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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구 vs 다에이, 베테랑 대결 볼 만 - 6월17일

조별 예선 48경기 관전 포인트

피구 vs 다에이, 베테랑 대결 볼 만 - 6월17일

● 이란 vs 포르투갈 ● 시간 15 : 00(한국 22 : 00) ● 장소 프랑크푸르트

이란。참가 횟수 : 3회。최고 성적 : 조별리그。FIFA 랭킹 : 22위 。16강 가능성 : ★★★ 。우승 가능성 : ★★

포르투갈。참가 횟수 : 4회。최고 성적 : 3위(1966년)。FIFA 랭킹 : 8위 。16강 가능성 : ★★★★★。우승 가능성 : ★★★★

이란은 1972년 6월 포르투갈에서 벌어진 브라질독립컵 대회에서 격돌한 게 포르투갈과의 유일한 대결 사례다. 당시 포르투갈은 ‘검은 흑표범’ 에우제비오와 2003년 한국대표팀 사령탑을 맡았던 코엘류가 골을 터뜨려 3대 0으로 완승을 거뒀다.

이란은 플레이오프에서 아깝게 본선행이 좌절된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유럽팀과 4차례 대결해 우크라이나와 아제르바이잔에는 각각 1대 0, 2대 0으로 승리했고 벨로루시와 독일에는 각각 1대 2, 0대 2로 패했다. 포르투갈은 2002년 월드컵 충격의 1라운드 탈락 이후 아시아팀과 두 차례 격돌해 2003년 쿠웨이트를 8대 0으로 대파했고, 올 3월엔 사우디아라비아를 3대 0으로 완파해 이란전에 대한 자신감이 높다.



유럽 베팅업체의 평균배당률로 보면 포르투갈의 승리가 1.38이며 이란의 승리는 8.40으로 높다. 무승부는 4.10. 축구 전문가들은 포르투갈의 낙승을 점치고 있다.

두 베테랑의 대결이 승부의 열쇠다. 포르투갈의 루이스 피구와 이란의 알리 다에이의 격돌이 그것. 2002년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한국 선수들에게 비겨서 함께 16강에 가자고 몸짓, 손짓까지 쓰다 1대 0으로 패해 1라운드에서 탈락한 뒤 피구는 대표팀에서 은퇴했다. 그는 스페인 명문 레알 마드리드에서 화려했던 스타 선수 이력을 마무리하려고 했지만 지난해 이탈리아 인터밀란으로 쫓겨가면서 독일월드컵에서 명예회복에 나서야 할 처지다.

피구는 지난해 대표팀 은퇴를 번복한 뒤 유럽 지역예선 후반부부터 가세해 발군의 실력을 펼쳤다. 그가 오른쪽 미드필더로 복귀하면서 유로2004 준우승 주역이었던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는 왼쪽 미드필더로 이동해 막강 공격 2선을 구축하게 됐다. 역시 2002년 월드컵에서 1라운드 탈락의 좌절을 맛본 뒤 은퇴했다가 프랑스 대표팀에 복귀해 본선행의 불씨를 살려낸 지단처럼 포르투갈에서는 ‘피구 효과’가 거세게 불고 있다. 89년, 91년 세계청소년선수권 2연패로 포르투갈 축구의 ‘황금세대’를 구축하는 데 앞장선 피구가 필드에서 뛰는 것만으로도 호나우두를 위시한 유로2004 준우승의 ‘백금세대’의 성취 동기를 북돋워준다.

반면 이란은 다에이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로 이번 월드컵 최고령 출전자로 예상되는 다에이는 98년 미국월드컵에서 무득점에 그친 한을 풀기 위해 운동화 끈을 다시 동여맸다. 1999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선정 ‘올해의 선수’ 수상자인 다에이는 메디 마다비키아(2003년), 알리 카리미(2004년) 등 후배 아시아 MVP 수상자들을 독려하면서 16강 진출의 최대 고비인 포르투갈전에 총력을 펼칠 기세다.

