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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장맞을! 호주관광청은 못 말려”

해외 관광객 유치 위해 ‘별의 별’ 아이디어 총동원 … 명소 소개 욕설 광고로 ‘파문 속 화제’

  • 시드니=윤필립 통신원 phillipsyd@hanmail.net

“젠장맞을! 호주관광청은 못 말려”

“젠장맞을! 호주관광청은 못 말려”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전경과 문제가 된 호주관광청의 ‘욕설광고’.

“관광객이 원한다면 하늘도 걷게 해주겠다!”

호주관광청은 이렇게 호언장담한다. 허풍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호주관광청은 ‘하늘 걷기(Sky Walk)’라는 관광상품을 내놓아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서울타워와 모양이 아주 흡사한 시드니타워 전망대의 유리창 밖으로 플랫폼을 설치해 관광객들이 하버 브리지보다 2배 높은 지상 268m 위에서 시드니 시내 전경을 구경할 수 있도록 만든 것.

호주관광청의 기발한 아이디어는 이것만이 아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호주의 전함 ‘브리스베인호’를 바다 한가운데서 폭파시켜 바닷속에 가라앉힌 다음 해저 수중탐사선을 띄워 관람하게 만들었다. 또한 호주 개척 시대의 악명 높은 죄수 잔혹사가 깃든 감옥들을 몽땅 호텔이나 식당으로 만드는가 하면, 시드니 하버 브리지를 몰래 타고 올라가는 장난꾸러기들의 모습에서 착안해 150만명 이상의 전 세계 관광객들이 찾은 ‘하버 브리지 등반’이라는 관광상품을 개발하기도 했다.

하향곡선 관광산업 활성화 위해 안간힘

이렇듯 호주관광청의 관광상품 개발은 극성스럽게 느껴질 정도다. 호주관광청의 극성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급기야 ‘관광홍보용 욕설광고’까지 만들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호주관광청이 제작한 해외홍보용 광고에 아름다운 호주 소녀가 욕을 하는 장면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는 것. 몇 년 전부터 호주 관광산업은 하향곡선을 그려왔는데, 호주관광청은 관광산업 진흥을 위해 적극적인 홍보 작전에 돌입하면서 이런 광고를 만들었다. 이 광고는 1억8000만 달러(약 1800억원) 규모로 한국, 미국, 영국, 독일, 일본, 중국 등의 해외관광객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



광고에는 호주 관광명소들을 소개하는 비키니 차림의 소녀가 등장한다. 소녀는 “젠장맞을! 이렇게 좋은 곳을 놔두고 넌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So Where the bloody hell are you?)”라고 말한다. 이 거친 표현 때문에 급기야 영국은 이 광고의 TV 방영을 금지했다. 뉴질랜드와 미국에서는 별 탈 없이 방영되고 있는데 조만간 한국, 독일, 일본, 중국 등에도 선보일 예정이다.

하지만 호주 사람들 대부분은 이 소녀의 ‘욕설’을 일상적인 언어 표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존 하워드 연방총리를 포함해 호주 국민의 80% 이상은 이런 욕설광고에 대해 ‘상관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욕을 ‘호주 스타일’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시드니모닝헤럴드’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영국의 TV 방영 금지조치에 동의한다는 답변은 27%에 그친 반면, ‘영국인이 한여름 땡볕에 정신이 이상해진 것 아닌가’라는 답변이 64%나 됐다.

“젠장맞을! 호주관광청은 못 말려”

호주관광청은 ‘하늘 걷기(Sky Walk)’라는 관광상품으로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호주인들은 영국인의 부족한 유머감각 탓에 광고 방송이 금지된 것이라며, 이번 금지조치가 오히려 사람들의 관심을 증폭시켜 돈으로 살 수 없는 엄청난 광고 효과를 가져다줄 것이라며 반기고 있다. 브랜 베일리 연방 관광장관은 “영국에서 이 광고 캠페인을 시작하기 전에 이미 3만 명이 인터넷으로 이 광고를 다운로드 했다”고 밝혔다. 그는 금지조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영국으로 날아가기 앞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영국의 규제기관이 이 광고를 친근하지 않게 본 것은 웃기는 일이다. 필시 호주에 와서 머리를 좀 식혀야 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결국 영국은 베일리 장관에 설득당해 방영 허가 결정을 내렸다.

영국, 광고 방송 금지했다 호주 측 설득에 결국 허용

호주로 돌아온 베일리 장관은 기자들에게 “A bloody good result(염병하게 좋은 결과)”라고 말했다(‘bloody hell’을 한국어로 번역하면 ‘젠장맞을, 빌어먹을, 염병할’ 등의 뜻이다).

결국 욕설광고 논란은 호주관광청의 판정승! 끝으로 이 논란을 초조하게 지켜보았던 호주관광청의 알렉스 맥그리거 씨에게 전화를 걸어 소감을 물었다.

“젠장맞을! 호주 사람들이 말끝마다 ‘bloody’를 갖다붙이는 걸 잘 알고 있는 영국이 어깃장을 놓다니, 아주 고약한 심보다. 그래도 영국 관광객들에겐 ‘Bloody Welcome!’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욕을 즐기지 않는 호주 관광객들에겐 ‘웰컴 투 오스트레일리아!’”



주간동아 529호 (p60~61)

시드니=윤필립 통신원 phillipsy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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