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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조건 솔깃하긴 한데…

기업형 대부업체 케이블 TV에도 광고 … 급전 필요할 땐 ‘한국이지론’ 먼저 두드려야

  • 반준환/ 머니투데이 금융부 기자 abcd@moneytoday.co.kr

대출 조건 솔깃하긴 한데…

대출 조건 솔깃하긴 한데…

소규모 대부업체는 생활정보지를 이용해 광고하기도 한다.

“대출이 필요하세요? 보증도 담보도 필요 없어요. 하루 이자 1800원이면 100만원을 빌릴 수 있어요. 러시앤캐시.”

지난해부터 텔레비전에 등장하기 시작한 한 업체의 대출상품 광고 문구다. 급전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귀가 솔깃할 법한데, 도대체 누가 이렇게 좋은 조건으로 돈을 빌려준다는 것일까. 그러나 텔레비전 화면을 유심히 봐도 러시앤캐시라는 브랜드만 볼 수 있을 뿐 업체명이 나오지 않는다.

이 업체는 국내 1위 대부업체인 아프로파이낸셜(APLO FINANCIAL)그룹이며, 러시앤캐시는 이 업체가 운영하고 있는 대출 브랜드 이름이다. 케이블 방송 광고에 등장하는 대부업체는 이 업체 외에도 산와머니, 리드코프, 원캐싱, 위드캐피탈 등 5개 업체에 달한다.

최고 연 66% 이자 요구 합법 업체

대부업체는 고객이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업체로, 사채업자로 통칭되는 불법 사금융과는 다르다. 가장 큰 차이점은 대부업체는 최고 연 66%의 이자를 받고, 사금융은 그 이상 받는다는 것이다.



대부업체는 2002년 10월부터 시행된 대부업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대부업법)에 따라 등록된 업체들이다. 이 법은 뒷골목 사채업자들이 양지에서 떳떳하게 영업을 할 수 있게 하는 대신, 소비자 보호라는 의무를 이행하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지난해 말 기준 등록 대부업체는 1만4000여 곳, 무허가 대부업체는 4만~5만여 곳으로 추산된다.

대부업법 시행 3년여가 지나자 합법 대부업체 가운데서도 자금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기업형으로 발전한 곳이 많아졌다. 이들은 다양한 광고 활동을 통해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광고 수준으로 대부업체의 업계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우선 최소 100억원 이상의 대출잔액을 기록하고 있는 대형사들은 케이블 TV 광고를 마케팅 수단으로 삼고 있다. 현재 케이블 TV에 등장하는 곳은 5곳으로, 이들은 브랜드 관리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국내 업체로는 코스닥 상장기업인 리드코프와 위드캐피탈이 있다. 지난해 말 양사의 대출잔액은 각각 200억, 100억원이다. 일본계도 산와머니, 원캐싱 두 곳이 있으며 대출잔액은 각각 2000억, 300억원이다. 아프로파이낸셜은 재일교포들이 주주로 4500억원의 잔액을 기록하고 있다.

케이블 TV 광고는 유명 연예인이 대거 등장한다는 공통점이 있는데, 이는 단기간에 브랜드 이미지를 올리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아프로파이낸셜의 광고에는 탤런트 한채영이 등장하고, 원캐싱은 대덕대 초빙교수로 활동한 이영범과 권성현이 모델로 나온다. 위드캐피탈은 ‘대장금’ ‘굳세어라 금순아’에 나왔던 최자혜를 내세우고 있다. 산와머니는 귀여운 캐릭터가 등장하는 3D 애니매이션으로 눈길을 끈다.

대출 조건 솔깃하긴 한데…

한 대부업체의 케이블 TV 광고 장면.

또 다른 공통점은 무보증·무담보에 전화 한 통으로 대출 가능 여부까지 확인할 수 있다는 편리함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즉 은행의 높은 문턱 앞에서 좌절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내세운다. 최근에는 TV 홈쇼핑에서도 이들의 대출 상품을 판매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가급적 규모 큰 곳 찾아야 피해 없어

대형 대부업체들은 지하철도 주요 마케팅 장소로 활용하고 있는데, 역 구내 벽면뿐 아니라 무료신문, 차량 내부에서까지 이들 업체의 광고를 볼 수 있다. 유동인구가 많아 광고 노출 효과가 크다는 점을 이들 업체가 잘 알기 때문이다.

