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57

2008.10.21

3조3354억원 ‘한강 투석’

수년간 돈 퍼붓고도 팔당호 수질 되레 악화 … 한강수계 전역에 10조 추가 투입 중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입력2008-10-15 10: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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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조3354억원 ‘한강 투석’
    팔당호의 수질이 1997년 수준으로 후퇴했다. 오염원 증가로 수질이 악화된 것이다. 팔당호는 수도권 시민의 상수원.

    지난 1~7월 팔당호의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는 1.5㎎/ℓ. 2005년 1.1㎎/ℓ보다 악화됐다. 1997년은 1.5㎎/ℓ.

    서울시민에게 수돗물을 공급하는 최하류 상수원인 잠실수중보 주변도 마찬가지다. 1~7월 BOD가 2.3㎎/ℓ로 2005년 1.4㎎/ℓ보다 높다. 1997년은 2.6㎎/ℓ.

    “한강특별대책 무위가 된 셈”

    정부는 한강 수질 개선 등을 목표로 한강특별대책(1998~2005년)을 시행하면서 3조3354억원을 투입했다. 이 대책에 따른 2005년 팔당호의 목표 수질은 BOD 1.0㎎/ℓ. 2005년 1.1㎎/ℓ으로 목표 수질에 다가섰다가 후퇴했다(표 참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최인기 의원(민주당)은 “정부와 서울시, 경기도가 추진한 한강특별대책이 무위가 된 셈”이라고 꼬집었다.

    교통망 확충과 인구 증가가 수질 악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한강특별대책 지역의 인구는 1997년 51만명에서 2002년 65만명, 2007년 75만명으로 늘었다. 폐수 배출 업소는 2.9배, 축사는 4배, 음식점은 4.4배, 숙박업소는 2.6배 넘게 증가했다. 정치망을 비롯해 불법어구를 이용한 고기잡이도 기승을 부린다. 팔당 상수원 지역의 축산폐수는 하루 3619t. 1221개 업소에서 배출하는 산업폐수도 하루 8만4815t에 이른다.

    정부는 한강특별대책의 후속으로 ‘한강 대권역 물환경관리 기본계획’(2006~2015년)을 수립해 시행하고 있다. 한강수계 전역과 서해연안, 영동지역 하천에서 진행하는 이 계획에 10조7506억원을 투입한다.

    이 계획과 함께 환경부, 수자원공사, 서울시와 경기도를 포함한 5개 시·도가 한강수계관리위원회를 중심으로 공동대처, 공동부담, 공동감시를 실시하고 있지만 수질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의 합의 지연으로 오염총량제 시행이 미뤄진 데다 상수원보호지역에 대한 개발압력이 가중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규제가 과하다고 하소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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