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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2.0’ 인터넷 패러다임 바꾼다

누리꾼들 정보 소비층서 생산과 나눔의 주체로 … 개인 삶의 형태·포털업계 전략도 일대 혁신

  • 이구순 머니투데이 기자cafe9@moneytoday.co.kr

‘웹 2.0’ 인터넷 패러다임 바꾼다

‘웹 2.0’ 인터넷 패러다임 바꾼다

‘웹 2.0’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구글, 네이버, 야후 홈페이지(위부터).

'웹 2.0’이 인터넷 지형을 바꾸고 있다. ‘차세대 인터넷 혁명’으로까지 불릴 정도다. 웹 2.0은 인터넷 업계의 기술이나 마케팅 차원을 넘어 경제, 사회, 인류 문화 전반에 걸쳐 일대 지각변동을 몰고 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웹 2.0은 e메일·뉴스·검색 등 필요한 정보를 한곳에 모아놓은 포털형 인터넷인 웹 1.0에서 한 단계 진화한 인터넷으로, 사용자들이 직접 정보를 만드는 데 참여하고 그 정보를 누구나 쉽게 나눌 수 있다. 이 때문에 웹 2.0의 키워드는 ‘참여’와 ‘나눔’으로 볼 수 있다.

포털형인 웹 1.0에서는 광고주를 비롯한 모든 인터넷 생태계가 거대 포털업체 위주로 편재됐다. 이용자들도 마치 TV 방송처럼 인터넷에서 일방적으로 정보와 서비스를 받는 데 그쳤다. 그러나 웹 2.0에서는 이용자들이 직접 정보를 생산할 수 있고, 이런 참여는 업체들에 기존보다 훨씬 높은 수익을 보장해주고 있다.

광고 서비스도 개방 통해 수익 극대화

구글의 개방형 광고 서비스인 ‘애드센서’가 대표적이다. 포털들이 독점해왔던 광고 서비스를 외부 블로거를 비롯한 누구에게나 개방하면서 오히려 수익이 극대화됐다. 실제 구글 수익의 절반가량이 ‘애드센서’를 통해 이루어졌다.



2002년부터 이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질문과 답변을 올리는 ‘지식iN’ 서비스도 업계 중·상위권이던 네이버를 부동의 국내 1위 포털로 끌어올린 일등공신이었다. 콘텐츠 생산 권한을 이용자들에게 분배함으로써 더욱 가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었고, 이로 인해 더 많은 광고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이런 추세는 포털업계의 전략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 포털들이 자신의 고유 권한이었던 메인화면 편집권까지 과감하게 포기해버릴 정도다.

실제로 야후(www.yahoo. com)는 최근 메인화면을 이용자 스스로 바꿀 수 있도록 ‘개인 맞춤형 포털체제’로 전면 개편했다. 이용자가 자신의 입맛에 따라 뉴스, 쇼핑, 인기 콘텐츠 등으로 화면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도록 한 것. 관심 없는 메뉴는 아예 없앨 수도 있다.

이용자는 물론 다른 업체나 개발자들이 자사의 웹 서비스를 이용해 새로운 서비스나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는 저작도구(API ; Application Program Interfaces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적극 공개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NHN, 다음 등 API 공개에 다소 보수적이었던 국내 기업들도 최근 이 같은 소스 오픈 대열에 과감히 합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웹 2.0은 특히 거대한 규모의 전자상거래 흐름을 바꿔놓았다. 그동안 소비자에 그쳤던 일반인들이 판매자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은 것. 이런 추세를 반영한 G마켓은 현재 하루 평균 방문자 수가 약 200만 명을 육박하며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웹 2.0은 일반인의 삶의 형태도 변화시켰다. 웹 2.0의 대표적인 형태인 블로그는 인터넷 정보의 소비층이던 누리꾼(네티즌)을 정보생산 주체로 키워냈다. 흔히 블로그나 미니홈피 등에서 제공하는 ‘사회적 네트워킹 기능(Social Networking System)’은 기존 오프라인에서의 ‘연줄’ 개념을 뒤흔들며 디지털형 새로운 ‘인맥’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웹 2.0에 대응하기 위한 인터넷 업체들의 변신도 숨가쁘다. 구글과 야후,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앞다퉈 전문 기술 및 서비스 업체를 인수하거나 동맹군을 형성하면서 세 확장에 나섰다. 여기에 NHN, 다음, SK커뮤니케이션즈 등 국내 닷컴기업들도 그동안 쌓아온 한국형 커뮤니티 서비스 노하우를 기반으로 웹 2.0 빅뱅에 가세했다.

