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다. 그냥 더운 게 아니다. 몸도 마음도 연일 푹푹 찐다. 전국이 더위 먹어 허덕이는데 달동네가 예외일 리 없다.
‘하늘 아래 첫 동네’ 서울 신림7동 속칭 ‘난곡’. 온몸을 뒤척이며 ‘밤 같지 않은 밤’을 새운 할머니는 날이 밝자 부채부터 집어 든다. 홀로 사는 아흔 살 외로움도 더위 탓에 잠시 잊은 것일까. 올망졸망한 세간뿐인데도 단칸방은 한증막.
지난 겨울 32년 만의 큰눈이 온 동네를 ‘빙산’으로 만들더니 그새 얼마나 지났다고…. 할머니는 염치없이 찾아 든 올 여름이 영 마땅찮다. 고급 주택가의 ‘휴가철 강도’도, 인파로 꽉 찬 피서지도, 전기요금 누진제 무섭다는 에어컨도 모두 먼 동네 얘기.
그래서 빈부 차별 않는 불볕더위에 감사해야 할지, 야속하다 해야 할지…. 마음 같지 않은 세상에서 마음대로 일으켜 보는 작은 바람 한줄기. 수박 한쪽 베어 물고 부쳐보는 부채가 그래서 할머니에겐 오랜 친구마냥 미덥다. 고급스런 합죽선이 아니면 또 어떠랴. 시름 많은 할머니의 부채질은 밤늦도록 이어질 게다.
‘하늘 아래 첫 동네’ 서울 신림7동 속칭 ‘난곡’. 온몸을 뒤척이며 ‘밤 같지 않은 밤’을 새운 할머니는 날이 밝자 부채부터 집어 든다. 홀로 사는 아흔 살 외로움도 더위 탓에 잠시 잊은 것일까. 올망졸망한 세간뿐인데도 단칸방은 한증막.
지난 겨울 32년 만의 큰눈이 온 동네를 ‘빙산’으로 만들더니 그새 얼마나 지났다고…. 할머니는 염치없이 찾아 든 올 여름이 영 마땅찮다. 고급 주택가의 ‘휴가철 강도’도, 인파로 꽉 찬 피서지도, 전기요금 누진제 무섭다는 에어컨도 모두 먼 동네 얘기.
그래서 빈부 차별 않는 불볕더위에 감사해야 할지, 야속하다 해야 할지…. 마음 같지 않은 세상에서 마음대로 일으켜 보는 작은 바람 한줄기. 수박 한쪽 베어 물고 부쳐보는 부채가 그래서 할머니에겐 오랜 친구마냥 미덥다. 고급스런 합죽선이 아니면 또 어떠랴. 시름 많은 할머니의 부채질은 밤늦도록 이어질 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