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엔 아무 문제없으니 그냥 넘어가도 되지 않을까? 이미 광고까지 다 나갔는데….”
방 과장 팀의 비상회의 시간. 신상품 초기 시판 물량의 포장 용기를 애초 디자인과 아주 조금 다르게 제작한 사실을 뒤늦게 발견했다. 예정대로 출시할지, 일정을 미룰지 의견이 갈렸다.
“이대로 판매하는 건 잘못 아닌가요?”
“그렇다고 폐기할 수도 없잖아. 고객 눈으론 거의 구분하기 힘드니까 그냥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낫지 않겠어?”
방 과장은 ‘그냥 밀고 가자’는 현실적인 안에 손을 들었다. 신제품을 홍보하느라 그동안 얼마나 애썼는데, 그걸 다시 하려니 눈앞이 깜깜했다. 출시 일정에 대한 고객과의 약속도 중요하긴 마찬가지였다. 결국 오랜 회의 끝에 나온 결론은 ‘예정대로 진행하기’. 과연 이 선택은 옳은 걸까.
비즈니스에서 ‘문제’는 곧 금기다. 치열한 경쟁시장에선 ‘좋은 얘기’만 들려줘도 사람들은 어떻게든 흠집을 잡아낸다. 그런 이들에게 문제를 들키는 건 기름통을 지고 불구덩이로 뛰어드는 짓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문제를 일부러 드러내는 역발상이 득이 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기업이 독일 폭스바겐이다. 1960년대 초 미국 시장에 진출한 폭스바겐은 덩치 큰 자동차가 시장을 이끌던 당시 분위기와 달리, 작은 차 비틀을 출시해 정면으로 맞섰다. 싸움이 한창이던 와중에 사람들은 자신의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광고를 봤다. 폭스바겐이 ‘자동차 출하를 중지한다’는 광고를 한 것. 불량품을 생산해 자동차 생산을 잠시 중단한다는 내용이었다. 그 아래 적힌 구체적인 문구는 이랬다.
“글러브박스 띠에 작은 흠이 있어 교체해야 합니다. 보통사람의 눈엔 잘 띄지 않을 작은 흠이지만, 크루트 크로너라는 검사원이 발견해냈습니다.”
자동차 성능에는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는 부분에 생긴 작은 흠이었다. 하지만 폭스바겐은 이걸 이유로 생산을 잠시 중단한다고 발표했고, 이 뜻밖의 광고에 사람들의 마음은 움직이기 시작했다. ‘폭스바겐은 작은 것 하나까지 꼼꼼히 확인하는 기업’이라는 생각을 갖게 된 것이다. 문제를 드러내 고객을 내 편으로 만든 좋은 사례다.
이런 기법은 프레젠테이션에서도 종종 활용한다. 지난해 말에 있었던 2022년 월드컵 유치전. 국내에서는 미국의 유치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한국과 일본이 추격하는 형국이라고 전망했지만, 승자는 카타르였다. 인구 170만 명, 면적은 한국의 경기도 크기에 불과한 나라가 세계인의 축제인 월드컵을 유치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당시 카타르의 유치 성공 비결과 관련해 ‘오일 머니의 힘’을 비롯한 다양한 분석이 쏟아졌지만, 이들이 보여준 역발상도 큰 구실을 했다. ‘국토가 워낙 좁아 경기장을 다 지을 수나 있을까?’라는 우려에 그들은 이렇게 답했다.
“네, 좁습니다. 그래서 12개 경기장이 반경 25~30km에 모여 있습니다. 복잡할 수도 있죠. 하지만 그 덕분에 관객은 조금만 움직이고도 하루에 두 경기를 볼 수 있습니다.”
경기장을 다 지을 만큼 충분히 넓다고 반박하는 대신, 좁다는 문제를 ‘쿨하게’ 인정하고 오히려 이를 새로운 강점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문제를 ‘해결해야 할 골칫덩어리’로 인식하는 동안에는 그것을 고객에게 어떻게 숨겨야 할지만을 고민하게 된다. 하지만 같은 문제도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인식하면 어떻게 이를 매력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게 된다. 비즈니스에서 문제는 기회의 또 다른 이름일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다.