소형 대부업체도 케이블 TV나 지하철 광고의 효과를 부러워하고 있지만 아직은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광고 비용도 만만치 않거니와 밀려드는 대출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간지에 광고를 게재할 수 있는 업체는 자영업자나 최소한 중간 규모의 업체, 중소기업에 대출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자금력이 있는 업체로 보면 된다. 대출잔액은 10억~50억원가량이다.

가장 규모가 작은 대부업체 광고 마케팅에는 전단지, 플래카드, 생활정보지 등이 동원된다. 비용이 적어 대출잔액 1억~10억원대의 소형사들에게 인기다. 주로 저소득층이 애용하는 생활정보지는 급전 수요층에 노출 빈도가 높다는 점에서 대부업체들이 선호하는 광고 수단이지만, 막상 이들 대부업체를 찾아가면 대출 가능액이 적은 경우가 많다. 특히 일부 불법 사채업자나 카드깡 업자도 이런 매체를 애용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대부업체는 이자율이 높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선택해야 한다. 특히 최근에는 금융기관들이 고객 신용도를 공유하고 있어 대부업체에서 대출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향후 금융거래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대부업체를 찾을 때는 가급적 규모가 크고 인지도가 높은 곳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텔레비전 광고를 하는 곳은 상위 대부업체들로 불법 피해사례가 거의 없는 곳이라고 봐도 된다. 등록 대부업체들의 모임인 사단법인 한국대부소비자금융협회(kfu.or.kr)를 방문해 상담받는 것도 좋다.

급전이 필요한 경우 대부업체보다 먼저 문을 두드려야 할 곳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정부가 후원하는 대출 사이트 한국이지론(www.egloan.co.kr)이 바로 그곳이다. 한국이지론은 불법 사채업자들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금융감독원이 주도해 설립한 통합 대출사이트로 시중은행, 저축은행, 신협, 새마을금고, 대부업체 등 모든 대출기관 상품을 포함하고 있다. 신상정보를 입력하면 개인 신용도에 따라 적합한 대출상품이 제시되니 이곳저곳을 찾아다닐 필요가 없어 편하다.

대부업체와 거래 시 유의사항

연락처는 물론 이자율·계약서 반드시 챙겨야


대출 조건 솔깃하긴 한데…

한 대부업체의 대출 창구.

1. 등록 대부업체 여부 확인: 대출을 받으려는 업체가 해당 시·도에 등록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일은 필수. 확인은 업체 주소지 관할 시·도 대부업 담당부서에서 할 수 있다.

2. 연락처 확인: 단순히 휴대전화 번호만 있는 경우에는 해당 시·도에 등록된 전화번호를 확인한 뒤 그 번호로 거래하는 것이 안전하다.

3. 중개수수료 또는 ‘작업비’는 불법: 중개수수료는 현행법상 금지되어 있으며, ‘대출을 위한 작업비’ 명목으로 선입금을 요구하는 경우는 사기일 가능성이 크다.

4. 이자율 확인: 대부업법의 이자율 한도 66%에는 대출 신청인이 내는 수수료, 사례금, 할인금 등이 모두 포함돼 있다. 따라서 대출금에 대한 이자와 기타 비용을 합해 66%를 넘지 않아야 한다. 그 이상은 불법이다.

5. 계약내용 확인 및 계약서 챙기기: 대출계약 시 계약서는 반드시 교부하도록 돼 있다. 계약서 내용이 자신이 대출받기로 한 조건과 일치하는지 확인하고, 계약서를 한 부 받아서 보관해야 한다. 계약서는 만약의 경우 생길지도 모를 분쟁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채권추심 관련 유의사항

1. 연체로 독촉 전화가 오면 피하지 말고 현재 처한 상황을 적극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연락이 두절될 경우 채권자는 채무자가 잠적한 것으로 판단해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

2. 채무자 본인이나 보증인 외 가족·직장동료 등에게 대신 채무의 상환을 강요하는 것은 불법이다. 이들에게 채무 사실을 알리는 것도 불법이다. 엽서로 채무변제 요구 등을 보내 대출 사실을 알리는 것도 안 된다. 하지만 채무자가 연락을 끊었다면 주변인들에게 소재를 묻는 것은 가능하다.

3. 연체 독촉 시 담당자가 소속 및 이름을 밝히지 않으면 불법이다.

4. 이런 사실이 있을 경우 녹음 등의 방법으로 증거를 갖추고 수사기관(각 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 또는 금융감독원 사금융피해신고센터에 신고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주간동아 2006.02.28 524호 (p52~53)

반준환/ 머니투데이 금융부 기자 abcd@money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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