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35

2006.05.16

크레스포와 케즈만 ‘킬러 대결’ - 6월16일

조별 예선 48경기 관전 포인트

  • 입력2006-05-15 11: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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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르헨티나 vs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 시간 15 : 00(한국 22 : 00) ● 장소 겔젠키르헨

    # 아르헨티나。참가 횟수 : 14회。최고 성적 : 우승(1978, 86년)。FIFA 랭킹 : 18위 。16강 가능성 : ★★★★★。우승 가능성 : ★★★★

    #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참가 횟수 : 8회(유고슬라비아 7회 포함)。최고 성적 : 4강(1930, 62년)。FIFA 랭킹 : 46위 。16강 가능성 : ★★ 。우승 가능성 : ★★

    4년 전과 마찬가지로 ‘죽음의 조’에 편성된 아르헨티나가 2002년 일본에서의 악몽을 되밟을 수 없다는 각오로 나서는 결전이다. 아르헨티나는 2002년 한일월드컵 남미 지역예선에서 전 대륙을 통틀어 최고의 경기력으로 본선에 올라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지만 ‘죽음의 F조’에서 1승1무1패로 16강 진출에 실패, 무려 32년 만에 1라운드 탈락이라는 치욕을 맛봐야 했다. 당시 대진도 이번 월드컵과 닮은꼴이다. 첫 경기에서 아프리카 강호 나이지리아를 1대 0으로 제압했으나 잇따라 유럽팀과 만나 잉글랜드에 1대 0으로 패하더니 스웨덴과는 1대 1로 비겼다. 1승2무의 스웨덴, 잉글랜드에 밀려 조 3위로 처졌으니 이번에도 세르비아와의 2차전이 최고 승부처가 된다. 반드시 유럽세에 기선을 제압해야 우승후보 네덜란드와의 3차전에서 연착륙해 통산 3회 우승 도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지난해 6월 ‘프레월드컵’으로 독일에서 열렸던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아르헨티나가 보여줬던 행보는 4년 전 악몽을 결코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페케르만 감독의 의지를 간접적으로 읽을 수 있다. 당시 아프리카의 튀니지를 2대 1로 잡고, 유럽파가 총출동한 호주를 4대 2로 꺾은 뒤 독일과는 2대 2로 비기는 순항으로 준우승을 차지했던 것이다.



    아르헨티나는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세르비아)와 1990년 월드컵 8강전에서 처음 격돌해 0대 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대 2로 이겨 준우승까지 차지한 게 최근의 월드컵 최고 성적이다. 아르헨티나는 이후 94년 1대 0 승, 96년 3대 2 패, 98년 3대 1 승으로 세르비아와 시소 결전을 벌였다. 세르비아는 90년대 이후 남미팀과 3승3무6패로 열세를 보였다. 특히 98년 아르헨티나전 3대 1 패 이후 남미세에 2무3패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에르난 크레스포와 데얀 케즈만이 펼치는 창끝 대결이 핫이슈다. 모두 한때 잉글랜드의 ‘로만제국’첼시에서 ‘물먹은’기억이 있어서다. 아르헨티나의 크레스포는 2003~2004시즌 첼시에서 10골을 기록한 뒤 이탈리아 AC밀란으로 임대선수로 나가 2004~2005시즌 11골을 넣고 다시 복귀했다. 이탈리아 무대에서 절치부심한 뒤 재도약의 기회를 찾은 것. 특히 98년, 2002년 월드컵에서 ‘바티골’ 바티스투타의 그늘에 가려 교체로만 4경기(1골) 출전에 그쳤던 크레스포로선 2인자의 설움을 씻고 골 사냥을 펼쳐 보일 좋은 기회다. 세르비아와 가장 최근의 맞대결인 98년 홈경기에서 3대 1로 이길 때 해트트릭을 기록해 누구보다 자신감이 높다.

    반면 세르비아가 낳은 불세출의 골잡이 케즈만은 2000년부터 4시즌 동안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벤에서 리그 122경기 출전에 무려 105골을 휘몰아치며 ‘배트맨’이란 별명을 얻었다. 치솟는 인기 속에서 2004년 첼시로 이적했지만 첫 시즌 4골에 그치는 바람에 스페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터를 옮겨 골 감각을 회복했다. 전임 감독, 축구협회와 불화를 겪었던 케즈만으로서는 페트코비치 감독이 세대교체을 단행하면서도 자신을 대표팀에 복귀시킨 데 대해 골로서 화답할 각오다.

