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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新공동체운동 ‘함께 키우기’

“공동육아가 저출산 해결책”

한양대 정병호 교수 “보육은 ‘시혜’ 아닌 ‘복지’로 거듭나야”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공동육아가 저출산 해결책”

“공동육아가 저출산 해결책”
한양대 정병호 교수(인류학·(사)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공동대표)는 ‘함께 키우기’의 ‘뿌리’이자 ‘대부’다. 그는 공동육아의 이론적 틀을 제시한 학자이면서, 공동육아로 수십 명의 아이를 키워온 ‘부모’다.

함께 키우기의 뿌리는 저소득층 아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1978년 세워진 ‘해송어린이걱정모임’(이하 해송). 당시 대학생이던 정 교수는 해송에서 아이들을 돌보고 가르치면서 ‘대안 육아’로서 함께 키우기의 가능성을 엿보았다.

정 교수는 1984년 서울 종로구 창신동 낙산 중턱에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한 보금자리(해송아기둥지)를 세웠고, 94년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공동육아협동조합 ‘우리’를 조직해 다른 부모들과 함께 아이들을 키웠다. 정 교수는 “대안적 교육 모델인 함께 키우기가 전체 보육의 10% 정도를 차지한다면 보육의 질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면서 “저출산, 고령화와 관련해서도 공동육아가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부모 참여 보육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가.

“교육은 상업화한 지 오래다. 매스컴도 부모들의 이기심, 경쟁심, 조바심을 부추기고 있다. 그러나 공동육아는 부모를 ‘사교육 소비자’가 아닌 ‘생산적인 교육자’로 거듭나게 한다. 더 나은 보육을 위해 토론하고, 시간을 쪼개 이웃의 아이들에게 봉사하면서 부모들도 재사회화된다. 공동육아는 낮은 수준에서는 보육과 관련 있지만, 높은 수준에선 일종의 공동체 운동이기도 하다.”



-현장을 둘러본 결과 부모들의 헌신이 대단했다.

“사실 공동육아를 세우고 꾸려가는 과정은 매우 힘들다. 여러 부모가 여러 아이를 키우다 보면 ‘트러블’도 발생한다. 하지만 토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나가면서 부모 또한 성숙해진다. 공동육아에선 엄마와 아빠의 역할이 똑같다. 예컨대 아빠가 ‘아마(부모 일일교사 혹은 자원봉사자)’ 하는 날에 엄마가 대신 올 수 없다. 양성평등의 보육이 이뤄지는 것이다. 따라서 공동육아는 부부관계의 윤활유가 되기도 한다.”

-공동육아가 보육의 주류가 될 수 있다고 보는가.

“공동육아가 저출산 해결책”
“공동육아는 대안일 따름이다. 소비적 산업사회에서 수공업적 보육은 결코 주류가 될 수 없다. 다만 부모들이 선택할 수 있는 주요한 대안의 하나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려면 전체 보육의 10%가량은 차지해야 한다. 공동육아는 획일적이고 표준화한 형태로 아이들을 키우기를 원치 않는, 또 부모 스스로 조금은 다르게 살아보려는 사람들이 한번쯤 고민해볼 만한 선택지가 될 것이다.”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 공동육아가 이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렇다. 그동안 정부의 보육 정책은 ‘시혜’에 초점을 맞춰왔다. 저소득층을 위한 지원 증대에만 집중돼왔다는 것이다. ‘중산층 아이들은 전적으로 가족이 책임지라’는 건 말이 안 된다. 국가의 지원이 없다 보니 할머니가 키우고, 학원에 보내는 게 대안 아닌 대안이 되었다. 그러나 할머니가 하는 육아는 아이들에게 ‘불안정 애착’을 일으킬 수 있다. 또 한창 놀아야 할 아이들이 학원 뺑뺑이를 돌아서야 되겠는가. 보육에 대한 정부의 시각이 ‘시혜’에서 중산층을 아우르는 ‘복지’로 거듭나야 한다.”

-전인교육의 장점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경쟁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공동육아를 하면 공부를 못한다? 통계상 그렇지 않다. 주입식 교육 대신 탐색, 탐구를 함으로써 함께 키우기로 자란 아이들은 미래 사회에서 중요시되는 ‘사회적 자발성’과 ‘EQ(감성지수)’가 높아진다. 리더십도 학원만 오간 아이들보다 현저히 우수하다.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적어 더욱 섬세한 교육이 가능하기도 하다.”



주간동아 529호 (p28~28)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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