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前 대통령 영정을 보고 눈물짓는 이순희 씨.
▼ ‘청운각에 걸린 박 전 대통령의 영정을 떼라, 제단을 없애라’는 내용의 공문을 처음 받은 게 언제인가.
“1989년경이다. 당시 나는 서울에 살았고, 문경에 사는 동생이 청운각을 주로 관리했는데, 동생이 전화로 그런 공문이 왔다고 알려줬다. 그래서 알았다.”
▼ 당시 공문은 박근혜 추모사업회 회장 명의로 돼 있다. 박근혜 회장을 만나 이 문제를 상의했나.
“만났다. 최태민 목사도 만났다.”
최태민·박근혜 한 방 같이 사용
당시 이씨는 추모사업회 측의 청운각 폐쇄조치에 항의하려고 박근혜 추모사업회 회장을 비롯해 많은 사람에게 편지를 썼다고 했다. 당시 작성한 편지에는 이씨가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난 날짜가 나오는데, 1989년 11월 22일이다. 이씨가 최 목사를 만난 건 그 며칠 전이다.
▼ 최 목사와 박근혜 회장을 어디서 만났나.
“당시 육영재단 사무실은 어린이회관 과학관에 있었고, 추모사업회는 문화관 2층에 있었다. 문화관 1층에 최태민, 박근혜 사무실이 있었다. 최태민과 박근혜가 한 방을 같이 썼다. 청운각 문제로 최 목사를 만난 건 문화관 2층에 있는 추모사업회 사무실에서다. 박근혜와 최태민이 같이 쓰는 사무실에서 박근혜를 만났다. 당시에는 최태민 허락 없이는 박근혜를 만날 수 없었다.”
▼ 최 목사는 청운각 문제에 대해 뭐라 했나.
“들어갔더니 다리를 티테이블에 올려놓고 아주 예의 없이 나를 맞았다. 직원들에게 펜으로 이래라저래라 지시하고 있었다. 최 목사는 나에게 반말로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라. 영정도 없애고, 제단도 없애라. 우상이니 없애야 한다’고 했다.”
▼ 박근혜 회장은 뭐라고 했나.
“박 회장을 만날 때는 4명이 들어갔다. 배화여대 진○○ 교수와 새마음봉사단 도봉구 구단장, 추모사업회 사무국장 한○○ 씨가 같이 들어갔다. 박 회장은 ‘최 회장님(최 목사) 기분이 상해 있으니까 기분이 좋아지면 다시 재정지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힘도 없고 돈도 없다’고 했다. 내가 ‘돈 30만 원 때문에 문을 닫을 수는 없다’고 하니까 ‘최 회장 기분이 풀릴 때까지 문을 닫는 게 좋겠다’고 했다. ‘최 회장이 시키는 대로 영정도 없애고 제단도 없애는 게 좋겠다’고 했다. ‘최 회장 말을 안 들을 거면 당장 문을 닫는 게 좋겠다’고도 했다. 나는 ‘그렇게는 못 한다’고 말하고 나왔다.”
▼ 당시 청운각 폐쇄조치가 누구의 뜻이었다고 생각했나.
“박 회장의 결정이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자기 아버지 일인데, 설마 자기 손으로 기념관의 영정을 없애라고 그랬겠나. 당시는 육영재단이나 추모사업회 일을 최 목사가 다 처리했을 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