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열 ‘안경’(위)과 ㈜비움의 ‘목기’.
올해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가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쓰임(Use)’이라는 전시 주제 때문이다. 원론적인 주제지만 오랫동안 공예는 ‘예술’이고자 하는 강박관념에 시달렸고, 이 때문에 작가들과 전시기획은 새롭고 전위적인 형상을 보여주는 데 집착해왔다. 공예가 문화적 퇴행을 경험하고, 순수미술이 고사 상태에 이른 것도 이 같은 ‘공예의 예술에의 종속’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일부 아쉬운 점이 없지 않지만 올해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는 이 같은 자기모순을 공예의 본성을 회복함으로써 극복해내고자 한다. 그래서 올해 공모전의 주제는 ‘행복한 일상’이며 ‘쓰임의 재발견’이란 주제로 국내외 125인의 유명작가가 참여하여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보여주는 작품을 선보인다.
또한 거리공예 프로젝트는 벤치, 휴지통, 가로등 등 ‘거리가구’들을 공공의 쓰임새와 거리와의 조화를 고려하여 시내 곳곳에 전시하는 기획으로 장기적으로 청주시 공간 전체를 바꾼다는 계획이어서 기대를 모은다.
청주시에는 지방자치단체 단위로는 드물게 소장품의 수준과 운영면에서 좋은 점수를 받고 있는 국립청주박물관, 청주고인쇄박물관 등이 있는데,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본전시장인 예술의전당과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으므로 함께 둘러보는 것도 좋겠다. 전시장 위치와 행사 일정에 대해서는 주최측 홈페이지(www. cheongjubiennale.or.kr)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전화 문의(043-277-2500)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