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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톱 vs 투톱, 누가 더 세냐 - 6월18일

조별 예선 48경기 관전 포인트

투톱 vs 투톱, 누가 더 세냐 - 6월18일

● 일본 vs 크로아티아 ● 시간 15 : 00(한국 22 : 00) ● 장소 뉘른베르크

# 일본。참가 횟수 : 3회 。최고 성적 : 16강(2002년) 。FIFA 랭킹 : 17위 。16강 가능성 : ★★★ 。우승 가능성 : ★★

# 크로아티아。참가 횟수 : 3회 。최고 성적 : 3위(1998년) 。FIFA 랭킹 : 24위。16강 가능성 : ★★ 。우승 가능성 : ★★

두번째 경기를 치르는 일본과 크로아티아 모두 16강에 오르기 위해서는 반드시 상대를 무찔러야 한다.

크로아티아는 월드컵과 인연이 깊은 나라다. 한국이 월드컵 사상 유럽과 남미를 제외하고 최초로 4강에 오른 국가라면, 크로아티아는 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처녀 출전한 팀으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초로 3위에 올랐다. 당시 크로아티아는 예선에서 루마니아에 이어 독일을 3대 0으로 격침한 뒤 3, 4위전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네덜란드를 물리치고 3위를 차지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16강 진출에 실패한 크로아티아는 이번 대회 유럽 8조 예선에서 스웨덴, 불가리아 등 강팀과 같은 조에 편성됐지만 한 번도 패하지(7승3무) 않고 1위로 본선에 올랐다.

즐라코 크란카르 감독은 월드컵 직전 “우리는 98년 프랑스월드컵 성적 이상을 노린다”며 결승 진출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크란카르 감독은 93년부터 2003년까지 여러 클럽 팀을 맡으며 경험을 쌓았지만 국가대표팀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자격 운운하며 잡음이 있었지만 무패로 크로아티아를 월드컵 본선에 진출시키면서 주가를 높이고 있다. 본선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면 당분간 부동의 위치를 굳힐 듯.

감독으로서의 욕심은 일본의 지코 감독도 크란카르 감독 못지 않다. 일본 국가대표 감독으로는 이번 대회가 마지막인 지코 감독은 “우리는 월드컵에 적응해나가고 있다. 98년 프랑스월드컵 본선 진출, 2002년 한일월드컵 16강, 그리고 이번 대회는 8강 이상이다”고 말했다.

두 감독 모두 목표(크로아티아 결승 진출, 일본 8강 이상)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오늘 경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지코 감독은 중원을 장악해야 오늘 경기에 승산이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가지, 오가사와라, 나카무라, 후쿠니시 등에게 공을 갖고 있을 때는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고, 상대팀에게 공을 빼앗기면 일제히 달려들어 적극적인 수비를 하라고 지시했다. 그리고 오노, 이마모토 등에게 비록 선발로 뛰지는 않지만 언제 들어가도 좋을 만큼 몸을 만들어놓으라고 말했다.

크란카르 감독은 장신 투톱 이반 클라스니치와 다도 프르소에게 상대적으로 키가 작은 일본의 수비진을 흔들기 위해 공중전을 많이 펼치라고 지시했다. 미드필더와 수비진에게도 두 선수를 이용하는 플레이를 주 공격루트로 하고, 일본이 작전을 눈치 채고 두 선수를 집중 마크하면 과감하게 중거리 슛을 때리거나 중앙에서 스루패스로 공간을 확보해 골을 노리라는 지시를 내렸다. 수비는 일본의 투톱에 대비해 투도르, 코바츠, 시무니치가 스리백을 형성하고, 5명의 미드필더를 세우는 3-5-2 시스템으로 맞설 듯.

유럽에서도 통한 日 최고 스타

나카무라 슌스케(일본) 나카무라는 명실상부한 일본 최고의 스타다. 지코 감독으로부터 전폭적인 신뢰를 받고 있으며, 유럽 프로 무대에서 제 몫을 하고 있다. 공 다루는 기술이 매우 뛰어나고, 미드필드 후방에서 전방으로 한 번에 열어주는 긴 패스의 성공률과 전개 속도는 유럽에서도 통한다. 또한 동료와 세밀하게 주고받으며 시도하는 페너트레이션(중앙 돌파)능력도 돋보인다. 그 왼발 프리킥은 세계 정상급 수준이다.

상대 패스 커트 능력 뛰어나

로베르트 코바츠(크로아티아) 코바츠는 선수 생활 대부분을 독일에서 보냈다. 94년 독일의 헤르타 젤렌도르프에서 프로 선수로 데뷔했고, 95년 역시 독일의FC 늬른베르크, 96년 바이에르 레버쿠젠, 2001년에 바이에른 뮌헨으로 각각 이전했다. 그리고 2005년에 이탈리아 유벤투스 유니폼을 입었다. 182cm 76kg의 크지 않은 체격에도 웬만한 공중전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 앞 선에서 상대의 패스를 커트하는 수비력이 뛰어나다.

