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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 기자의 ‘프리즘으로 본 세상’

“대통령 전용기 교체가 그리 급한 일입니까”

“대통령 전용기 교체가 그리 급한 일입니까”

비행기가 말썽이다. 공군 차세대 전투기 F-15K가 동해상에서 요격훈련 중 레이더에서 사라져버리더니,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는 우박에 맞아 앞부분이 떨어져나가 비상착륙을 했다.

이번엔 대통령 전용기 도입이 구설에 올랐다. 정부가 1900억원을 들여 새 대통령 전용기를 2010년까지 도입하겠다는 것. 탑승인원이 150여 명에 이르고, 유럽까지 논스톱 비행이 가능한 기종이 대상이라고 한다. 필요에 따른 구입을 나무랄 일은 아니다. 1980년대에 도입된 지금의 전용기가 노후화됐고, 중간 급유 없이는 동북아권을 벗어날 수 없으며, 탑승인원도 30~40명밖에 안 된다니 장기적 관점에서 교체는 불가피한 듯하다. 더욱이 도입 시기를 따져볼 때 노무현 대통령이 탑승 기회를 가질 수도 없으니 차기 대통령을 위한 배려 차원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문제는 그게 그리도 급한 일이냐는 것이다. 불과 얼마 전만 해도 “양극화 해소가 시급하다” “세금을 더 걷어야 한다”며 청와대 홈페이지와 국정브리핑 등을 통해 난리법석을 떤 사실을 까맣게 잊었나 그 말이다.

청와대는 지난해 5월 13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대통령 전용헬기를 2007년까지 교체키로 한 바 있다. 그에 앞서 대통령 전용차량도 BMW로 바꿨다.

사람의 생각은 그대로인데 전용차와 헬기, 전용기만 바꾸면 뭘 하나. 국가의 내실은 다지지 않은 채 대외적 위상 제고만 생각하는 건 허장성세(虛張聲勢) 아닌가? “대통령님,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김대중 전 대통령을 방문해 노벨평화상 기념관과 사저(私邸) 건립 계획에 대해 상의한 결과, 긍정적 답변을 얻어내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5·31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정종득 당선자가 6월12일 밝힌 목포시의 DJ기념관 및 사저 건립 추진계획은 객반위주(客反爲主)의 일이다.

DJ의 업적을 기리고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취지라곤 하지만, 이미 서울에 건립돼 있는 김대중도서관이나 광주의 김대중컨벤션센터와 차별성을 지니지 못하는 중복투자가 아닌가 싶다. 기념관도 그렇지만, DJ가 실제 목포에 기거하는 기간이 얼마나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사저까지 짓겠다는 건 지나치게 앞서가는 발상 아닐까? 게다가 사저 건립비 일부를 시민 성금으로 충당하겠다는데, 과연 목포시민의 의견을 얼마나 수렴한 것인지 묻고 싶다.

행정의 주인은 주민, 행정의 기본은 그들의 동의부터 얻는 것이다. 이를 생략한 행정 행위는 ‘행정의 사유화’일 뿐이다. 혹 재선의 기쁨이 지나치셨나?



주간동아 2006.06.27 541호 (p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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