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31

2008.04.15

하지정맥류 수술의 진화

  • 정원석 미래흉부외과 원장

    입력2008-04-07 18: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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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정맥류 수술의 진화

    하지정맥류 환자들도 간단한 수술을 통해 매끈한 다리를 가질 수 있게 됐다.

    하지정맥류 환자들은 외형상 드러나는 구불구불한 혈관 때문에 운동하기를 꺼린다. 이들은 목욕탕에서도 죄인처럼 구석에서 샤워만 하고 나오기 일쑤다. 다리에 붙은 ‘파 란 지렁이’를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민망해서다.

    하지정맥류는 심장으로 올라가야 할 정맥혈이 종아리에 괴면서 혈관이 늘어나는 질환이다. 하지정맥류 환자들은 다리가 붓고무거운 느낌도 든다. 밤에 자고 있을 때 다리에 쥐가 나기도 한다. 그럼에도 대다수 환자들은 하지정맥류가 생명에 직접적인 지장을 주지 않는다며 방치한다. 하지만 그냥 내버려둔다고 해서 부풀어오른 혈관이 저절로 줄어들거나 진행이 멈추지는 않는다. 오히려 상태가 더 나빠질 수 있는 데다 심해지면 다리가 터질 듯 아프고 벌레가 기어다니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또 걸러지지 못한 노폐물이 다리에 머물면서 습진이나 염증, 피부가 썩는 궤양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예전에는 전신마취나 척추마취를 하는 전통적인 외과적 절개 수술법을 사용한 까닭에 환자들이 치료 자체를 꺼렸지만, 최근에는 레이저 치료법과 미세절제수술 덕분에 시술이 매우 간편해졌다.

    레이저 치료법은 주삿바늘을 이용해 정맥 안에 0.6mm 정도의 광섬유를 넣어 혈관 내벽에 레이저를 직접 쏘는 방식이다. 이 치료법은 피부를 절개하지 않으므로 흉터가 거의 남지 않는다. 시술시간은 30분 정도며 전신마취나 척추마취를 하지 않아 입원도 필요 없다. 시술 후 곧바로 걸어다닐 수 있을 만큼 회복도 빠르다. 다만 의사에 따라서는 주삿바늘을 이용해 레이저관을 넣지 않고 피부를 절개한 뒤 핏줄을 꺼내 이를 넣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 상처가 남게 돼 좋지 않다.

    구불구불한 부위가 많거나 하지정맥류가 오래 진행됐다면 레이저 치료법만으로는 매끈한 다리를 갖기 힘들다. 이때는 레이저 치료법과 미세절제 수술을 함께 시행해야 한다. 정맥류 바로 위의 피부를 2~4mm 절개한 뒤 바늘 굵기의 갈고리 모양 수술기구를 이용해 망가진 정맥을 제거한다. 국소마취를 하기 때문에 수술 후 입원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기존 절개수술에 비해 절개 부위가 작아 흉터도 잘 보이지 않는다. 굵은 혈관은 레이저 치료법으로 제거하고, 옆으로 뻗어나간 구불구불한 정맥류는 미세절제 수술로 제거하면 효과가 좋아 두 시술을 병행하는 것이일반적이다.



    혈관이 작은 경우에는 혈관경화요법이라고 불리는 주사요법을 시행한다. 마취가 필요 없고 상처도 남지 않으며, 바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굵은 혈관에 사용할 때는 재발이 잦으므로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를 찾아 진료받은 뒤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하지정맥류 수술의 진화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오래 서 있을 때는 다리를 자주 움직여주고, 휴식을 취할 때는 다리를 올리고 있거나 종아리를 주물러 피로감을 풀어주면 좋다. 또한 오래 앉아 있을 때는 수시로 발목과 다리를 움직여주고 다리를 꼬지 말아야 한다. 규칙적으로 적당한 강도의 운동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되며, 체중조절을 통해 비만을 예방하고 꼭 끼는 바지나 속옷은 피하는 것이 좋다.

    정원석 미래흉부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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