에서 ‘정리컨설턴트’라는 호칭을 처음 사용하고, 2009년 말부터 정리 관련 강의에 나선 윤씨는 2010년 5월 ‘베리굿정리컨설팅’을 설립해 현재 대표로 있다. 수년째 가정을 방문해 정리컨설팅을 해온 그는 “물건에 집착하거나 애정을 가진 사람이 정리를 잘 못 하고 전부 끌어안고 사는 경우가 많다. 살면서 애정을 줘야 할 대상은 물건이 아니라 사람”이라고 잘라 말한다.
‘정리’는 인생과 일의 체계를 잡고, 가정이든 직장이든 삶의 공간에 질서를 부여하는 것이다. 성공적이고 행복한 삶을 누리려면 인생 정리를 제대로 하는 것 말고도 일상에서 정리해야 할 대상이 크게 두 가지 더 있다. ‘일’, 그리고 그것에 들어가는 인력과 시간, 물건 등의 ‘자원’이다. 윤씨는 “일을 하는 목적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기업에서는 성과물이 될 수 있고 가정에서는 행복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자원을 잘 정리해 쓰지 못하면 원하는 것을 만들지 못할 수도 있다”고 충고한다.
물건은 끼리끼리 모아 한꺼번에
이처럼 중요한 ‘정리’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먼저 지금 하는 일에 대한 분류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 직장에서의 소임에 따라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일상에서 운동이나 약 먹기 등 매일 빼먹지 않고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지금 하고 싶은 일과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등으로 분류하는데, 이것만 잘해도 일을 빼먹지 않고 할 수 있다. 또 일 자체를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불필요한 시간과 에너지는 물론 돈의 낭비도 줄일 수 있다.
분류가 끝나면 일의 목적과 목표를 명확히 정리한 다음 일에 대한 우선순위를 매긴다. 각각의 일에 얼마만큼의 시간이 필요한지도 정해야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다. 그뿐 아니라 집안일이든, 업무든 일할 때 쓰는 물건을 정리해야 한다. 일과 관련해 어떤 물건을 사용하는지, 어떤 물건이 필요한지, 어떤 물건에 익숙해야 하는지를 파악하고, 필요한 것과 필요치 않은 것을 구분해 정리할 필요가 있다.
정리에도 원칙이 있다. 물건을 ‘끼리끼리, 한꺼번에, 모아서, 한 장소에 두는’ 것이다. 동일한 종류의 물건은 한꺼번에 한 장소에 보관해야 편리하다. 먼저 자주 사용하는 것과 아닌 것, 중요한 것과 아닌 것으로 분류한다. 당장 버려야 할지, 나중에 쓰려고 두어야 할지 결정하기 어려운 물건은 한꺼번에 모은 뒤 임시보관 장소인 제3의 공간을 정해 따로 빼놓는다.
윤씨는 “물건을 정리할 때 한꺼번에 모든 걸 하려고 덤비지 않는 게 좋다. 쉽게 지쳐서 하다 말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방과 거실, 욕실 같은 주거공간 외에 옷장이나 싱크대, 책장 같은 공간은 칸별로 구분해 한 칸씩 차근차근 정리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사무실에서도 한꺼번에 하기보다 컴퓨터 파일, 책상 서랍, 명함 등으로 종목을 구분해 날짜와 시간을 잡고 하루에 한 가지씩 정리하는 게 좋다.
윤선현 씨의 정리법 강연.
이때 필요하지 않은 물건, 버려야 할 물건을 정하는 기준이 있다. 현재 갖고는 있지만 일정 기간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다면 미련 없이 버린다. 물건 정리의 기본은 버리는 데서 출발한다. 물건마다 버릴 기준이 되는 기간이 다를 수 있는데, 개인의 생활습관 등에 따라 임의로 정하면 된다. 예를 들면, 옷의 경우 계절별로 한 번씩은 입는다고 볼 때 일 년이 적당하다. 책도 일 년이 지나면 기억에서 잊혔다고 볼 수 있다. 다음은 윤씨의 말이다.
“버리는 물건을 보면 보통 싸구려이거나 볼품없거나 망가진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일상생활에서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보면 자신이 좋아하지 않거나 사용하기 불편하거나 현재 사용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기간’ 대신 이런 기준을 적용해서 버려도 된다.”
분류, 공간 구분, 위치 지정, 쓰임새에 따라 버려야 할 것과 보관해야 할 것 등 정리의 기본 원칙 및 정리법을 바탕으로 일과 일상에서 흔히 마주치는 공간 정리법을 좀더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그에 앞서 생각할 부분은 옷장과 책장의 공통점은 공간이 칸으로 구분됐다는 것이다. 이런 공간은 먼저 거기에 들어갈 물건을 분류한 다음, 어떤 물건을 어느 칸에 넣을지 자리를 지정한다. 이때 늘 사용하지 않는 물건은 아래쪽이나 위쪽, 자주 사용하는 물건은 눈높이 혹은 팔이 닿는 위치에 넣는 것이 편리하다. 칸으로 공간을 나눈 옷장과 책장은 가족별로 공간을 구분할 수 있다. 옷장의 경우 남편과 아내 옷을 넣는 공간을 따로 정해야 각자 필요한 옷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책장은 남편과 아내, 아이들 공간을 따로 지정하는 것이 좋다. 온 가족의 옷과 책이 내 것, 네 것 구분 없이 서로 뒤섞이면 자기 물건을 제대로 통제할 수 없다.
