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이 혼자서도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하려면 장난감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GettyImages]
# 점점 더 멀리~ 던지기 놀이
던지기 놀이는 보호자가 장난감을 멀리 던지면 반려견이 다시 물어오는 것입니다. 이 놀이를 하기에 앞서 먼저 ‘앉아’ 연습을 해야 하는데요. 자리에 앉아 있다가 장난감이 던져지면 빠르게 달려가는 긴장감을 반려견이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렇게 하면 반려견의 집중력, 순발력 훈련까지 겸할 수 있습니다.보호자는 반려견이 바라보는 방향으로 공을 굴리거나 인형을 던져주면 됩니다. 그러면 반려견이 뒤쫓아가 장난감을 물어올 것입니다. 처음에는 장난감을 가까이에 던졌다가 익숙해지는 듯하면 점점 더 멀리 던져주면 됩니다. 이 과정에서 반려견은 다리와 입을 움직이는 등 몸의 에너지를 쓰게 돼 운동 효과도 얻을 수 있습니다.
“주세요”라는 말로 갖고 돌아온 장난감을 내려놓게 하는 연습도 필요합니다. 간혹 장난감을 보호자에게 뺏기지 않으려는 반려견이 있는데, 이 경우 놀이를 계속할 수 없기 때문에 처음부터 장난감을 잘 내려놓는 훈련도 해야 합니다. 물고 온 장난감을 보호자에게 건넸을 때 간식 등으로 보상해주면 효과적으로 연습할 수 있습니다. 비슷하게 생긴 장난감을 하나 더 가져가 반려견에 앞에 두면 물고 있던 장난감을 쉽게 내려놓는데, 그때 “주세요”라는 말과 함께 칭찬을 반복함으로써 행동을 강화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 영차 영차! 잡아당기기 놀이
잡아당기기 놀이는 이른바 ‘터그(tug) 놀이’로 불립니다. 입으로 무는 본능을 충족시키기 위해 반려견이 장난감을 물고 있을 때 그것을 보호자가 잡아당겨 줄다리기하듯 놀이를 하는 거죠. 터그 놀이에 적합한 것으로는 두꺼운 실을 엮은 밧줄이나 실타래 모양의 장난감을 들 수 있습니다. 이 밖에 보호자가 한쪽을 잡고 반려견이 반대쪽을 물 수 있는 충분한 길이의 장난감이면 무엇이든 괜찮습니다.터그 놀이를 할 때는 보호자의 힘 조절이 중요합니다. 반려견이 좋아하는 것 같다고 장난감을 너무 세게 당기거나 흔들면 반려견의 이빨 또는 목이 다칠 수 있습니다. 또 터그 놀이는 반려견에게 사냥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줘 성취감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는데, 보호자가 너무 세게 장난감을 당기면 반려견이 성취감 대신 좌절감을 맛볼 수 있습니다. 물고자 하는 욕구가 강한 반려견일수록 보호자의 적당한 힘 조절이 요구됩니다.
잡아당기기 놀이를 할 때도 “주세요”라는 말에 반려견이 장난감을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합니다. 물고 당기고 흔드는 사냥 본능을 일깨우는 놀이인 만큼 흥분 상태인 반려견이 보호자 손을 무는 등 사고가 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신나게 놀다가도 “주세요”라는 말에 바로 장난감을 놓을 수 있도록 훈련을 시켜야 합니다.
# 안 되는 놀이도 있어요!
반려견은 보호자의 손이나 손가락 등 신체를 이용한 놀이는 안 된다는 사실을 배워야 한다. [GettyImages]
보호자가 반려견과 힘겨루기를 하는 것도 지양할 필요가 있습니다. 반려견이 갖고 있는 장난감을 힘으로 뺏는 행동 등을 하면 반려견이 놀이에 재미를 느끼기는커녕, 장난감을 삼키거나 보호자를 공격하는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이와 유사한 맥락에서 장난감을 들고 도망가는 행위도 좋지 않습니다. 사냥 본능을 가진 반려견은 보호자를 뒤쫓으면서 흥분할 수 있는데, 그럴 때 다칠 위험이 있습니다.
놀이 방법을 잘 배운 반려견은 혼자 있을 때도 장난감을 갖고 재밌는 시간을 보냅니다. 다만 한 가지 주의할 점은 ‘함께 놀기 장난감’과 ‘혼자 놀기 장난감’을 구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앞서 소개한 함께 놀기 장난감들은 반려견 혼자 있을 때는 즐길 수 없어 싫증을 느끼는데, 그러면 보호자와 함께할 때도 그 장난감에 흥미를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5㎏ 전후의 반려견에게 필요한 장난감 개수는 약 30개입니다. 그중 5~7개를 혼자 놀기 장난감으로 번갈아 제공한다면 매일 다른 장난감을 기다리는 행복한 반려견의 얼굴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최인영 수의사는…
2003년부터 수의사로 활동한 반려동물 행동학 전문가다. 현재 서울 영등포구 러브펫동물병원 대표원장, 서울시수의사회 이사를 맡고 있으며 대표 저서로 ‘어서 와 반려견은 처음이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