    이탈리아 명문 인터밀란의 동료들이 서로 적으로 격돌하는 것도 관전 포인트. 아르헨티나의 수비 주축 멤버인 하비에르 사네티, 왈터 사무엘이 세르비아의 플레이메이커인 데얀 스칸코비치의 패스워크를 얼마만큼 봉쇄해낼 수 있느냐도 승부의 한 열쇠라 할 수 있다. 인터밀란에는 아르헨티나 선수가 모두 8명 포진해 있는데 그중 5명이 지역예선에서 활약했다.

    아르헨티나 후안 리켈메의 공격지휘냐, 세르비아 이고르 둘랴이의 진공청소냐. 중원에서 결코 놓치지 말아야 할 체크포인트다.

    탁월한 골 감각, 창의적 패스

    후안 리켈메(아르헨티나) 2002~2003시즌 바르셀로나에서 피우지 못한 꽃을 비야레알에서 만개하고 있는 플레이메이커. 2시즌 연속 두 자릿수 골까지 수확했다. 97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우승멤버로 당시 페케르만 감독으로부터 공격지휘관 제1 카드로 일찌감치 꼽혔다. 왼쪽 공격 2선에 서지만 파워 넘치는 드리블과 창의적인 패스는 전방위다. 예선 9경기에서 3골.

    세르비아판 진공청소기

    이고르 둘랴이(우크라이나) 대륙별 예선 최소 실점팀(1실점)으로 철옹성 수비를 구축한 데는 세르비아의 진공청소기인 그가 있었기 때문이다. 세계 톱클래스의 지구력과 파워태클로 상대의 공격을 1차 저지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그렇다고 피딩 능력이 떨어지지도 않는다. 예선 9경기에 출전했다. 세르비아의 약진 정도는 그의 수비 전술능력에 달려 있다.

    ● 코트디부아르 vs 네덜란드 ● 시간 18 : 00(한국 01 : 00) ● 장소 슈투트가르트

    # 코트디부아르。참가 횟수 : 첫 출전。최고 성적 : 첫 출전。FIFA 랭킹 : 32위 。16강 가능성 : ★★★ 。우승 가능성 : ★★

    # 네덜란드。참가 횟수 : 8회。최고 성적 : 준우승(1974, 78년)。FIFA 랭킹 : 3위 。16강 가능성 : ★★★★★。우승 가능성 : ★★★★

    코트디부아르는 네덜란드와 한 차례도 맞붙은 적이 없다. 그러나 유럽팀들에 호락호락하지 않아 월드컵에서 처음 벌이는 유럽팀과의 대결에서도 선전할 것으로 보인다. 코트디부아르는 1983년 스위스전 1대 0 승을 시작으로 3월 스페인에 3대 2로 석패한 것까지 유럽팀과 모두 5차례 A매치를 벌여 2승1무2패를 기록했다. 특히 최근의 대결은 모두 2005년 이후 벌어졌는데 지난해 8월 프랑스에 3대 0으로 대패했으나 11월 루마니아를 2대 1로 격파하고 이탈리아와는 1대 1로 비기는 파란을 일으켰다.

    반면 네덜란드는 아프리카가 월드컵에서 도약하기 시작한 90년대 이후 아프리카팀과의 A매치 성적이 3승3무1패로 우세를 보였다. 99년 모로코에 2대 1로 진 게 유일한 패배였다. 월드컵에서는 아프리카팀과 두 차례 만나 90년 이집트와 1대 1로 비긴 뒤 94년 모로코를 2대 1로 꺾었다.

    코트디부아르의 월드컵 데뷔전을 지켜보며 장단점을 파악한 네덜란드 반 바스텐 감독은 거센 공격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죽음의 조’에서 월드컵 처녀 출전국을 상대로 확실한 승점 3을 챙기지 못하면 치명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이 강도 높은 세대교체로 선발한 신진세력을 앞세워 총공세를 펼 것이 확실시된다.