사무실 책상
책상 정리는 ‘아이젠하워식 정리법’을 활용한다. 미국 대통령이었던 그는 일을 할 때 아무것도 없는 빈 책상에 지금 당장 해야 할 일거리 딱 하나만 올려놓고 업무를 봤다. 여러 서류가 책상에 어지럽게 널려 있으면 한 가지 업무에 집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 당장 해야 할 일거리 외에 나머지 일과 관련한 자료는 종류별로, 처리해야 할 순서별로 분류해 각각 클립으로 묶은 다음 책상서랍에 넣어두는 것이 요령이다.
컴퓨터 파일은 일의 종류별로 분류하고 마감시간을 구분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둔다. 책상 위 문구류는 쓰임새에 따라 분류한 다음 각각 서랍을 지정해 보관한다. 자잘한 물건은 지퍼백을 이용하면 정리도 쉽고 나중에 찾기도 수월하다.
특히 사무실에서 필요하지 않은 개인 물건은 모두 집에 가져다 둔다. ‘책상’은 업무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공간이다. 책상이 어지러우면 스트레스를 받고 일에도 지장을 초래한다. 따라서 비행장 활주로처럼 한 번에 하나만 인풋시켜 끝내고 아웃풋시킨 뒤 또 다른 일을 인풋시키는 순환방식을 적용하면 지금 주어진 일을 최대한 집중해 빨리 끝낼 수 있으며 효율성과 성과 면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책장
책장 정리는 책 분류에서 시작한다. 주제별, 중요도별, 기호도별 혹은 읽은 책인지, 읽을 책인지 등의 기준에 따라 분류하면 정리가 쉬워진다. 그다음 어디에 어떤 책을 꽂을 것인지 책장 칸마다 위치를 정한다. 분류와 위치 지정이 끝나면 한 칸씩 책을 빼낸 다음 그곳에 들어갈 책을 골라 넣는 방식으로 정리하는 것이 좋다. 책을 한꺼번에 다 뽑아 바닥에 쌓아놓으면 책을 찾기도 어렵고 오히려 정리가 더뎌질 수 있다.
책과 책장 칸을 분류할 때 스티커를 이용하면 나중에 책 찾기가 쉽다. 예를 들어 읽어야 할 책은 빨간색 스티커, 자주 꺼내 보는 책은 파란색 스티커 등으로 표식을 해두면 금방 눈에 띈다. 책장의 칸칸에도 주제별로 다른 색상의 스티커를 붙여두면 책을 찾느라 칸칸이 뒤지지 않아도 된다.
옷장
옷장 정리는 먼저 가족별로 옷장 공간을 나누고 계절별, 상·하 종류별로 분류한 다음 옷을 보관할 위치를 정한다. 수납공간이 넉넉지 않을 경우 철 지난 옷은 따로 박스에 담아 제3의 공간에 보관하면 옷장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 코트 등 반드시 걸어서 보관할 필요가 있는 옷만 부피가 얇은 옷걸이를 사용해 걸어야 옷장 공간의 낭비를 줄일 수 있다.
정해진 위치에 옷걸이를 사용해 옷을 걸 때 밝은 색상과 어두운 색상을 구분해주면 훨씬 깔끔해 보인다. 이외에도 자주 입는 옷과 가끔 입는 옷, 집에서 입는 옷과 외출복 등으로 나눠 공간을 구분하면 그때그때 옷을 찾기가 쉽다. 출근할 때 입을 옷은 미리 코디네이션한 다음 옷장 한편에 위치를 정해 걸어두면 바쁜 아침 시간에 허둥대지 않아도 된다.
니트나 티셔츠 등 접어서 보관해도 되는 옷은 서랍장에 넣을 때 일정 크기로 접어 세로로 수납하는 게 공간 효율성을 높인다. 또 한 번이라도 입었던 옷을 보관할 경우 ‘밀어내기식 수납법’을 활용하면 나중에 빼낼 옷이 뭔지 자연스레 구분된다. 예를 들어 한 번 이상 입은 옷을 옷장 왼편에서부터 차례로 걸면 오른쪽 끝부분에는 한 번도 안 입은 옷이 자리한다.
추억의 물건
추억의 물건을 정리할 때는 기억하는 물건, 기억해야 할 물건만 남겨두고 버린다. 언제 누구에게서 받은 건지도 모르고 당장 사용하지도 않는 물건을 ‘추억’이라고 껴안고 있다 보면 애물단지가 되기 일쑤다. 당장 쓸모는 없지만 준 사람을 기억하고 싶거나 그 마음을 간직하고 싶다면 일단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뒤 물건은 버리고 사진을 컴퓨터에 보관하는 것도 방법이다. 여러 권의 오래된 앨범은 사진 스캔을 전문으로 하는 곳에 맡겨 디지털화 작업을 한 뒤 버리는 게 좋다. 오래된 사진을 스캔해 컴퓨터에 넣어두면 더 오래 보관할 수 있다. 추억의 물건을 분류해 정리했다면 간직할 것은 한꺼번에 넣을 수 있는 상자에 보관한다.
윤씨는 “정리하고 싶은데 도통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뭘 버려야 할지 고민인 사람은 ‘오늘 내가 죽을 경우 남기고 싶은 물건이 무엇인지’를 떠올리면 쉽게 정리 기준을 정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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