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이차전지업계가 인재난을 겪고 있다. [GettyImages]
이상영 연세대 화공생명공학과 교수가 2월 20일 한국과 중국의 이차전지 인력 수급 현황을 비교하며 한 말이다. 배터리 3사를 포함한 국내 이차전지업계가 최근 전문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장이 단시간에 급성장하며 산업계와 학계 간 인력 미스매치가 발생한 데다, 인력 양성을 위한 정부의 재정 지원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중국 기업은 정부의 전폭적 지원 아래 대규모 전문 인력을 유치하고 있어 국내 기업들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2022년 수요 대비 700명 모자라
국내 이차전지업계는 특히 기술 리더십 확보와 직결된 석박사급 연구 인력 구인에 애로를 겪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이 지난해 말 조사한 ‘유망 신산업 인력 수급 통계’에 따르면 2022년 국내 이차전지업계의 석박사 연구개발(R&D) 인력은 약 9400명으로 전체 수요에 700명가량 못 미친 것으로 집계됐다(그래프 참조). 한국배터리산업협회가 진행한 2021년 조사에서도 석박사 R&D 인력은 1000명 이상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중국 정부는 수년 전부터 이차전지 전문 인력 육성에 팔을 걷어붙였다. 2021년 과학기술 인재 양성 계획을 포함한 ‘14차 5개년 규획’을 발표하고, 매년 대학에 수십조 원 예산을 투입해 이차전지 등 신성장 분야 연구 인력을 키워온 것이다. ‘고급 외국인 전문가 유치계획’을 통해 외국인 연구 인력도 공격적으로 유치했다. 그 결과 CATL은 지난해 석박사급을 포함한 전체 연구 인력 1만8000명가량을 확보했다. 이는 국내 1위 기업 LG에너지솔루션의 전체 임직원 수(지난해 기준 약 1만2000명)보다 많은 수준이다.
억대 연봉 받는 해외로 떠나기도
SK온이 경력 및 신입 박사 연구직 수시 채용을 위해 홈페이지에 공고한 내용. [SK온 홈페이지 캡처]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이차전지업계는 전문 인력 구인난을 겪고 있다. SK온의 경우 이차전지 부품·공정·셀·설비개발 등 4개 분야 박사 연구직을 2월 15일부터 연말까지 수시 채용한다. 채용 규모에도 제한을 두지 않았다. 국내 이차전지업계 관계자는 “중국 위협이 커지고 이차전지 기술 범주가 빠른 속도로 팽창하면서 기업들이 석박사급 R&D 인력을 다수 필요로 하고 있다”며 “차세대 배터리 개발을 위해 업계는 치열하게 돌아가는데, 전문 인력 수는 그것에 못 미치는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슬아 기자
island@donga.com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슬아 기자입니다. 국내외 증시 및 산업 동향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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