방 과장 팀의 비상회의 시간. 신상품 초기 시판 물량의 포장 용기를 애초 디자인과 아주 조금 다르게 제작한 사실을 뒤늦게 발견했다. 예정대로 출시할지, 일정을 미룰지 의견이 갈렸다.
“이대로 판매하는 건 잘못 아닌가요?”
“그렇다고 폐기할 수도 없잖아. 고객 눈으론 거의 구분하기 힘드니까 그냥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낫지 않겠어?”
방 과장은 ‘그냥 밀고 가자’는 현실적인 안에 손을 들었다. 신제품을 홍보하느라 그동안 얼마나 애썼는데, 그걸 다시 하려니 눈앞이 깜깜했다. 출시 일정에 대한 고객과의 약속도 중요하긴 마찬가지였다. 결국 오랜 회의 끝에 나온 결론은 ‘예정대로 진행하기’. 과연 이 선택은 옳은 걸까.
비즈니스에서 ‘문제’는 곧 금기다. 치열한 경쟁시장에선 ‘좋은 얘기’만 들려줘도 사람들은 어떻게든 흠집을 잡아낸다. 그런 이들에게 문제를 들키는 건 기름통을 지고 불구덩이로 뛰어드는 짓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문제를 일부러 드러내는 역발상이 득이 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기업이 독일 폭스바겐이다. 1960년대 초 미국 시장에 진출한 폭스바겐은 덩치 큰 자동차가 시장을 이끌던 당시 분위기와 달리, 작은 차 비틀을 출시해 정면으로 맞섰다. 싸움이 한창이던 와중에 사람들은 자신의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광고를 봤다. 폭스바겐이 ‘자동차 출하를 중지한다’는 광고를 한 것. 불량품을 생산해 자동차 생산을 잠시 중단한다는 내용이었다. 그 아래 적힌 구체적인 문구는 이랬다.
“글러브박스 띠에 작은 흠이 있어 교체해야 합니다. 보통사람의 눈엔 잘 띄지 않을 작은 흠이지만, 크루트 크로너라는 검사원이 발견해냈습니다.”
자동차 성능에는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는 부분에 생긴 작은 흠이었다. 하지만 폭스바겐은 이걸 이유로 생산을 잠시 중단한다고 발표했고, 이 뜻밖의 광고에 사람들의 마음은 움직이기 시작했다. ‘폭스바겐은 작은 것 하나까지 꼼꼼히 확인하는 기업’이라는 생각을 갖게 된 것이다. 문제를 드러내 고객을 내 편으로 만든 좋은 사례다.
이런 기법은 프레젠테이션에서도 종종 활용한다. 지난해 말에 있었던 2022년 월드컵 유치전. 국내에서는 미국의 유치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한국과 일본이 추격하는 형국이라고 전망했지만, 승자는 카타르였다. 인구 170만 명, 면적은 한국의 경기도 크기에 불과한 나라가 세계인의 축제인 월드컵을 유치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당시 카타르의 유치 성공 비결과 관련해 ‘오일 머니의 힘’을 비롯한 다양한 분석이 쏟아졌지만, 이들이 보여준 역발상도 큰 구실을 했다. ‘국토가 워낙 좁아 경기장을 다 지을 수나 있을까?’라는 우려에 그들은 이렇게 답했다.
2010년 12월 3일 국제축구연맹(FIFA)이 2022년 월드컵 개최지를 선정하기 직전, 유치 신청을 한 카타르 도하의 어린이들이 부부젤라를 불며 유치 성공을 기원하고 있다.
경기장을 다 지을 만큼 충분히 넓다고 반박하는 대신, 좁다는 문제를 ‘쿨하게’ 인정하고 오히려 이를 새로운 강점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문제를 ‘해결해야 할 골칫덩어리’로 인식하는 동안에는 그것을 고객에게 어떻게 숨겨야 할지만을 고민하게 된다. 하지만 같은 문제도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인식하면 어떻게 이를 매력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게 된다. 비즈니스에서 문제는 기회의 또 다른 이름일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