이란의 카리미, 마다비키아와 포르투갈 수비수 페르난도 메이라, 알렉스 등 독일파의 창과 방패 대결이 볼 만하다. 또한 분데스리가 최고 윙어의 한 명으로 꼽히는 마다비키아와 프리미어리그의 최고 윙포워드의 한 명으로 평가받는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의 날개 대결은 프랑크푸르트 혈전의 최고 하이라이트다.

폭발적 스피드·예리한 크로스

메디 마다비키아(이란·오른쪽) 8시즌 연속 분데스리가를 누비고 있는, 이란 해외파 중 최고 성공을 거둔 스타다. 특히 폭발적인 스피드 돌파와 예리한 크로스로 빚어내는 윙플레이는 독일에서도 높게 평가받는다. 2003~2004시즌 분데스리가 한 시즌 최다 어시스트(14개) 기록을 세우기도. 98년 미국월드컵 미국전 결승골로 월드컵 첫 승을 이끌었다. 아시아 지역예선 8경기에서 2골 기록.

유로2004 준우승 일등공신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포르투갈) 유럽 지역예선 12경기에 출전해 7골을 기록했다. 2003년 프리미어리그 10대 선수 역대 최고 이적료(1750만 유로)로 리스본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 유로2004에서 2골을 터뜨리며 준우승을 이끌어 주목받기 시작했다. 볼만 잡으면 화려한 개인기로 돌파하려는 고집만 빼면 호나우디뉴급 월드 스타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 체코 vs 가나 ● 시간 18 : 00(한국 01 : 00) ● 장소 쾰른

체코。참가 횟수 : 9회。최고 성적 : 준우승(1934, 62년)。FIFA 랭킹 : 2위 。16강 가능성 : ★★★★★。우승 가능성 : ★★★★

가나。참가 횟수 : 첫 출전。최고 성적 : 첫 출전。FIFA 랭킹 : 50위 。16강 가능성 : ★★ 。우승 가능성 : ★★

E조에서 16강 진출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경기다. 물론 16강에 오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16강에 올라서도 막강 브라질을 만나느냐 피하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만약 2위로 처지면 브라질과의 힘겨운 경기를 치러야 한다.

체코의 출전 멤버는 미국과의 첫 경기와 별로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체코는 미국을 이기면 16강 진출이 어렵지 않다고 봤다. 가나는 비록 아프리카 강호이기는 하지만 한두 골 정도 차로 이길 수 있다고 여기고 있는 것.

체코는 선 굵은 축구를 한다.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상대를 제압해나가며 유럽 최고의 미드필더 토마시 로시츠키의 날카로운 패스로 골을 뽑아내곤 한다. 허리진의 4명의 미드필더가 중앙, 좌우 가릴 것 없이 활발한 움직임을 펼쳐 공간을 만들어내고 수비진에서는 그 공간을 향해 강한 패스를 길게 찔러준다.

체코의 핵심 선수 파벨 네드베드는 주로 왼쪽 미드필더를 보지만 위치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중원을 휘젓는다. 네드베드는 유럽선수로는 드물게 양발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그러나 30대 중반의 나이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월드컵을 맞았다는 안타까움이 있다. 체코는 오늘 그들이 즐겨 쓰는 4-4-2보다는 장신 얀 콜러를 중앙에 배치하고 포스트플레이를 주 전략으로 하는 4-5-1 전술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E조의 가나를 제외한 미국, 이탈리아, 체코(당시는 체코슬로바키아) 3팀은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에서도 한 조에 속해 있었다. 당시는 이탈리아와 체코 두 팀이 16강에 진출했는데, 이번에는 가나가 변수로 등장한 것이다.

