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곡 ‘Super Lady’를 선보인 (여자)아이들. [큐브엔터테인먼트 제공]
신곡 ‘Super Lady’는 거창한 총력전이다. 뮤직비디오도 대형 공연장의 피라미드형 다단 무대와 초대형 군무로 포문을 연다. 마칭밴드와 라틴풍 기타가 자아내는 긴장감 속에서 래퍼 전소연이 날카로운 고음의 솔로를 들려주기 시작한다. 곡은 랩과 보컬을 냉탕·온탕처럼 교차하며 웅장한 스케일의 ‘빅룸’ EDM으로 뻗어간다. 우기는 나직하게 으름장 놓는 대목을 놓았다가 전형적으로 얄팍한 고음이 도맡는 프리코러스를 위엄 있게 소화한다. 미연은 어느 때보다도 진득하고 칼칼한 보컬로 강렬한 임팩트를 준다. 퇴폐미의 화려한 시각적 요소와 수없이 반짝이는 글리터, 대형 무대와 군무도 시선을 돌릴 틈을 주지 않는다. 가사에는 “I am at the top” 등 직설적이라면 직설적이고, 일차원적이라면 일차원적인 표현도 많다. 그런 한편으로 “겁에 질린” 어린 시절부터 “세상을 망칠” “못된” 눈빛이라는 말을 들었으며 이제는 그것을 “여왕의 자질”로 받아들인다는 등 철렁하게 곱씹을 대목도 은근슬쩍 숨어 있다.
사운드의 혼종, 멤버들의 운영, 시각적 요소, 가사에 이르기까지 터질듯이 넘쳐나지 않는 것이 거의 없다. 단 하나, 플레잉타임이 2분 33초에 불과하다. 곡이 짧다고 내실이 없다고 간주하는 건 지금 대중음악에 대해 갖는 가장 흔한 편견 중 하나다. 다만 이 곡에 다소간 허전함이 남지 않는 건 아니다. 하지만 각 절이 후렴에 도달하기까지 큰 굴곡을 그리기에 곡이 담보하는 자극의 양이 부족하지는 않다. 또한 곡에 가장 큰 드라마를 부여하고 선언적으로 메시지를 떨구는 부분이 바로 마지막 드롭(drop)이다 보니, 30초 이상 지속되는 이 대목을 충분히 살리려고 구조를 덜어낸 듯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