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38

..

“원인 모를 두통, 포기하고 사십니까?”

뇌 혈액순환 강화가 치료 첫걸음 … 양 원장 통해 완치된 환자들 경험담 책에 실려

  • 이윤진 건강전문 라이터 nestra@naver.com

    입력2006-06-01 17:12: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원인 모를 두통, 포기하고 사십니까?”
    대학생 김나영(가명·21) 양은 고2 때까지 중하위권인 성적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어렸을 때는 머리 좋다는 소리도 곧잘 들어 공부 걱정은 안 할 줄 알았는데, 문제는 두통이었다. 사춘기가 시작되면서 생긴 두통 때문에 팔로 머리를 괴거나 엎드리지 않으면 책상 앞에 앉아 있을 수도 없는 지경이어서 자연히 공부와 멀어지게 된 것. 진통제 없이 생활하기 힘들 정도였던 박 양은 고2 여름방학을 이용해 맑은머리 국보한의원(www.mmbrain.com, 서울 양재동, 02-523-3210)을 찾았다.

    “한약을 복용하면서 일주일에 세 번 침을 맞았다. 침을 맞으면서부터 신기하게도 두통이 조금씩 가셨다. 하루에 2시간 정도는 통증 없이 맑은 머리로 지낼 수 있었다. 그러다 아프지 않는 시간이 점점 길어졌고 3주가 지났을 때는 하루 중 아픈 시간이 1~2시간에 그쳤다.”

    별다른 이상 없는 두통은 스트레스성 많아

    자신의 치료과정을 이처럼 설명한 박 양은 두통이 완화되자 몸의 다른 부위들도 건강을 되찾기 시작했다고 한다.

    “입맛이 없고 소화도 잘되지 않아 밥을 잘 먹지 않은 탓에 심하게 마른 편이었다. 하지만 두통이 가시면서 밥맛이 좋아지고 소화도 잘돼 조금씩 살이 붙기 시작했다. 불규칙하던 월경도 제대로 나오고 목과 어깨의 근육통도 나아지면서 생활 전반에 활기가 생겼다.”



    박 양이 무엇보다도 기뻤던 것은 집중력이 높아지면서 공부에 탄력이 붙어 결국 원하는 대학에 합격할 수 있었던 일이다.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있었는데 1년 반 동안 집중적으로 공부하니 성적이 쑥쑥 올랐다. 내신은 낮았지만 모의고사 성적이 좋아서 원하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다. 두통을 끌어안고 살았다면 지금쯤 어떻게 됐을지 상상도 하기 싫다.”

    박 양의 경우처럼 만성적인 두통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많은 편이다. 맑은머리 국보한의원 양회정 원장은 “사법시험을 준비하다 두통 때문에 중도에 그만둔 환자가 있었다. 두통과 어지럼증이 환자의 인생을 좌우하게 된다는 사실에 마음이 무거워져 두통 치료법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주위를 둘러보면 만성두통이나 어지럼증, 불면증, 귀울림(이명) 등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정작 병원을 찾아도 이렇다 할 치료를 받지 못한다. 양 원장의 저서 ‘뇌를 주목하라’(청조사 펴냄)에는 이처럼 ‘쉽게 치료되지 않는 질병’들에 대한 설명과 환자 스스로 할 수 있는 관리법, 치료 사례들이 담겨 있다. 자칫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의학서적이지만 일반인이 궁금해하는 뇌의 구조와 뇌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 상식 등을 담고 있어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책에는 “도시 사람의 두통 발생률이 농어촌이나 산간 지역 사람에 비해 높으며, 육체노동자보다 사무직 근로자에게 더 많이 나타난다”고 씌어 있다. 또한 “대한통증학회 발표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90% 이상이 두통을 경험한 적이 있으며 여자의 68%, 남자의 64%가 1년에 적어도 한 번 이상은 두통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두통을 다스리는 방법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양 원장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진통제를 복용하지만 점차 복용량이 늘어나기도 하고 그로 인한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치료가 되지 않는다고 방치하면 귀울림, 비염, 안구건조증, 어지럼증 등의 증상들이 나타나고 심한 경우 중풍이나 건망증, 초기 치매로도 발전할 수 있다”며 조기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원인 모를 두통, 포기하고 사십니까?”

