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동아DB]
4월 7일 치르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상황은 여권에 녹록지 않다. 차기 대선 전초전 성격이 강한 만큼 야권은 ‘정권 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우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보궐선거 패배가 문재인 정부의 레임덕으로 이어질 수 있어 박 후보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정치권 안팎에선 박 후보가 극복해야 할 과제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을 꼽는다. 성추행 의혹으로 보궐선거가 실시되는 만큼 야권의 거센 공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박 후보는 3월 8일 성추행 피해자에게 “피해 여성께 다시 한 번 진심 어린 사과를 제가 대표로 대신 드린다”고 사과했지만 야권에선 “뒤늦은 사과다. 진정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땅 투기 의혹도 대형 악재로 부상했다. LH 사태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면서 정부와 집권 여당을 향한 여론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3월 16일 “국민들께 큰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한 마음”이라며 LH 사태와 관련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박 후보도 3월 12일 “공정을 허무는 반사회적 행위다. 단호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특검 도입과 토지 소유자 전수조사를 제안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도 특검 등을 실시하기로 뜻을 모았다.
민주당 조직력 강한 건 긍정적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급부상도 변수다. 유력한 야권 차기 대선주자의 등장으로 정권교체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보수 지지층이 결집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윤 전 총장은 당분간 특별한 외부 활동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지만 어떤 형태로든 이번 선거와 관련한 의견을 표명할 경우 선거 구도가 요동칠 수밖에 없다.다만 집권 여당인 민주당의 조직력이 강하다는 측면은 박 후보에게 긍정적이다. 현역의원과 구청장, 시의회까지 민주당이 장악했기에 어느 선거 때보다 전폭적 지원이 가능하다. 투표율이 낮은 보궐선거 특성상 여야 후보 모두 남은 기간 지지층을 얼마나 단합시키고 투표장에 나오도록 독려하느냐에 따라 서울시장 보궐선거 성적표가 달라지리라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