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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어른들은 몰라요

10명 중 3명 “초등생 때 성접촉”

청소년 1만3721명 설문 … 접촉 장소는 노래방, DVD방, PC방 順

  •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10명 중 3명 “초등생 때 성접촉”

10명 중 3명 “초등생 때 성접촉”
여중생이 낙태한 뒤 자살한 사건으로 사회가 떠들썩했던 게 불과 10여 년 전이다. 당시 논란이 됐던 점은 여중생이 성관계를 갖고 임신을 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올해 5월 대구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집단 성폭행 사건’은 이제 초등학생도 성(性)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물론 그 이전에도 사회 일각에서는 초등학생 때부터 체계적인 성교육과 바람직한 성가치관 확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에 대해 “초등학생이 무엇을 알겠느냐? 괜히 못된 것만 미리 알려주는 셈”이라며 애써 외면했다. 하지만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초등학생 성문제와 이에 대한 계속된 연구결과는 우리로 하여금 초등학생의 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실제로 보건복지가족부 아동청소년정책실(옛 국가청소년위원회)이 일반청소년(전국 중·고등학교 재학생 1만3721명)과 위기청소년(전국 소년원에 있는 청소년, 가출 청소년, 학교 부적응 청소년 15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07 청소년 유해환경 접촉 종합실태조사’에 따르면, 청소년의 첫 성경험 및 성접촉 시기가 초등학생 등 저연령대로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간동아’는 이 조사에서 초등학생의 성과 관련 있는 유의미한 결과들을 살폈다.

초등학생 때 성접촉 및 성관계를 경험하는 청소년이 늘고 있다

10명 중 3명 “초등생 때 성접촉”
일반청소년 1만372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성접촉 경험이 있다고 답한 8013명(전체의 58.4%) 가운데 초등학교 3학년 이하 저학년 때 처음 성접촉을 경험한 중·고등학생은 2006년 4.0%에서 2007년 11.6%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그림1 참조). 초등학교 4~6학년 때를 꼽은 경우도 19.4%로 2006년의 9.8%에 비해 2배가량 늘었다. 위기청소년의 경우에는 초등학교 4~6학년을 첫 시기로 꼽은 비율이 19.9%로 지난해 9.7%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성관계를 경험하는 시기도 빨라지는 실정이다. 일반청소년 가운데 성관계 경험이 있는 548명(4%)을 대상으로 한 첫 성관계 경험 시기를 묻는 질문에서 초등학교 3학년 이하가 10.1%, 초등학교 4~6학년이 9.7%를 차지해 성관계를 경험한 중·고등학생 5명 중 1명꼴로 초등학생 시절에 이미 성관계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그림2 참조).

대전성폭력상담소 이현숙 소장은 “초등학생도 중·고등학생을 모방하며 이미 작은 성인이 돼버렸다”며 “요즘 초등학생 사이에서는 사흘만 사귀어도 남자친구, 여자친구가 될 정도로 트렌드가 바뀐 만큼 남녀 이성교제에 대한 올바른 성교육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초등학생 때 성교육을 처음 접하지만, 유해매체를 처음 이용하는 시기도 초등학생 시절이 두 번째로 꼽힐 정도로 빠르다

10명 중 3명 “초등생 때 성접촉”
일반청소년이 성교육을 처음 받는 시기에서는 초등학교 4~6학년이 54.4%를 차지했다(그림3 참조). 위기청소년의 경우도 초등학교 4~6학년이 39.4%를 차지해 가장 높았다. 하지만 학교에서 받은 성교육이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일반청소년 조사 대상자 4466명 중 26.6%(1188명), 위기청소년 조사 대상자 500명 중 27.6%(1232명)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양쪽 모두 ‘도움이 된다’는 응답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응답보다 높았지만 그 차이는 크지 않았다.

반면 일반청소년이 성인 간행물과 영상물, 음란사이트 등 유해매체를 처음 이용하는 시기는 중학교 1학년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초등학교 4~6학년이 그 뒤를 이었다(표1 참조). 특히 19세 미만 이용 불가 게임의 경우 초등학교 4~6학년 때 처음 이용했다는 응답이 10.6%에 달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위기청소년도 마찬가지로 중학교 1학년 때 유해매체를 처음 접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으며 초등학교 4~6학년이 두 번째로 높게 나타났다.

성교육 전문 사이트 ‘아우넷’ 김애숙 대표는 “초등학생들을 유해환경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은 어른의 몫”이라며 “어른들이 돈벌이에 급급하다 보니 초등학생들이 유해환경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다. 오프라인은 어느 정도 단속되고 있지만 온라인은 정말 무방비 상태”라며 유해환경에 대한 집중적인 단속을 촉구했다.