    만성두통 환자를 진료하는 양회정 원장과 그의 저서.

    “원인 모를 두통, 포기하고 사십니까?”
    두통의 원인 질환이 있다면 그 질환을 치료하는 것으로 두통을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치료가 어려워진다. 별다른 이상 없이 생기는 만성두통은 대개 심인성 두통인데 정신적 스트레스와 불안, 초조, 우울증 등이 원인이다. 간혹 책상에 구부리고 앉아 장시간 일하는 등 자세가 바르지 않은 경우에도 두통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뇌로 향하는 혈액의 순환을 좋게 함으로써 산소가 충분히 공급될 수 있도록 해야 두통이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양 원장의 설명이다.

    양 원장은 저서에서 전신에 산소를 충분히 공급해줄 수 있는 유산소운동을 꾸준히 함으로써 뇌의 산소량을 늘릴 것을 충고한다. 규칙적인 운동은 뇌의 혈액순환을 호전시키는 것은 물론, 심인성 두통의 원인이 되는 스트레스와 우울증에서 벗어나게 해준다는 것.

    “증상 심할 땐 침·한약 복용 효과”

    증상이 심하다면 한방 치료를 통해 두통을 해결할 수 있다. 양 원장은 저서에서 “침을 이용해 비정상적으로 증가한 뇌 내부의 압력을 정상으로 낮춰 혈액순환을 돕고 통증을 제거할 수 있다”고 적고 있다. 여기에 한약을 복용하면 두통을 경감시킬 수 있다고 한다. 이때 복용하는 한약은 환자의 몸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오장육부의 기능이 허약한 환자에겐 보(補)해주는 한약을, 기능이 평균 이상으로 항진된 환자에겐 사(瀉)해주는 한약을 써서 전신의 균형을 맞춘다고 한다.

    치료와 함께 반드시 병행해야 하는 것이 생활습관의 개선이다. 책 본문을 살펴보면 “다이어트 중인 환자나 일이 바빠서 좀처럼 시간 여유가 없는 환자들과 얘기를 나눠보면 불규칙한 식사, 영양 균형이 맞지 않는 부실한 식사를 자주 한다고 얘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식사를 거르면 혈중 당의 농도가 떨어져 두통이 생기기 쉽다” “치즈, 초콜릿, 귤, 커피, 유제품, 견과류, 소금 등의 음식으로도 두통이 생길 수 있으니 가능하면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좋다” “지나친 수면은 두통의 원인이 될 수 있으니 적당한 수면시간을 지키는 것이 좋다”는 등 두통을 유발하는 습관들을 지적하고 있다.

    두통에 좋은 혈자리를 눌러도 통증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책에 적힌 각각의 증상에 따른 혈자리와 누르는 방법들을 환자 스스로 시험해볼 수 있다. 또한 두통뿐만 아니라 만성피로, 신체형 장애로 인한 어지럼증, 불안장애, 공황장애, 귀울림 등 병원에서 쉽게 고칠 수 없는 각종 증상의 원인과 해결책에 대한 설명도 있어 환자들이 자신의 증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책 후반부에서는 양 원장을 만나 병을 고친 환자들의 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

    “불안과 환청, 귀울림 때문에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했다. 아내와 아이들을 생각해서 죽는 편이 낫다고 생각할 정도였다”는 권모(52) 씨는 아버지의 죽음 후 37년 동안 공황장애로 고통받았지만 3개월간의 치료로 문제를 해결했다. “대입을 앞두고 두통 때문에 공부를 할 수 없어 자살을 시도한 적도 있었다. 두통 치료 후 전교 5등 안에 들 정도로 성적이 향상돼 인생이 즐거워졌다”는 19세 최선희 양은 두통을 고친 뒤 생활뿐 아니라 성격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