가나의 세르비아몬테네그로 출신 라토미르 듀코비치 감독은 가나를 사상 처음 월드컵 본선에 진출시켜 ‘가나판 히딩크’로 불리고 있다. 가나는 아프리카 지역예선 12경기에서 24골을 기록해 게임당 2골을 넣었지만, 실점은 겨우 4골로 3경기당 한 골꼴이다. 판트실, 멘사, 파포에로 이어지는 수비라인은 쿠포어가 7개월 만에 부상에서 돌아와 더욱 막강해졌다.

‘아프리카 최강 미드필더’라는 말을 들을 만큼 에시앙, 아피아, 문타리로 이어지는 미드필더 라인은 상대팀을 전율케 한다. 이들은 아프리카 예선에서 아피아가 4골, 에시앙이 3골 그리고 문타리가 2골을 넣어 가나가 기록한 24골 가운데 40%를 차지했다.

가나의 약점은 ‘베스트 11’과 후보 선수들 간의 실력 차가 너무 크다는 점이다. 공격, 수비, 미드필더의 스타팅 멤버 가운데 한 명이라도 부상을 당하면 그 자리가 바로 허점이 된다. 그리고 확실한 골게터가 없다는 점도 가나의 단점이다. 그러나 미드필더와 수비진의 포메이션이 워낙 탄탄하기 때문에 가나를 상대하는 팀들은 미드필드 싸움에서 고전할 각오를 해야 한다.

체코 역사상 최고의 미드필더

토마시 로시츠키(체코) 체코 축구 역사상 최고의 미드필더로 인정받고 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폭발적인 스피드와 화려한 테크닉, 그리고 창조적인 패스와 발군의 골 결정력 등은 그가 왜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 반열에 드는지 짐작하게 한다. 수비를 하다가 한 번에 올리는 긴 패스가 정확하고, 측면을 돌파한 뒤 가운데로 찔러주는 크로스의 성공률도 매우 높다. 프리킥 때는 절묘한 감아차기로 골을 터뜨리곤 한다.

드리블 일품, 경기조율 능력 탁월

마이클 에시앙(가나) 182cm의 알맞은 키의 에시앙은 그라운드를 보는 시야가 넓고, 경기의 완급을 조율하거나 팀의 밸런스를 유지시키는 능력이 세계 정상권이다. 드리블 능력도 뛰어나다. 드리블을 하다가 기회가 오면 페널티에어리어 외곽에서 폭발적인 오른발 중거리 슛을 시도한다. 에시앙의 슈팅 파워는 특급이다. 볼을 가지고 있지 않을 때 효율적으로 움직이면서 밸런스를 유지하는 능력도 발군이다.

● 이탈리아 vs 미국 ● 시간 21 : 00(한국 04 : 00) ● 장소 카이저슬라우테른

이탈리아。참가 횟수 : 16회。최고 성적 : 우승(1934, 38, 82년)。FIFA 랭킹 : 14위 。16강 가능성 : ★★★★★。우승 가능성 : ★★★★

미국。참가 횟수 : 8회。최고 성적 : 4강(1930년)。FIFA 랭킹 : 4위 。16강 가능성 : ★★★ 。우승 가능성 : ★★★

두번째 경기에서 미국은 아주 껄끄러운 상대를 만났다. FIFA 랭킹은 4위(4월 현재)로 미국이 앞서지만 공식경기에서 이탈리아(14위)를 이겨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탈리아는 가벼운 마음으로 미국을 맞는다. 미국에는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때 1대 0으로 이긴 바 있다. 이탈리아는 지금도 미국에 두 골 차 정도 앞서는 전력이라고 자부하고 있다. 미국의 빠른 스피드는 수비진의 조직력으로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다만 선수들이 ‘미국쯤이야’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경기에 임하면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이탈리아는 전체적으로 선수 연령이 높다. 중앙 수비를 보고 있는 네스타, 칸나바로, 마테라치 등이 모두 30대를 넘겼다. 또한 토티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아 그가 집중 마크를 당하면 공격 루트가 막힐 수도 있다. 올 시즌 초 큰 부상을 당해 이번 월드컵 출전이 어려워 보였으나 극적으로 회복된 토티의 출전 여부도 관심사다.