10명 중 3명 “초등생 때 성접촉”
청소년의 첫 성관계 상대는 이성친구가 다수를 차지한다

10명 중 3명 “초등생 때 성접촉”
일반청소년 18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첫 성관계 상대로 이성친구를 꼽은 비율이 66.8%로 가장 높았다. 그 뒤로 본인보다 나이 많은 선배(15.2%), 어른(8.3%), 본인보다 나이 어린 후배(3.7%) 순으로 나타났다(그림4 참조). 위기청소년 16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역시 이성친구가 64.2%로 가장 높았다. 가장 최근에 성관계를 가진 대상에서도 일반청소년(58.5%)과 위기청소년(58.8%) 모두 이성친구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아우넷 김 대표는 “사춘기가 빨라지면서 초등학생이 이성친구를 사귀는 일이 낯설지 않게 됐다”며 “잘못된 가치관과 호기심으로 왜곡된 성행위를 함으로써 서로에게 상처 주는 일이 없도록 예방교육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초등학생 때 노래방, 비디오방, PC방을 처음 가는데 이곳이 성접촉 장소로 이용된다

일반청소년 1만2859명을 대상으로 PC방에 처음 가본 시기를 조사한 결과, 초등학교 5학년이 18.9%로 가장 높았으며 초등학교 3학년(15.9%), 6학년(15.6%) 순으로 나타났다(그림6 참조). 전체적으로 초등학생 시절에 처음 PC방에 갔다는 응답자가 74.1%에 달했다. 위기청소년 1449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는 초등학교 6학년(16.2%)이 가장 높았으며 초등학교 3학년(15.7%), 5학년(15.5%) 순이었다. 위기청소년의 경우도 전체적으로 초등학생 시절에 처음 PC방에 갔다는 응답자가 63.8%에 달했다.

일반청소년 1만2803명을 대상으로 노래방에 처음 가본 시기를 조사한 결과, 초등학교 6학년(15.2%)이 가장 높았고 초등학교 5학년(13.8%), 취학 전(11.3%) 순으로 조사됐다(그림6 참조). 전체적으로 초등학생 시절에 처음 노래방에 갔다는 응답자가 58.2%였다. 위기청소년 142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는 초등학교 6학년이 16.9%로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중학교 1학년(15.9%), 중학교 2학년(13.9%) 순이었다. 반면 위기청소년은 전체적으로 초등학생 시절 노래방에 처음 갔다고 응답한 경우가 37.3%에 그쳐 일반청소년보다 낮았다.

일반청소년 3072명을 대상으로 비디오 및 DVD방에 처음 가본 시기를 조사한 결과, 중학교 2학년이 10.2%로 가장 높았지만 초등학교 5학년(6.5%)과 6학년(8.0%)도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그림6 참조). 위기청소년 66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는 중학교 3학년이 15.9%로 가장 높았지만, 초등학교 6학년도 7.1%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높은 수치가 나온 이러한 조사 결과와 달리 초등학생들이 PC방과 노래방을 이용하는 데는 제한이 따르며, 비디오 및 DVD방의 경우는 법적으로 초등학생의 출입이 금지돼 있다. 보건복지가족부 아동청소년매체환경과 김성벽 과장은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에 의거해 18세 미만 초등학생과 중·고등학생은 오전 9시부터 밤 10시까지만 PC방을 이용할 수 있다. 노래연습장의 경우도 음악산업진흥에관한법률에 따라 청소년실이 따로 마련된 경우에 한해서만 오전 9시부터 밤 10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비디오 및 DVD방의 경우에는 영화및비디오물의진흥에관한법률에 따라 초등학생과 중·고등학생들의 출입이 금지된다”고 설명했다.

10명 중 3명 “초등생 때 성접촉”
결국 해당 업주들에 의해 초등학생이 불법적으로 PC방, 노래방, 비디오 및 DVD방에 출입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셈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 장소가 성접촉 장소로 활용된다는 점이다. 일반청소년 1만372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노래방(4.2%), 비디오 및 DVD방(1.9%), PC방(1.1%)이 성접촉을 하는 주요 장소로 나타났다(그림5 참조). 위기청소년 15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역시 노래방(17.5%), 비디오 및 DVD방(13.6%), PC방(4.9%)이 성접촉을 해본 주요 장소로 드러났다.