검색시장의 절대강자로 군림해온 구글은 블로그 서비스 업체인 블로거, 이미지 저작도구 회사 피카사, 지도 서비스 업체 키홀과 웨어2 등 전문 기술업체를 잇따라 인수해 자사의 웹 2.0 서비스를 대대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인터넷 사업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MS는 올 하반기부터 웹 2.0 기반의 검색, 개인화 포털, 웹 메일, 메신저, 지도검색, 모바일, 보안 서비스들을 내놓을 계획이다.

업체들 웹 2.0 서비스 대대적 확장

이미 2004년부터 지식검색, 미니홈피, 블로그, 카페 등 참여형 서비스가 전 국민의 생활문화로 자리 잡은 터여서 국내 인터넷 업체들은 웹 2.0 경쟁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편이다.

네이버는 자체 서비스와 기능에 기반한 프로그램 및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API를 일부 공개한 데 이어 최근에는 링크 공유 서비스인 ‘블링크’와 인터넷 동영상 UCC(사용자 제작 콘텐츠) 공유 서비스인 ‘네이버 플레이’를 오픈했다.

다음은 ‘사용자 참여와 공유’에 기반한 적극적인 외부와의 소통에 승부수를 띄웠다. 2005년부터 비공식적으로 블로그 API를 제공해왔던 다음은 조만간 신지식, 블로그, 디앤샵 등 다수의 공개 API를 발표할 계획이다.

SK커뮤니케이션즈도 검색 포털 ‘네이트닷컴’과 커뮤니티사이트 ‘싸이월드’에 웹 2.0 기반 서비스를 런칭하면서 웹 2.0 기업으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네이트닷컴이 최근 내놓은 링크 공유 서비스 ‘미니채널’과 개인화 포털 ‘마이네이트’ 등이 대표적. 특히 올 하반기에는 새로운 웹 2.0 트렌드에 맞춰 기존 싸이월드를 대폭 업그레이드한 ‘C2(싸이월드 2) 버전’을 내놓는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웹 2.0’을 보는 두 개의 시각

신화인가, 또 다른 거품인가


웹 2.0 열풍이 자칫 ‘제2의 닷컴 버블’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웹 2.0이라는 용어는 원래 미국 오라일리와 미디어라이브 인터내셔널의 컨퍼런스 브레인스토밍 세션에서 시작됐다. 2004년 오라일리 부사장인 데일 도허티가 “닷컴 버블이 붕괴된 이후에도 살아남아 거대 기업이 된 인터넷 기업들의 성공 요인을 웹 2.0으로 부르자”고 제안한 데서 유래한 것. 닷컴 버블이 걷힌 이후 거대 기업으로 성장한 회사들은 구글과 야후, 이베이, 아마존 등이다.

현재 웹 2.0은 ‘참여’ ‘공유’ ‘집단지능(Collective Inteligence)’ ‘사용자 중심 철학’ 등의 사상적 코드와 이에 기반한 비즈니스, 기술 기반이 총체적으로 결합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말한다.

일각에서는 이와 같은 인터넷의 새로운 조류를 마치 신기술이나 유망 사업인 것처럼 포장해 과열 마케팅과 왜곡된 투자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구글과 야후, MS 등 대형 기업들이 최근 1~2년 사이에 웹 2.0 전략으로 앞다퉈 신생 기술업체를 인수하면서 인터넷 M&A(인수 합병) 열풍이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이미 SK커뮤니케이션즈가 전문 블로그 사이트인 ‘이글루스’를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M&A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웹 2.0이라는 포장재를 두르고 인터넷 사업에 진출하는 신생 기업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도 M&A 열풍의 한 가닥이다.

그러나 웹 2.0을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의 수익모델이 아직은 뚜렷하지 않은 실정이다. 이 때문에 웹 2.0이라는 포장재 아래에서 다시 한번 회사 매각이나 벤처자금 지원을 노리는 세력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렇게 되면 닷컴 버블 붕괴라는 아픔을 딛고 살아난 닷컴기업들의 성공 모델이 제2의 닷컴 버블로 이어져 세계경제에 다시 한번 먹구름을 드리울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웹 2.0에 대한 막연한 환상은 경계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주간동아 543호 (p62~63)

이구순 머니투데이 기자cafe9@money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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