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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팽의 화신 부닌, 모차르트 들려준다

  • 류태형 월간 ‘객석’ 편집장 Mozart@gaeksuk.com

쇼팽의 화신 부닌, 모차르트 들려준다

쇼팽의 화신 부닌, 모차르트 들려준다
감성적인 연주로 애호가들의 뇌리에 남아 있는 쇼팽의 화신, 스타니슬라프 부닌이 3년 만에 내한 공연을 한다. 5월16일 대전문화예술의전당, 17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각각 펼쳐질 이번 공연은 부닌의 모차르트 연주를 들을 수 있어 화제다.

부닌은 쇼팽 스페셜리스트로 알려져 있다. 1985년 쇼팽 국제콩쿠르의 최연소 우승자(19세)로 세계무대에 데뷔했기 때문. 네 차례의 내한 공연에서도 쇼팽, 슈베르트, 슈만 등 19세기의 낭만파 작곡가 작품 위주로 국내 팬들을 만났다. 그러나 이번 내한 공연에서는 바이에른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함께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3번을 선사할 예정이다. 부닌은 1990년대 이후 모차르트를 꾸준히 연주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1992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이 솔리스티 베네티와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7번 K.595를 협연해 갈채를 받았으며, 이를 계기로 도시바 EMI에서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12번(K.414)과 13번(K.415)을 발매했다. 부닌의 연주는 종종 지나친 템포 루바토(박자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하는 연주법)를 구사해 ‘자의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이에 대해 부닌은 “음악의 해석과 표현에서 자유를 추구하려는 의지의 발로”라면서 틀에 갇힌 연주를 거부할 뿐이라고 말한다. 부닌의 모차르트 연주 역시 모차르트 특유의 심플하면서도 깨끗한 선율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사실 부닌은 피아니스트의 혈통을 타고났다. 그의 할아버지는 스비야토슬라프 리히테르와 에밀 길렐스를 길러낸 겐리히 네이가우스. 아버지는 쇼팽 전문 연주가이자 교육자였던 스타니슬라프 네이가우스이고, 어머니 루드밀라 부니나도 피아니스트였다. 모스크바 음악원에 서는 엘레나 리히테르를 사사했으니 가히 세계 피아니즘의 우성 DNA가 집결했다고 할 만하다.

쇼팽의 화신 부닌, 모차르트 들려준다
1995년 쇼팽 콩쿠르 3위 입상자인 여성 피아니스트 가브리엘라 몬테로가 ‘Bach & Beyond’(EMI) 앨범을 냈다. 그런데 그냥 바흐 해석이 아닌 바흐 주제에 의한 즉흥곡들을 모은 음반이라 이채롭다. ‘예수, 인류의 소망과 기쁨’에서는 주제가 만화경처럼 변모해가며, ‘이탈리아 협주곡’에서는 스윙감이 살며시 떠오른다. ‘아리아’의 연주에서는 화성의 중첩이 드뷔시를 연상시키고 ‘인벤션’에서는 부기우기 스타일의 재기 발랄함을 선보인다. 처음 바흐를 접하는 사람들에겐 권하고 싶지 않지만 바흐 음악에 푹 빠져 있는 사람들에게는 별미로 다가갈 만한 음반이다.



주간동아 535호 (p77~77)

류태형 월간 ‘객석’ 편집장 Mozart@gaeks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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