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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 공매도 청산에 널뛰는 주가

공매도 세력과 개미들 2차 혈투 벌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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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입력2023-07-28 1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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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계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메릴린치인터내셔널은 4~5월부터 에코프로에 대한 공매도 물량을 유지하고 있다. [GETTYIMAGES, 골드만삭스 제공, 모건스탠리 제공, 메릴린치인터내셔널 제공]

    외국계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메릴린치인터내셔널은 4~5월부터 에코프로에 대한 공매도 물량을 유지하고 있다. [GETTYIMAGES, 골드만삭스 제공, 모건스탠리 제공, 메릴린치인터내셔널 제공]

    “2차전지는 진짜 공매도랑 ‘맞짱’ 뜨는 것 같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한 직장인이 7월 26일 남긴 글이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에코프로 주주들과 비(非)주주들이 “공매도가 문제다” “공매도의 순기능이다”라며 설전을 벌이고 있다. 이날 에코프로그룹을 포함한 2차전지 기업의 주가가 널뛰는 모습을 보인 탓이다. ‘쇼트 스퀴즈’(Tip 참조)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7월 들어 주가가 급등한 가운데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져 변동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에코프로그룹주가 이틀 만에 고점 대비 30% 이상 하락하는 모습이 관측되면서 개인투자자들과 공매도 세력의 줄다리기도 2차전을 맞이할 전망이다. 금융당국 역시 해당 양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간 에코프로그룹 주가가 연이어 급등한 배경으로 쇼트 스퀴즈가 꼽힌다. 공매도 잔고가 줄어든 시점마다 주가가 급등하는 양상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공매도 잔고수량은 공매도 후 상환되지 않은 주식 수량을 뜻한다. 특정 종목의 공매도 잔고수량 감소는 해당 주식에 대한 ‘공매도 베팅’이 약화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의 공매도 잔고수량은 7월 12일 140만3073주를 기록한 후 연이어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표1 참조). 공매도 잔고수량은 7월 24일 95만7017주까지 감소했고, 같은 기간 주가는 26.2% 상승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이 현상이 더욱 두드러졌다. 공매도 잔고수량이 같은 기간 506만3718주에서 341만8343주로 급감한 것이다(표2 참조). 특히 이 기간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27만9000원에서 40만4500원으로 45%나 상승했다.

    공매도 잔고금액은 유지

    에코프로그룹 주식 매수 주체가 외국인이라는 점도 쇼트 스퀴즈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해당 기간 외국인은 에코프로를 4131억 원 순매수한 반면, 개인투자자는 4018억 원 순매도했다. 에코프로비엠 역시 이 기간 외국인은 4684억 원 순매수했고, 개인투자자는 4181억 원 순매도했다.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주가 랠리가 나타난 것이다. 일반적으로 외국인을 중심으로 공매도가 이뤄져온 만큼 이들이 공매도 포지션 청산을 위해 에코프로그룹주를 매수했을 개연성이 있다.



    공매도 세력은 에코프로그룹 주가가 연이어 오르자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공매도 포지션을 일부 정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에코프로의 7월 12일 공매도 잔고금액은 1조2908억 원이었는데, 7월 24일 1조1110억 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공매도 잔고수량 감소분과 비교할 때 잔고금액은 크게 변하지 않은 셈이다. 에코프로비엠 역시 같은 기간 공매도 잔고금액이 1조4127억 원에서 1조3827억 원으로 상대적으로 적게 줄었다. 공매도를 일부 상환하며 포트폴리오에서 비중을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공매도 세력이 큰 손실을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주가가 각각 20~40% 상승했는데, 이는 공매도 손실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특히 공매도 수량을 줄여 손실을 확정한 만큼 공매도 투자자는 실제로 상당한 손실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공매도 잔고수량이 줄었지만 잔고금액이 일정 비율을 유지한 만큼 공매도 세력의 부담은 여전한 것으로 추측된다. 7월 26일을 기점으로 에코프로그룹주의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숨통은 트였다는 분석도 있다.

    에코프로 상승에 삼성전자 피해

    에코프로그룹의 질주로 국내 다른 상장기업들의 주가가 떨어지는 기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에코프로그룹으로 수급이 몰리면서 다른 기업들이 소외되거나 주가가 하락하는 양상이 관측된 것이다. 투자자들이 보유하던 우량 기업 주식을 팔면서까지 에코프로그룹 주식을 매수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에코프로그룹주가 특히 높은 변동성을 보인 7월 26일 이 현상이 두드러졌다. 에코프로의 경우 이날 장중 주가가 129만3000원에서 153만9000원으로 오른 후 122만8000원까지 하락했다. 27일에는 전날 종가보다 19.79% 급락해 100만 원 선이 깨지면서 98만5000원으로 마감했다.

    에코프로비엠 주가 역시 7월 26일 46만2000원에서 58만4000원으로 26.4% 상승했지만 결국 1.52% 하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같은 시간 국내 대장주인 삼성전자 주가는 3%대 변동성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이날 2분기 영업이익 4조2379억 원을 밝히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알렸지만, 에코프로그룹주들의 질주로 도리어 주가가 전일 대비 하락했다.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이 속한 코스닥시장의 경우 이날 상승 종목은 88개에 그친 반면, 1480개 종목이 하락했다.

    에코프로그룹 주주들과 공매도 세력은 곧 2차전을 벌일 전망이다. 두 집단 간 줄다리기가 팽팽해지자 당국이 나섰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7월 26일 에코프로비엠을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해 7월 27일 하루 동안 공매도 거래를 금지했다. 한국거래소는 유가증권·코스닥시장 업무규정과 시행세칙에 따라 주가 하락률과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 및 증가율 등을 고려해 공매도 과열종목을 지정한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에코프로비엠의 공매도 거래량은 80만6750주, 공매도 거래대금은 4133억 원이었는데, 전체 거래대금의 7.32%에 달하는 비중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한 만큼 투자자 사이에서 차익 실현 욕구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은 투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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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진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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