● 브라질 vs 호주 ● 시간 18 : 00(한국 01 : 00) ● 장소 뮌헨

#브라질。참가 횟수 : 18회。최고 성적 : 우승 (1958, 62, 70, 94, 2002년)。FIFA 랭킹 : 1위 。16강 가능성 : ★★★★★。우승 가능성 : ★★★★★

# 호주。참가 횟수 : 2회。최고 성적 : 조별 리그。FIFA 랭킹 : 44위 。16강 가능성 : ★★★ 。우승 가능성 : ★★

크로아티와의 첫 대결에서 고전한 브라질은 침체된 분위기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호나우두, 호나우디뉴 등으로 이뤄진 막강 공격진과 카프, 카를로스의 수비진 그리고 젊은 미드필더 카카로 이뤄진 스타팅 멤버는 크로아티아전과 별로 달라진 게 없다. 브라질은 16강 토너먼트에 팀 전체의 컨디션을 맞춰놓아 예선에서는 고전을 하는 징크스를 갖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첫 경기 크로아티아전보다 오늘 벌어질 경기에서 브라질 축구의 진면목을 보여줄 것이다.

1974년 서독월드컵 이후 32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오른 호주는 첫 번째 경기인 일본전에서의 선전으로 사기가 높다. 심리전의 대가 거스 히딩크 감독은 “브라질 팀은 흐트러진 보석일 뿐”이라며 브라질 선수들의 심기를 건드리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더라도 브라질 선수들은 다르다. 이들은 골마우스 부근에서 누구든지 골을 터뜨릴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게다가 호나우두는 이번 대회에서 3골만 낚아내면 월드컵 통산 15골로, 월드컵 역사상 최다골을 기록하게 돼 의욕이 넘친다.

히딩크 감독은 호나우두 등 브라질의 막강 스리톱을 막기 위해 포백을 들고 나왔고, 양쪽 수비수들에게 전반에는 공격에 가담하는 것을 자제하고 수비에 치중하라고 지시했다. 후반전에 승부를 거는 것이 유리하다고 본 것이다. 우세한 체력과 힘을 바탕으로 미드필드부터 강한 압박과 수적 우위를 통해 경기 점유율을 높이며 전반전을 0대 0으로 끝내고, 후반전에 마크 비두카와 같은 힘과 개인기, 골 결정력이 뛰어난 선수에게 한 방을 기대하는 작전이다.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수비를 두텁게 쌓고 기습에 의한 득점을 노리는 ‘카운트 어택’이 호주의 전략이다.

브라질은 호나우두를 선봉장으로 한 공격진도 공격진이지만 98년 프랑스월드컵부터 출전하고 있는 백전노장 호베르트 카를루스의 오버래핑에 기대를 걸고 있다. 카를루스는 키는 작지만(166cm) 윙백 수비에 충실하다가 순간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는 능력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호주 역시 카를루스를 막을 방책을 마련해놓았지만 워낙 감각이 탁월해 알고도 당한다. 호나우두와 호나우디뉴가 페널티에어리어 부근에서 수시로 드리블을 시도해 세트피스 상황을 만든 뒤 카를루스의 대포알 프리킥으로 골을 엮는 것도 브라질의 주요 공격 루트다.

약점 부재 … 21세기 최고 스타

호나우디뉴(브라질) FIFA(국제축구연맹)가 인정하는 21세기 최고의 스타. 드리블, 스피드, 발기술 모두 세계 최고. 동료와 세밀하게 주고받는 패스 게임, 한 번에 연결하는 긴 패스의 성공률도 수준급이다. 그라운드를 폭넓게 보는 시야, 경기의 흐름을 조율하는 능력 역시 나무랄 데 없다. 슈팅 기술, 슈팅 파워, 슈팅 정확도, 슈팅 타이밍 등 모든 면에서 완벽하다. 유럽이나 남미 선수로는 드물게 오른발과 왼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한다.

킥 능력 겸비한 일급 수비수

루카스 닐(호주·가운데) 히딩크 감독의 황태자. 수비수이면서도 PK(페널티킥)나 세트피스 때 전문 키커로 나선다. 드리블과 패스 능력은 평범하지만 무리한 플레이를 하지 않기 때문에 실수가 적다. 강한 승부 근성과 집중력을 바탕으로 강력한 맨투맨 마크를 한다. 다만 185cm라는 큰 키에 비해 헤딩으로 클리어링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게 흠.

● 프랑스 vs 한국 ● 시간 21 : 00(한국 04 : 00) ● 장소 라이프치히

# 프랑스。참가 횟수 : 12회。최고 성적 : 우승(1998년)。FIFA 랭킹 : 7위 。16강 가능성 : ★★★★★。우승 가능성 : ★★★★

# 한국。참가 횟수 : 7회。최고 성적 : 4강(2002년)。FIFA 랭킹 : 30위 。16강 가능성 : ★★★ 。우승 가능성 : ★★

‘전망은 프랑스 우세, 결과는 예측 불허’.

