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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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모가 쓴 ‘최고 참모’ 들의 이야기

  • 입력2003-10-02 10: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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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모가 쓴  ‘최고 참모’ 들의 이야기
    르네상스 때의 정치이론가 마키아벨리는 “보스가 명성을 얻는 것은 보스 자신의 소질 때문이 아니라 참모의 좋은 조언 덕분이다”는 말을 남겼다. 현대에 와서는 참모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흔히 참모라 하면 비서실이나 구조조정본부에서 일하는 사람을 떠올리지만 넓게 보면 조직에 속해 있는 사람 중 99%가 참모다. 결정권을 행사하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참모의 범주에 들며, 한 조직의 1인자라 해도 상위 단위에서는 참모 위치에 있게 되는 것이 현대 조직사회의 특징이다.

    그러면서도 참모에 대한 관심은 적었다. 서점의 그 많은 책 가운데 참모에 대해 다룬 책은 손에 꼽을 정도다. 그 자신이 국회의원 보좌관, 청와대 정책행정관 등을 역임하며 참모로 지냈던 이철희씨(40)가 그 틈새를 파고들었다. 그의 책 ‘1인자를 만든 참모들’(위즈덤 하우스 펴냄)은 세계 역사에서 돋보이는, 자기 색깔이 분명한 참모들에 관한 이야기로, 대부분이 참모일 수밖에 없는 현대인들에게 당당한 참모로 살아가는 법을 역설한다.

    “참모에게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올바른 참모 마인드를 갖는 것이 자신이 발 딛고 서 있는 삶의 현장에서 크고 작은 성공을 일구는 핵심요인이며, 훌륭한 참모가 기업과 조직의 운명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참모는 모두 8명. ‘날건달’ 유방을 후대에 길이 남을 영웅으로 재탄생시킨 장량, 이성계를 도와 쇠퇴한 고려왕조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왕조 조선을 연 정도전, 르윈스키 스캔들로 위기에 처한 클린턴을 구한 선거 참모 딕 모리스, 루스벨트를 대통령으로 만든 루이 하우, ‘삼국지’ 최고의 참모 순욱, 수양대군을 왕권중심체제의 머리로 세운 한명회, 우드로 윌슨 대통령과 필생의 우정을 쌓았던 에드워드 하우스, 영국 토니 블레어 총리를 ‘열정에 찬 지도자’로 만든 필립 굴드가 그들. 저자는 이 가운데 최고의 참모로 루이 하우를 꼽는다.

    기자 출신인 루이 하우는 루스벨트에게 당당히 ‘아니오’라고 말했다. 다른 무엇보다 그 점이 보스의 자만심을 무너뜨리고, 태만함을 깨며, 사고의 지평을 넓히는 원동력이 됐다. 더욱이 루이 하우는 소아마비에 걸린 루스벨트를 떠나지 않고 7년이나 돌보며 그가 성공한 대통령이 되는 데 일조했다. 보스와 대등한 관계를 유지하며 보스를 위해 평생을 바친 진정한 참모였던 것. 이 책의 장점은 이런 인물들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결정을 내려 목표한 바를 이뤘는지의 과정을 세밀하게 보여준다는 것이다.



    고려대 정치외교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저자는 국회, 청와대, 행정부의 기획 파트를 두루 경험했으며 16대 대선 때 노무현 후보 선거대책위윈회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도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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