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16

2007.12.25

한 달 만에 여론조사 5위서 1위로 ‘돌풍’

  •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입력2007-12-19 11: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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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미국 대선판에 ‘허커붐(Huckaboom)’이 일고 있다. 공화당 경선 후보인 마이크 허커비(Mike Huckabee·52·사진) 전 아칸소 주지사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높은 지지율을 보이며 1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을 따라붙고 있는 것. 허커비 전 지사는 12월5일 공화당 후보들을 상대로 한 라스무센의 전국 여론조사에서 20%의 지지율로 줄리아니 전 시장(17%)을 한 차례 추월했으며, 내년 첫 당원대회가 열리는 아이오와주와 사우스캐롤라이나 여론조사에서는 각각 29%, 20%의 지지율을 보이며 1위를 달리고 있다.

    그의 인기는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상승했다는 점에서 ‘돌풍’이라 할 만하다. 현재 대다수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20%대를 넘어서고 있지만, 5월 여론조사에서는 지지율 4%에 그친 데다 한 달 전만 해도 6~10%대로 5위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침례교 목사 출신인 허커비의 인기에는 기독교 우파 복음주의자들의 집단적 지지가 큰 힘이 됐다. 낙태 반대, 가족 중시 등 ‘사회적 보수주의’ 기치를 내걸고 ‘더 나은 미국 건설’을 외치는 그는 공화당 유권자의 절반을 차지하는 기독교 복음주의자들을 사로잡았다. 복음주의자의 대부 고(故) 제리 파월 목사의 아들인 파월 주니어 리버티 대학 총장이 지난달 말 허커비 지지를 선언한 데 이어, 수많은 목사들이 그의 뒤를 따르고 있다. 보수적인 기독교 유권자들에게 허커비는 두 번의 이혼 경력, 낙태와 동성결혼 찬성론자인 줄리아니 전 시장이나 모르몬교도인 룸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등 ‘전혀 기독교적이지 않은’ 후보들 속에서 대안처럼 여겨지고 있다.

    허커비 전 지사는 클린턴 전 대통령과 같은 아칸소주의 소도시 출신으로 1993~96년 아칸소주 부지사를 지낸 뒤 97년 주지사에 당선, 올 1월 대선 출마를 위해 물러날 때까지 재직했다. 소방수 아버지와 회사 경리원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청소년 시절 백화점 청소원으로 일하는 등 넉넉지 않은 집안에서 자란 것으로 알려졌다. 시골 침례대학을 졸업한 뒤 목회 활동을 하면서 라디오 토크쇼를 진행하고, 기독교 TV 방송국을 운영한 바 있어 화술과 유머감각도 뛰어난 편이다. 한때 130kg의 거구였던 그는 2003년 당뇨 진단을 받고 54kg을 감량한 의지의 인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허커비 전 지사가 계속해서 이와 같은 상승세를 유지할지는 미지수다. 허커비 돌풍에 위협을 느낀 공화당 내 다른 경선주자들이 그를 집중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또 CNN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의 모든 후보에게 밀리는 등 본선 경쟁력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아메리칸드림’이 지금도 살아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는 그가 공화당 내 견제를 뚫고 기독교 보수층의 범주를 넘어설 수 있을지, 예측 불허의 상황이 미국 대선 관전에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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