이름값으로만 따지면 프랑스 쪽에 무게가 실린다. 멤버의 질적 수준으로 봐도 한국이 밀린다. 몸값의 합계로 저울질하면 비교 자체가 의미 없다. 프랑스의 압승. 그러나 축구는 많이 넣고 실점을 최소화하는 팀이 이기는 스포츠. 그리고 여느 종목보다 상수 못지않게 변수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더욱이 한국과 프랑스의 상수 차이는 날이 갈수록 좁혀지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두 팀은 역대 2차례 대결했는데 프랑스가 모두 이겼다. 첫 경기는 2001년 컨페더레이션스컵. 당시 한국은 프랑스의 막강 화력에 90분 내내 난타당하며 0대 5의 치욕적인 참패를 경험했다. 그로부터 1년 뒤 2002년 한일월드컵 개막을 코앞에 두고 수원월드컵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번째 맞대결. 결과는 2대 3. 또다시 프랑스의 승리로 끝났지만 내용 면에서는 1년 전과 전혀 달랐다. 대등했다.

그리고 4년이 흐른 오늘 세 번째 승부가 벌어진다. 주목할 점은 그간 프랑스가 시나브로 내리막길을 향해 간 데 비해 한국은 조용히 전력을 업그레이드했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은 월드컵 이후 박지성, 이영표 등 여러 선수가 큰 무대에 진출하며 쌓은 기량으로 국가대표팀을 살찌웠지만, 프랑스는 1990년대를 호령한 황금 멤버들이 속속 이탈한 데다 세대교체마저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아 애를 먹었다. 그 영향으로 프랑스는 지역예선에서 한때 그룹 4위로 추락하며 벼랑 끝에 내몰리기도 했다. 간신히 기사회생한 것은 지단, 튀랑, 마켈렐르 등 역전의 용사들이 다 쓰러져가는 조국의 긴급 구조 요청에 은퇴를 번복하고 복귀했기 때문이다.

프랑스 국가대표팀 출신의 르뵈프가 2001년 “프랑스는 머잖아 분명 위기에 봉착할 것”이라고 목청 높인 예언은 보기 좋게 적중했다. 당시 르뵈프는 프랑스에 찾아들 고난의 원인이 “역경을 겪지 않고 오직 영광의 기쁨만 누린 젊은 친구들이 주축이 돼 팀을 이끌어가야 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르뵈프의 호언처럼 프랑스의 영건들은 중심을 잡지 못했다.

프랑스는 베테랑 셋의 합류로 조직력은 궤도에 올랐지만 속도는 오히려 떨어졌다. 로텡, 페드레티, 고부 등 젊은 선수 위주로 중원이 꾸려지던 시절에 비해 지단, 마켈렐르 컴백 후에는 좀처럼 빠른 템포의 경기운영을 보기 힘들다. 이 때문에 도메네슈 감독은 최근 고민에 빠져 있다. 노장들을 적극 중용하자니 스피드가 ‘죽고’ 세대교체를 시도하자니 조직력이 ‘죽을’ 것 같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진퇴양난의 딜레마다.

따라서 한국은 미드필드 싸움에 힘을 집중해 볼 점유율을 높인 뒤 경기를 풀어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물론 프랑스에는 지단, 마켈렐르 외에 세계적 홀딩미드필더 비에이라가 있어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래도 방법은 있다. 일단은 수적으로 우위를 점한 상태에서 미드필드 공간을 잠식해가는 것이다. 좌우 풀백의 중원 지원 횟수를 대폭 늘리거나 허리에 5명의 미드필더를 전진 배치하는 것도 묘안이 될 수 있다. 짜임새 있는 협력 플레이는 기본이다. 상대의 인지도에 눌려 미리 겁먹을 이유는 없다. 길고 짧은 것은 대봐야 아는 것이며 한국도 충분히 강하기 때문이다.

변함없는 그라운드의 지휘자

지네딘 지단(프랑스) 노쇠했지만, 그래서 속도와 체력이 예전 같지 않지만 그럼에도 키 플레이어로 지목하는 이유는 순전히 ‘한 방’ 때문이다. 아울러 그 ‘한 방’의 위력이란 게 결정타가 될 수 있을 만큼 위협적이고 치명적인 까닭이다. ‘한 방’의 정체는 한국 수비진을 일거에 무너뜨리는 킬러 패스일 수도 있고, 창의적인 경기 조율일 수도 있으며, 맥을 예리하게 찌르는 돌발 슈팅일 수도 있다. 여전히 무섭다.

“중원의 혈투 내게 맡겨라”

김남일(한국) 위치상 지단과 동선이 겹쳐 지단의 움직임을 봉쇄하라는 특명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김남일의 활약에 수비의 명운이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할론적으로 접근한다면 이호 또는 이을용과 호흡을 맞춰 비에이라, 마켈렐르 등 프랑스 미드필더들과 허리 쟁탈전을 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남일이 제 몫을 다해주지 못한다면 한국은 속절없이 무너질 수도 있다.



주간동아 535호 (p88~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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