    이번 월드컵 최연소 사령탑답게 젊은 공격요원을 대거 활용, 네덜란드 특유의 폭풍 같은 윙플레이로 막강 공격을 전개한다. 4-3-3 포메이션에서 좌우 날개에 아리엔 로벤과 디르크 카이트를 포진한다. 이들의 백업 요원 역시 젊은 피로 로빈 반 페르시와 로메오 카스텔렌이 대기한다.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라파엘 반데바르트도 공격 루트를 조율할 젊은 플레이메이커다. 여기에 ‘원톱의 교과서’로 불리는 루드 반 니스텔루이와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 데니 란자트, 필립 코쿠 등이 젊은 오렌지 전사들을 에워싸며 공격의 무게를 더하게 된다. 신구의 조화가 이번 네덜란드 대표팀의 최대 강점이다.

    잉글랜드,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그리스, 터키 등에서 경쟁력을 키워온 코트디부아르의 유럽파들이 1차전에서 나타난 장단점을 보완해 2차전에서 대어 낚기에 나선다. 특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해외파 중심으로 네덜란드에 맞불을 놓을 것으로 보인다.

    잉글랜드 무대에서 활동하는 양팀 스타들이 펼치는 대결은 긴장감을 높여준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팀 순위 1, 2위를 다투며 득점왕 경쟁으로 라이벌을 형성한 골잡이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반 니스텔루이와 첼시의 드로그바가 제대로 만났다. 드로그바가 프랑스에서 첼시로 옮겨온 최근 두 시즌 동안 두 클럽은 5차례 대결을 벌였지만 이들이 그라운드에서 일합을 겨룬 것은 지난해 11월 리그 대결밖에 없었다. 그러나 둘 다 골을 넣지 못했고 이번 대결에서 자웅을 가리게 됐다.

    또한 아스널에서 수비를 맡고 있는 코트디부아르의 콜로 투레와 에마뉘엘 에부에가 동료 공격수인 네덜란드의 로빈 반 페르시를 어떻게 방어해낼지도 관심 있게 지켜볼 만한 대목이다.

    또 투레와 오렌지 군단의 공격 첨병 반 니스텔루이가 프리미어리그 최고 용병 수비수와 용병 골게터로서 자존심 대결을 펼치는 것도 관전 포인트다.

    카리스마 넘치는 수비 사령관

    콜로 투레(코트디부아르) 카리스마 강한 수비 사령관. 2002년부터 네 시즌 동안 숄 캠벨과 함께 아스널의 중앙 수비를 책임지고 있다. 아스널 입단 당시 오른쪽 풀백 요원으로도 검토됐으나 워낙 대인방어 능력이 탁월하고 헤딩, 태클도 뛰어나 대형 수비수로 중용됐다. 수비수로는 예선 10경기 모두 출전했다.

    탁월한 골 감각, 득점왕 후보

    루드 반 니스텔루이 (네덜란드) 반 바스텐 감독의 후계자라는 평가 속에 이번 대회 강력한 득점왕 후보다. PSV 에인트호벤에서 2연속 득점왕을 차지했고, 2001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성한 이후 한 시즌만 빼곤 네 시즌 모두 20골 이상을 수확했다. 고난도의 원터치 슈팅 감각이 특히 탁월하다. 예선 10경기에서 팀 내 최다인 7골을 올렸다.

    ● 멕시코 vs 앙골라 ● 시간 21 : 00(한국 04 : 00) ● 장소 하노버

    # 멕시코。참가 횟수 : 13회。최고 성적 : 8강(1970, 86년)。FIFA 랭킹 : 16위 。16강 가능성 : ★★★★。우승 가능성 : ★★★

    # 앙골라。참가 횟수 : 첫 출전。최고 성적 : 첫 출전。FIFA 랭킹 : 58위 。16강 가능성 : ★ 。우승 가능성 : ★

    멕시코와 앙골라는 역대에 맞붙은 적이 없다. 그러나 멕시코는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아프리카 팀과는 미국에서 두 차례 격돌해 1승1패를 기록했다. 2005년 북중미 골드컵에서 초청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2대 1로 패했으나 3월 친선경기에서는 가나에 1대 0으로 승리했다.

    양 팀은 특출한 몇몇 스타를 빼면 자국파 위주의 선수 구성이 공통점이다. 유럽파는 전력상 우위로 평가되는 멕시코가 오히려 더 적다.

