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진구가 ‘민주당 텃밭’이 돼서 주민들이 얻은 게 없다. 물갈이를 위해서라도 국민의힘 후보를 찍어야 한다.”(서울 광진구 자양동 70대 주민)
여야 단수공천으로 광진을 대진표 확정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왼쪽)과 국민의힘 오신환 전 의원. [뉴스1]
두 후보의 맞대결을 놓고 ‘넓은 의미에서 리턴매치’라는 시각도 있다. 고 의원은 2020년 21대 총선에서 50.4% 득표율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47.8%)를 2.6%p 차로 누르고 당선했다(그래프 참조). 이때 총선에서 고 의원은 전략공천을 받는 등 당의 전폭적 지원 속에서 ‘서울시장 출신 거물 정치인’ 오세훈 후보를 꺾어 주목받았다. 서울 관악을에서 재선한 오신환 전 의원은 이른바 ‘오세훈계’로 불린다.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오세훈 시장의 선거대책위원회 종합상황본부장을 지낸 데 이어 서울 정무부시장으로서 오 시장과 호흡을 맞췄다.
1970년대 형성된 광진구 대표 상권 중 하나인 자양전통시장에서 유권자들의 민심을 들어봤다. 기자가 “총선을 앞두고 어느 후보를 뽑을지 정했느냐”고 운을 떼자 시민들은 “선거보다 당장 먹고사는 문제가 시급해서 잘 모르겠다” “수십 년 동안 장사하며 IMF(외환위기)도 겪고 코로나19도 겪으며 버텼는데 요즘처럼 장사하기 어려운 때는 처음”이라는 반응이 돌아왔다.
“공약 살펴 선택하겠다는 사람 유난히 많아”
자양동 토박이라는 50대 박 모 씨는 “누굴 뽑을지 아직 고민 중인데, 고 의원이나 오 전 의원 모두 비교적 젊고 의정 활동 경험도 있어 긍정적으로 본다”면서 “동네 주민 중 ‘두 후보가 총선 전까지 어떤 공약을 내는지 잘 살피다가 선택하겠다’는 사람이 유난히 많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만난 상당수 유권자는 현역인 고 의원에 호감을 나타냈다. 자양전통시장에서 30년간 장사를 해왔다는 60대 김 모 씨는 “동네 사람뿐 아니라, 전국에서도 고민정 의원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인지도가 높지 않느냐”면서 “고 의원이 국회에서 말도 시원시원하게 잘하고, 이곳 시장에 자주 와서 상인들 민심도 잘 들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반면 “광진을에도 ‘정권교체’가 필요하다”는 반응도 있었다. 70대 유권자 이 모 씨는 “그동안 광진구 하면 ‘민주당 밭’이라고들 했는데, 진절머리가 나서 이번 선거에선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오 전 의원에 대해서는 “관악구에서 국회의원을 두 번이나 한 사람이 광진구에 갑자기 왜 출마했는지 공감이 안 돼 지지할 마음도 없다”(40대 구의동 주민 최 모 씨)는 반응과 “(오 전 의원의) 처가가 광진구에 오랫동안 살았으니 연고가 있는 셈이고, 당선되면 오세훈 시장과 시너지 효과를 낼 것 같아 지지한다”(50대 화양동 주민 이 모 씨)는 호평이 교차했다.광진구가 신설된 후 치른 1996년 15대 총선부터 2020년 21대 총선까지 7차례 선거에서 민주당 계열 정당은 광진을 지역구 의석을 한 번도 빼앗기지 않았다. 이웃한 광진갑(15~21대 총선 민주당 계열 정당 후보 5번, 보수 정당 후보 2번 당선)과 비교해도 민주당 지지세가 두드러지는 곳이다. 광진을이 배출한 대표적인 유력 정치인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다. 추 전 장관은 광진을에서만 5선(15·16·18·19·20대)에 성공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이 분 2004년 17대 총선에선 새천년민주당 후보로 나선 추 전 장관이 열린우리당 김형주 후보에게 고배를 마셨다.
다만 ‘민주당 텃밭’으로 불리던 광진을 민심도 최근 변화가 감지된다. 2022년 20대 대선 때 윤석열 대통령(48.8%)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47.2)를 1.6%p 차로 앞섰다. 이때 선거에서 광진을을 구성하는 7개 행정동 중 자양2~4동과 구의3동, 화양동에서 윤 대통령 득표율이 이 대표를 앞섰다. 이 대표는 광진을 자양1동, 구의1동에서 윤 대통령보다 많이 득표했다. 같은 해 치른 지방선거에서 광진구 유권자들은 서울시장과 구청장으로 모두 국민의힘 후보를 택했다. 당시 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나선 오세훈 시장(58.3%)은 민주당 송영길 후보(40.0%)를 18.3%p 차로 누르고 당선했다. 같은 당 소속인 김경호 광진구청장(51.2%)은 민주당 김선갑 후보(48.8%)를 2.4%p 차로 앞서 승리했다.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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