시민참여복지회 유해선 소장은 “맞벌이를 하는 부모가 늦게 귀가함에 따라 초등학생 자녀들은 집에 있기보다 밖에서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며 “그만큼 PC방, 노래방, 비디오 및 DVD방에서 친구들끼리 어울리고 음란물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인터뷰/민주당 김춘진 의원

“인터넷 등장 이후 유해환경 노출 위험성 급격히 커져”


10명 중 3명 “초등생 때 성접촉”
대한보건협회 부회장을 지낸 민주당 김춘진 의원(사진)은 재선의원으로 보건복지 분야에서 활약해왔다. 18대 국회 첫 국정감사에서도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와 여성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2007 청소년 유해환경 접촉 종합실태조사’를 통해 초등학생의 성접촉 비율이 증가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초등학생 시기에 성경험과 성접촉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인터넷이 가장 큰 원인이다. 요즘 아이들은 입학 전부터 인터넷을 접한다. 게다가 맞벌이 부부의 증가로 부모와 아이가 함께하는 시간이 적어짐에 따라 아이들이 인터넷 등 유해환경에 노출되는 경우가 잦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끼리 음란물을 보고 따라하는 등 문제가 발생한다. 어른 사회의 잘못도 크다. 성매매, 유사 성매매 등이 확산되면서 초등학생까지 유해환경에 노출될 위험성이 커졌다. 꼭 음란사이트가 아니더라도 성과 관련된 각종 광고도 많다. 여성이 성상품화되면서 아이들에게 성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준 것도 주요 원인이다.”

-TV, 영화 등 매스미디어에 의한 여과되지 않은 성 장면과 왜곡된 성지식이 초등학생 사이에 만연돼 있다. 이에 대한 제도적 대안은 있는가.

“정부는 유해환경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는 정책을 펴왔지만, 지금처럼 부모는 바쁘고 아이는 인터넷에 전면 노출되는 상황이라면 정책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결국 올바른 성교육을 통해 아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리고 그 성교육에는 부모도 함께 참여해야 한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초등학생의 성경험 장소가 노래방, PC방, 비디오방 등으로 나타났다. 이곳들에 대한 계속적이고 집중적인 단속이 필요한데 형식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이 밖에도 인터넷상의 음란물 노출이 심한 실정이다.

“예전 아이들은 마을 주민들이 함께 키우는 형식에서 자랐지만,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내 아이만 있지 우리 아이는 없게 됐다. 학교조차 아이를 지켜주지 못하는 형편이니 문제가 더 심각하다. 단속도 현재는 개별법에 근거해 시·군·구 담당공무원이 하는데, 선출직 지방자치단체장의 처지에서는 관련 업주 한 명 한 명이 모두 유권자다. 그러니 웬만큼 마음먹지 않고는 해당 업주를 고발하는 등의 단속에 한계를 지닌다. 인터넷의 경우도 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있지만 성매매나 음란물에만 집중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여성부에 선거관리위원회의 조사 권한과 유사한 기능을 줌으로써 경찰과 함께 문제 업소를 조사하고, 영업폐쇄 등이 필요한 경우엔 지방자치단체에 협조를 의뢰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여성부 기능 강화를 고려 중이다. 또한 국가인권위원회처럼 정책권고 기능을 부여함으로써 각 부처별로 청소년 성과 관련된 정책적 권고를 할 수 있도록 여성발전기본법 개정도 검토하고 있다.”

-성교육이 실시되고 있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제대로 된 성교육을 위해 성교육 교사 양성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지금 성교육은 보건교사나 상담교사가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보건교사를 성교육 전문가로 보기는 어렵다. 게다가 형식화된 강의와 자료로 현실 성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교사와 교재뿐 아니라 교육방식도 문제다. 학교와 학부모가 학생들의 성문제를 현실적으로 직시한 뒤 그 바탕 위에서 교재를 만들고 교사를 교육시키는 대책이 나와야 한다. 문제는 교육 주체 누구도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고 (어쩌면) 외면하려 한다는 점이다.”

-초등학생의 성을 양성화된 장소에서 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논란이 일 수도 있지만 필요하다고 본다. 개인적 경험을 말하자면, 조산원에서 아기를 낳았는데 당시 원장선생님이 엄마가 둘째 아이를 낳는 모습을 첫째 아이가 보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엄마가 아파하는 모습에 아이가 놀랄까봐 실행하지는 못했지만, 당시 원장선생님의 소견은 출산 모습을 지켜본 아이는 성이나 임신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살아 있는 성교육이 된다는 것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맞는 것 같다. 요즘처럼 성이 각종 매체를 통해 가정의 성이 아닌 불륜의 성으로만 묘사된다면 성은 여전히 말하기 어려운 담론일 뿐이다. 하지만 가정의 성을 두고 아이와 대화를 나눈다면 성문제가 거론하기 어려운 주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주간동아 2008.10.21 657호 (p40~43)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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