이탈리아는 미드필드 싸움에서 밀리는 듯하다가도 순간적인 역습을 통해 골을 터뜨린다. 가끔 측면을 돌파하기도 하지만 주로 중앙에서 2대 1 패스나 개인 돌파로 득점 찬스를 만들어낸다. 토티가 공격진에 넘겨주는 패스가 이탈리아의 주 득점 코스이고, 가투소와 카모네라시는 토티의 왼쪽과 오른쪽에 포진해 상대 수비 뒷공간을 공략한다.

수비는 수비형 미드필더 암브로시니가 큰 몫을 차지한다. 암브로시니가 포백 바로 앞에서 미드필드를 뚫고 들어오는 상대팀의 공격을 저지하고, 그 뒤를 포백이 촘촘하게 늘어서서 받쳐주는 시스템이다.

미국의 브루스 아레나 감독은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미국을 8강으로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아 이번 대회까지 미국을 이끌고 있다. 특출한 선수가 없음에도 미국이 FIFA 랭킹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조직력 위주의 축구를 하면서 빠른 스피드로 득점을 올리기 때문이다.

도노반과 비즐리, 존슨 등의 순간 스피드는 세계 정상급이다. 4-4-2 포메이션을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상대 팀에 따라 4-3-1-2, 4-3-3 같은 변형된 포메이션을 사용하기도 한다. 오늘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는 이탈리아의 역습에 대비해 4-3-1-2를 들고 나올 가능성이 높다.

도노반과 비즐리, 존슨은 20대 초반이지만 맥브라이드, 레이나, 보카, 네그라, 포페 등 경험 많은 선수들이 든든하게 뒤를 받치고 있어 미국은 신구 조화가 가장 잘 이뤄진 팀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지역예선에서 각각 7골씩을 터뜨려 14골을 합작한 도노반과 존슨의 득점력은 북중미 최고 수준이다.

맥브라이드가 공격의 시발점이고, 도노반과 존슨이 마무리를 짓는 게 미국의 전형적인 득점 루트다. 포백 가운데 양쪽 측면 수비수들이 오버래핑을 극단적으로 자제하면서 4명의 수비수가 지역방어를 하고, 레이나와 올센이 미드필드에서 공격과 수비를 조율하는 조직력은 매우 뛰어나다. 다만 이탈리아라는 거함 앞에서 얼마나 주눅 들지 않고 제 실력을 발휘하느냐가 관건이다.

세계 정상급 중앙수비수

알렉산드로 네스타(이탈리아) 중앙수비수로는 매우 적당한 187cm의 키에 넓은 시야, 위치선정 능력, 리더십을 고루 갖춘 세계 정상급의 중앙수비수다. 능란한 커버 플레이와 패스 커팅이 특기이고, 특히 팀이 위기에 처했을 때 자신의 진가를 발휘한다. 유럽 지역예선에서도 위기 상황에서 팀을 구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었다. 무엇보다도 두뇌 회전이 빠르다는 게 강점이다.

드리블 일품, 미 공격의 쌍두마차

다마커스 비즐리(미국) 비즐리는 랜던 도노반과 함께 미국 공격을 이끄는 쌍두마차다. 비즐리는 에이트호벤에서 히딩크 감독의 총애를 받고 있기도 하다. 장점은 드리블과 스피드. 짧은 드리블, 긴 드리블이 모두 능란하다. 북중미 예선 13경기에서 4골을 기록했다. 독일월드컵이 열리는 개해에 태어난(1982년생) 축구선수 중 최고 기록. 개띠 스타로는 한국의 김동진과 가나의 미셸 에시앙 등이 있다.



주간동아 535호 (p8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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