    멕시코는 이번 월드컵 본선 진출팀 가운데 드물게 3-5-2 포메이션을 중심축으로 활용한다. 이 포메이션은 1986년 멕시코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가 처음 도입해 우승을 일궈낸 기본 전형이다. 아르헨티나 출신 리카르도 라 볼페 감독으로선 이 포맷을 기본 패턴으로 하겠지만 지난해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60~74위를 기록한 앙골라를 잡는 데 전력투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술상으로도 포르투갈과의 3차전에 대비해 보르헤티-폰세카 투톱 체제에 약간 변화를 주어 블랑코와 메디나를 조커로 투입해 16강 이후의 전술운영을 실험해볼 수 있다. 보르헤티를 타깃으로 한 측면 크로스의 공격 패턴에 변화를 줄 기회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86년부터 월드컵 지역예선 무대에 출전해 ‘5전6기’로 본선에 오른 앙골라는 4-4-2 포메이션을 기본꼴로 하며 수비라인에 무게중심을 두고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해나간다. 탄탄한 수비 조직력이 강점이며 선수들 간의 결속력 또한 좋다. 앙골라로선 포르투갈 2부 발레이렌세에서 뛰는 칼리를 제외하고는 델가도, 잠바, 자신투 등 수비요원들이 모두 자국 리그파여서 조직력은 잘 맞지만 과연 얼마만큼 멕시코의 공세를 잘 막아낼지가 의문이다.

    수비에서 안정만 찾는다면 해외파로 짜인 미드필더와 공격진이 파괴력을 찾는 데 주력할 수 있다. 아랍권에서 뛰고 있는 미드필더 안드레와 지우베르투, 공격수 아크와가 공격의 중심 줄기를 잡는다. 포르투갈 2부 바르징의 콤비 미드필더 피게이레두와 멘돈사, 포르투갈 1부 벤피카의 ‘슈퍼 서브(조커)’ 만토라스도 또 다른 공격 루트를 찾는 데 호흡을 맞춘다. 좌우 공격 2선의 지우베르투와 멘돈사의 측면돌파를 통해 공격 투톱 아크와-만토라스로 이어지는 패스의 속도가 빠르고 정확해진다면 의외로 대어를 낚을 수 있다.

    아프리카 최종예선에서 ‘슈퍼 이글스’ 나이지리아를 따돌리고 사상 첫 본선 진출을 이루는 과정에서 보여준 끈기와 자국파-해외파의 하모니라면 이변을 일으킬 수 있다. 무조건 화려한 공격을 감행하기보다는 수비조직을 중시하며 길고 빠른 카운터 어택을 노리는 실용주의로 예선무대에서 성가를 높인 만큼 수비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곤사우베스 감독에겐 큰 고민이 있다. 왼쪽 수비가 그것이다. 대표팀에서 유일하게 지역예선 12경기를 모두 출장한 왼쪽 풀백 얌바 아샤가 금지약물 복용으로 월드컵 출전이 불발됐기 때문이다. 1월 아프리칸네이션스컵에서 두 살 때 앙골라를 떠나 포르투갈에서 생활해온 마르코 아브레우도를 발탁해 활용해봤다. 왼쪽 수비가 뚫린다면 조직력이 연쇄적으로 무너질 공산이 커 낭패가 아닐 수 없다.

    멕시코 자국파의 간판 스타인 호세 폰세카와 앙골라 해외파의 대표주자인 페르두 만토라스 중 누가 더 강한 파괴력으로 상대 수비라인을 허물어뜨릴 것인가. 승부는 이들의 발끝에 달려 있다.

    예선 11경기서 10골 ‘골 감각 절정’

    호세 폰세카(멕시코) 멕시코 선수치고는 큰 키(184cm)를 활용한 포스트플레이로 선 굵은 공격 플레이를 펼치는 게 특징이다. 성실성과 희생정신이 돋보인다. 과테말라전 4골 몰아치기를 포함해 지역예선 11경기에서 10골을 폭발시켰다. 2005컨페더레이션스컵 일본, 독일전에서 한 골씩을 기록했다. 자국 리그파의 대표주자다.

    세계청소년선수권 16강 주역

    페드루 만토라스(앙골라·왼쪽) 2001년 세계청소년선수권 16강 주역. 2001년 포르투갈 최고 명문 벤피카와 10년 계약으로 입단한 파괴력 높은 스트라이커다. 입단 이후 두 시즌 38경기에서 16골을 터뜨렸다. 무릎 수술로 고생하다 지난해부터 대표팀에 복귀, 지역예선 3경기에서 1골을 기록. 앙골라의 해외파 중 가장 상위 리그에 진출해 있어 공격 자신감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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